은밀하고 우아한 모이나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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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우아한 백 브랜드 모이나(MOYNAT)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라메쉬 나이르가 지난 6월 5일 헤리티지 전시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 전시를 함께 둘러보며 그에게 ‘여자는 왜 좋은 백을 들어야 하느냐?’고 물었다.

모이나(MOYNAT)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라메쉬 나이르

모이나(MOYNAT)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라메쉬 나이르

<W Korea> 이번 전시를 마련한 이유와 전시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라메쉬 나이르 한국 매장 1주년을 기념해 모이나 백 뒤에 숨겨진 하우스의 정신과 공정 과정을 알리고 싶었다. 매장에 들어오면 백이라는 제품만 보게 되지 않나. 제품에 담긴 보이지 않는 면모, 헤리티지와 제작 프로세스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당신이 이 전시의 도슨트를 한다면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2010년에 내가 플리마켓에서 우연히 산 빈티지 모이나 트렁크 이야기를 하고 싶다. ‘모이나 백을 플리마켓에서 사다니!’ 그건 행운이니까. 그 백을 거실에 두고 오랜 시간 앉아 살펴보다가 저렇게 큰 백을 내 무릎에 올려놓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만든 것이 바로 검은색 리무진 트렁크 가방이다. 시제품으로 나왔을 때 그것을 들고 걸어 다니면서 다리에 닿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다시 그것을 반영해 가방을 완성했다.

가방 디자인은 발명하는 과정과 비슷한가 보다.
그렇다. 혁신 같은 거다. 옛날 모이나 트렁크는 차 지붕에 올려놓고 여행을 다니려고 차의 곡선을 반영해 백을 만들기도 했으니까.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싱가포르, 대만, 일본으로 옮겨간다고 들었다. 다른 나라에 가면 당신의 눈에는 온통 가방만 들어올 것 같다.
어딜 가나 가방을 본다. 정확히 말해 가방을 본다기보다는 가방을 든 사람의 행동을 본다. 어떻게 들고 다니는지, 무엇을 들고 다니는지, 그 가방으로 무슨 행동을 하는지 전체적인 인간을 보는 셈이다.

모이나 가방에는 과감한 형태 안에 우아함이 깃들어 있다.
모이나에 관해 이야기할 때 내 머릿속에 담아둔 키워드들을 당신에게 보여주고 싶다. 단순함, 절제, 노블, 고귀함, 헤리티지, 편안함, 실용성, 기묘한 엘레강스, 차이점, 균형, 혁신 등. 나는 언제나 이 수많은 키워드를 조합해 가방을 만든다. 나의 뇌가 돌아가는 데 있어 굉장히 중요한 어휘들이다.

여자에게 가방은 중요하다. 비싼 것만이 좋은 가방은 아니지만, 여자가 좋은 가방을 들어야 하는 이유는 뭘까?
모이나 백은 비싸지 않다. 우리가 모이나 백을 만들기 위해 들이는 시간과 노력을 감안한다면 더 비싸야 한다고 생각한다. 눈에 띄지 않은 은밀한 디테일을 중시하는 우리는 그만큼 신경 써야 할 것이 많다. 그 작업은 매우 정교하며 수작업으로만 표현될 수 있다. 우아한 여자는 그런 드러나지 않는 우아함을 포착할 수 있어야 한다.

매니시한 에디터에게 어울리는 모이나 백을 추천한다면?
툴 박스에서 영감 받은 카보틴 백이다. 이 백은 굉장히 스포티하고, 매니시하다.

1. 모이나의 빈티지 리무진 트렁크.

2. 에디터에게 추천한 툴 박스 모양의 핑크 카보틴 백.

3. 디자이너의 아이폰에 늘 담고 다니는 모이나의 키워드.

4. 빈티지 트렁크를 보고 만든 리무진 트렁크.

에디터
김신
포토그래퍼
LEE CHANG MIN
PHOTOS
COURTESY OF MOYN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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