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퍼 로페즈, 제시카 차스테인, 케이트 모스, 도나텔라 베르사체, 타라지 P. 헨슨. 더블유가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다섯 여자와 특별한 대화를 나눴다. 여성이 어떠해야 한다는 사회의 선입견을 부수며 힘을 키웠고, 또 같은 여성들을 대변하는 목소리를 내왔다는 점에서 그들은 용감하다.

제니퍼 로페즈가 입은 보디슈트는 Fleur Du Mal, 오른손에 착용한 반지는 Piaget, 왼손에 착용한 반지는 Nirav Modi 제품.

제니퍼 로페즈가 입은 보디슈트는 Fleur Du Mal, 오른손에 착용한 반지는 Piaget, 왼손에 착용한 반지는 Nirav Modi 제품.

제니퍼 로페즈의 자랑스러운 흉터
제니퍼 로페즈는 갓 사망한 시체를 담은 가방의 지퍼를 잠그고 있었다. 오후 중반 퀸즈의 NBC 경찰 드라마 <셰이즈 오브 블루> 세트장에서 이 47세의 배우이자 뮤지션, 사업가는 사인이 밝혀지지 않은 인물과의 암울한 장면을 촬영하는 중이었다. 촬영이 끝나자 시체는 가방에서 기어 나와 점심을 먹으러 갔고, 로페즈도 쉬는 시간을 가졌다. 나중에 위층에 있는 검소한 드레스룸에서 그녀를 만났을 때 로페즈는 마치 학부모 총회에서 만나 각자 커피를 따르는 듯이 예의 바르게 자신을 “제니퍼” 라고 소개했다. 물론 그 어떤 소개도 필요 없었다. 제니퍼 로페즈, 바로 그 제이 로니까. 그리고 몇 초 안에 그녀가 어떻게 지금의 그녀가 되었는지 명확해졌다. 여전히 <셰이즈 오브 블루> 속 강한 캐릭터 할리 산토스의 네이비색 스웨터와 바지 의상을 입은 채 로페즈는 사려 깊고, 부끄러움 없이 직설적이고, 능수능란한 욕설을 섞어 유쾌하게 말했다. “진실이 아닌 것에 대해선 참아줄 수가 없어요. 허튼소리는 싫어요.”
폭스사의 TV 시리즈 <인 리빙 컬러>로 커리어를 시작한 로페즈는 뒤이어 1997년 <셀레나>에서 주인공을 맡으며 경력에 전환점을 맞는다. 이 브롱크스 출신 여성은 TV에서 범죄를 해결하거나, 새로운 음악을 만든다거나 (전 남편 마크 앤서니가 제작한 스페인어 앨범이 올해 출시된다), 올가을까지 이미 매진된 라스베이거스의 공연장에 설 때까지 단 한 번도 허상인적이 없었다.
그녀는 무대 뒤의 숨은 실세이기도 하다. 로페즈는 올해 방영되는 NBC의 댄스 경연 시리즈 <월드 오브 댄스>의 총제작자이다. HBO에서도 같은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중이며 콜롬비아의 마약왕 그리셀다 블랑코에 대한 드라마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그리고 친구 주세페 자노티와는 신발 라인을 론칭했다. 계속하여 모험을 감행하는 것이 중요하냐고 묻자, 로페즈는 나를 마치 머리 여럿 달린 외계인처럼 바라보았다. “자신의 안전 지대에서 벗어나 사는 것만이 궁극적으로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해요. 물론 그 중간에 나타나는 위험 요소들은 불편하죠.” 그녀가 의자를 창가로 돌리며 수긍했다. “하지만 그것에 무척 흥분되는 면이 있어요. 아마 제가 그렇게 구조가 짜여진 사람 같아요. 대부분은 그걸 좋아하지 않죠. 그런데 저는 ‘좋아! 다 해보자, 더 갖자, 더 보자…’ 그리고 막상 발을 담그고는 말하죠 ‘와우, 이건 좀 많은데.’” 로페즈는 20년 넘는 동안 업계가 그녀 앞에 던진 모든 것을 경험해보았다고 할 수 있다. 일에 있어서의 기복, 대중 앞에 공개된 로맨스와 이별, 끊임없이 이어지는 끔찍한 소문들말이다. 그리고 그녀는 그 모두를 헤쳐나왔다.
페이스북에 그녀가 죽었다는 소문이 돌았다는 얘기를 했을 때 로페즈는 무척 즐거워했다. “내가 죽었대요?” 그녀가 물었다. “오늘 트위터에서 전 결혼도 하는걸요!” 라틴 그래미 무대 위에서 앤서니와의 키스는 아이들 아빠와의 재결합에 관한 소문에 불을 붙이기도 했는데, 몇 주 뒤의 소문은 그녀와 드레이크가 사귄다는 것이 되어 있었다. 종종 젊은 배우나 팝스타들과 일할 때 그녀는 그들이 최근의 가십에 완전히 사로잡혀 있는 것을 보며 웃어야만 했다. 하지만 그녀에게도 그런 것들로 미칠 것 같던 시절이 있었다. “‘세상에 나에 대해 이런 말을 썼어! 어떻게 해야 하지? 사실이 아니라고!’ 이랬던 게 기억이 나요. 그러곤 깨달았죠. 아무도 상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요. 브롱크스에선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아요. 한 인간으로서 행복하고, 좋은 엄마가 되고, 좋은 일을 하는 것, 그것만이 저를 충족시키죠.” 부모 노릇은 확실히 신경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었다. 아홉 살짜리 쌍둥이 엠마와 맥스 얘기를 하는 것만큼 로페즈를 환하게 밝히는 것은 없다. 하루 동안 벽에 붙은 파리처럼 누군가를 몰래 따라다닐 수 있다면 그녀는 기꺼이 아이들 뒤를 쫓겠다고 했다. “너무 재밌고, 몰랐던 경험이 될 것 같아요.아이들도 자신들만의 인생이 있잖아요. 아이들과 함께 돌아다니며 무엇을 발견하는지, 누구와 얘길 하는지, 무얼 좋아하는지 관찰하고 싶어요. 무엇이 아이들을 미소 짓게 하는지, 웃게 만드는지도요.” 현실에서 로페즈에겐 혼자만의 시간에서조차 대중에게 발각되지 않고 돌아다닐 기회가 좀처럼 없다. “언제 어디서든 서둘러야만 해요. 소란이 생기기 전에 말이에요.” “그녀는 이 현상을 ‘동물원의 판다 되기’라고 부르죠.” 로페즈가 공공장소에 있을 때 거의 언제나 나타나는 한 무리의 사진작가들과 구경꾼을 설명하며 로페즈의 프로듀싱 파트너인 일레인 골드스미스 토마스가 이렇게 말했다. 같은 이유로, 로페즈만큼 팬 무리를 잘 다루는 사람을 본 적 없다고도 한다.
“제 꿈은 밀라노의 거리를 여유 있게 걸으며 쇼핑하고 돌아다니는 거예요.” 로페즈가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바깥에 앉기도 하고, 숨어야 한다는 기분 없이 말이에요.” 그녀가 불평하는 것은 아니다. 궁극적으로 자신이 어디에 가 닿을지 다 예측하지 못하지만 현재 가진 모든 것에 감사한다. 허무까지도 포함해서. “내가 무엇을 잘하고 어떻게 해내는지 알게 되면서 편안해졌어요.” 로페즈가 말했다. 그녀는 셰이즈의 동료 배우가 세트장에서 셔츠를 입지 않고는 불편해한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20대 남자들은 자신감 있고 잘난 체하죠. 여자들은 위축된 채 조심스럽게 움직이고요. 그러다가 상황이 뒤집혀요. 남자들은 갈수록 불안해하고, 여자들은 점점 자기 자신으로서 편안해지죠, 그들을 더 아름답게 만드는 방식으로요. 나는 20대에 내 몸이나 내 생김새를 한 번도 좋아하지 않았어요. 요즘 전 이렇죠, 날 좀 봐! 그리고 당신을 봐! 오만하거나 자만하지는 않은 느낌으로요. 그 나이 때는 못해본 방식으로 제 자신을 좋아해요. 이건 완벽함과는 상관이 없죠. 전 제가 가진 흉터들이 좋아요.” 그녀는 팔을 뻗어 바지의 다리 부분을 걷어 올려 무릎을 드러내보였다. “제 무릎은 언제나 멍이 들어 있었어요. 공연에서 그런 거죠. 난 이 흉터 자국을 갖고 살아야만 한다고 생각해요. ‘이건 내 공연에서 얻은 것들이야, 내가 무대를 가로지르며 미끄러지면 사람들이 ‘아아아!’ 하던 시절.” 로페즈가 말했다. “바로 내가 끝내줬을 때 말이에요.”

글 | Jason Gay
헤어 | Shay Ashual At Art Partner

메이크업 | Aaron De Mey At Art Pertner

제시카 차스테인이 입은 드레스는 Alexander McQueen 제품.

제시카 차스테인이 입은 드레스는 Alexander McQueen 제품.

여성을 돕는 여성, 제시카 차스테인
총기 로비(<미스 슬로운>), 남부 인종차별주의(<헬프>), 알카에다에 맞서는 역할(<제로 다크 서티>)을 연기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남편(<테이크 쉘터>)에서부터 학대하는 남편(<트리 오브 라이프>)까지 온갖 남편을 겪어본 후라 제시카 차스테인이 인류로부터의 휴가를 원하는 건 절대 무리가 아니었다. 강한 영화를 거친 그녀는 소속사에 이제 동물이 나오는 영화를 알아보라고 말했고, 다이앤 애커먼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더 주키퍼스 와이프>가 그렇게 완성되어 미국에서 3월 개봉했다. 이야기는 폴란드 워쇼 지역에서 남편 잰과 동물원을 운영하며 나치 점령 기간에 300명의 유대인을 숨겨준 안토니나 자빈스키의 출간되지 않은 일기에 기반한다. 영화는 주인공인 차스테인이 야생동물들과 점점 커져가는 사람들 무리를 돌보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게토에 갇힌 유대인들은 마치 동물원의 동물들처럼, 문의 철장 틈으로 밖에 있는 사람들에 의해 사진 촬영을 당한다. 그녀는 이 영화에 대해 “우리 속의 인생”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인류로부터 휴가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차스테인은 그 휴가로부터 돌아올 준비를 마친 것 같다.
차스테인은 언제나 동물을 좋아했다. “그들의 눈을 들여다보면 가슴에 뭐가 있는지 보여요.” 그녀의 캐릭터가 막 독일군에게 강간당한 어린 소녀에게 했던 말을 상기시키며 차스테인은 말했다. 안토니나는 조국 러시아에서 아버지가 본보기 살인을 당한 후 도망자 생활을 하며 어린 시절을 보낸 인물이다. “동물들이 그녀의 치유를 도왔죠. 안토니나가 사람보다 동물들과 더 잘 연결되었을 거라 생각해요. 그리고 전 사람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동물들이 가르쳐준다고 믿어요. 나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기 전까진 그들의 공간에 다가가지 않죠.”
벨기에 배우이자 작가, 감독인 요한 헬덴베르흐가 잰을 연기해야 한다고 제안한 건 차스테인이었다. 외국 영화광인 그녀는 <브로큰 서클>에서 헬덴베르흐의 연기를 보고 큰 감명을 받는다. 그가 공동 각본을 쓴 벨기에 영화로 2014년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른 작품이다. <주키퍼>의 감독 니키 카로는 헬덴베르흐가 역할에 완벽하다고 동의했다. 그러나 스튜디오 간부들은 그가 영어로 연기한 적 없다는 이유로 망설였다. “그래서 유튜브에 접속했어요.” 차스테인이 말했다. “저는 집요한 사람이거든요.” 그녀는 그의 이름을 입력하고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술집에서 그가 영어로 건배 제의를 하는 비디오와 마주칠 때까지 찾고 또 찾았다. “그리고 전 이랬죠, ‘영어 하잖아요, 여기요.’” 헬덴베르흐는 지금 최고로 빛나고 있는 차스테인을 상대로 정력적이고 복합적인 인물을 잘 구현했다. 커플인 그들 사이의 긴장감이 이 영화를 단단하게 잡아준다. 일반적인 할리우드 스타일을 벗어났지만 충분히 영웅적이며, 연민에 바탕을 둔 용기를 보여준다고 차스테인이 말했다.
안토니나는 차스테인이 연기한 일련의 강한 여성 중 가장 현대적이다. 어떤 경우엔 영화 속 캐릭터의 아름다움이 곧 성격이기도 하지만 사실 차스테인은 전혀 그렇지 않은 인물이다. 레드카펫 위에서, 영화 속에서, 어디든 상황이 요구하는 곳에서 그녀는 엄청난 미녀이지만 자신만의 시간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이렇게 입고 돌아다니지 않아요.” 우리의 대화 뒤로 이어질 기자회견을 위해 화려한 메이크업을 하고, 검정 블라우스와 바지에 힐을 신은 채로 그녀가 말했다. “우리 사회에서 여성은 성적인 매력에 따라 가치를 인정받지요. 섹스 심벌이 아름다운 것이라는 그 개념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메이크업과 헤어, 부풀린 입술은 전혀 진짜가 아니잖아요.” 차스테인은 사진작가들이 원하는 대로 포즈를 취해주지만 타블로이드 매체에서 그녀의 다이어트 팁이나 상세한 개인사를 볼 수는 없다. 그녀는 헬스장에 가고, 지하철을 이용한다. “연기를 좋아하는 이유는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에요. 내가 왜 사람들과 멀어지는 상황에 나를 놓으려 하겠어요?”
<주키퍼스 와이프>의 전작인 <미스 슬로운>에서 차스테인은 미 상원에 총기 규제 법안을 통과시키려는 로비스트를 연기했다. 미즈가 아닌 ‘미스’라는 호칭에 대해 차스테인은 성 차별적이라고 지적한다. “여성을 무시하는 거죠. 남성에게는 기혼인지 미혼인지에 따라 호칭이 결정되지 않잖아요.” 그녀와 함께 일하는 남자들은 그녀의 완고함과 가차 없이 드러내는 불쾌함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차스테인은 이어갔다. “남자 배우는 영화 속에서 쉽게 매춘부에게 가는 역할을 연기해요. 종종 소수의 이익에 맞서 모든 사람의 이익을 위해 싸우고 있고요. 알겠다고요, 그런 남자 주인공을 우린 수 없이 봐왔죠. 이탈자들, 외톨이들 말이에요. 근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여자들은 그러면 안 된다고 하네요. 우리는 야심이 있으면 안 되고, 우리는 많이 ‘준비’를 하면 안 된다고요.” 지난해 미 대선 토론에서 힐러리 클린턴을 겨냥해 쏟아진 비난을 인용하면서 그녀가 말했다.
<미스 슬로운>은 차스테인이 연기한 또 하나의 터프한 선구자를 생각나게 한다. <제로 다크 서티>에서 오사마 빈라덴을 추적하는 CIA 요원 마야 말이다. 어떤 평론가들은 마야에게 남자친구가 없었다는 이유로 그녀를 부족하다고 평했다. 모든 첩보 전문가들을 좌절시킨 사건을 혼자 책임을 지고 해결한 여성이 극 중 사랑에 빠지는 것으로 호감을 얻을 필요가 있단 말일까? 올해 칸 국제 영화제 심사위원이기도 한 차스테인은 좋은 영화를 만들고 뜻깊은 일을 하는 데도 열심이다. “미스 슬로운이 여성들의 조언자가 되어준 점이 마음에 들어요. 그게 바로 제가 했던 경험이에요. 여성이 서로를 돌보는 거요.”
그녀가 생명을 불어넣은 여성들은 여전히 마음속에 떠오른다. “가끔 생각해요. 지금 실리아 풋은 무얼 할까. 영화가 끝나고 배역에게 작별을 고할 때 그녀가 처음보다 더 나은 곳에 있길 빌어요. 그 인물이 무언가를 배웠기를, 자신을 치유할 수 있길요. 마치 자녀를 세상 밖으로 내보내는 것 같아요.” 그녀가 손으로 약간 밀어내는 동작을 취하며 말했다: “행운을 빌어!” 그녀는 동창회를 열어 과거에 자신이 연기한 여성들을 모두 소집하고 싶어 한다. 아들을 잃은 엘레노어 릭비, 나치 전범을 처단하는 모사드 요원 레이첼 싱어, 새 인생을 찾아 히치하이킹을 해 떠나는 고아 졸린, 실리아, 마야, 미스 슬로운, 그리고 마지막으로 안토니나까지 모두 참석할 것 이다. 이야기와 연락처를 주고받고, 집에 오는 차 안에선 서로에게 따뜻한 조언을 해주며.

글 | Holy Brubach
헤어 | Shay Ashual At Art Partner
메이크업 | Aaron De Mey At Art Partner

케이트 모스와 패션계라는 정글
케이트 모스는 정각에 도착했다. “모두 어디 있지?” W의 촬영을 위해 오전 9시 정시에 촬영장으로 걸어 들어오며 말했다. 쌀쌀한 화요일이었고, 전날 브리티시 패션 어워드 갈라의 애프터 파티가 새벽 2시까지 이어졌지만 그녀는 이렇듯 일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사람들은 내가 항상 늦을 줄 알죠.” 그녀가 말했다. “하지만 전 언제나 정확히 와요. 촬영이라면 특히 더요.” 모스는 누에고치 같은 인조 모피를 어깨에서 떨쳐내고 카페테리아이기도 한 촬영장 소파에 자리를 잡았다. 그녀는 눈에 잘 띄지 않는 어두운 청바지에 회색 스웨터 차림이었지만 계란 요리를 하던 요리사가 멈추고 쳐다보았다. 그 방을 드나드는 거의 모든 사람이 똑같은 반응을 보였지만 모스는 시선을 의식하지 않았다. 모스는 테이블 위에 놓인 책들을 넘기며 인내심 있게 사진작가가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책은 패션 역사에 대한 것이었으므로 자연히 그녀의 사진을 많이 수록하고 있었다. “아, 이거 기억나네.” 모스는 반복해서 말했다. 대부분 혼잣말이었다.
지난 30년간 패션에 아주 약간의 관심이라도 있었다면, 당신은 모스의 세상에 있었던 것이다. 삐쩍 마른 아이에서 악녀, 매끈한 우아함에서 보헤미안으로 바뀌었다가 다시 처음으로 돌아올 수 있는 그녀의 이미지, 그리고 하이-로의 절충으로 디자이너와 보통 사람들 사이에서 널리 모방되었던 그녀의 스타일은 그녀를 우리 시대 가장 인기 있는 뮤즈로 만들었다.
작고한 영국 사진작가 코린 데이와 함께한 그녀의 첫 번째 메이저 촬영에서부터 모스는 디자이너 존 갈리아노가 묘사한 그대로였다, “거친 원석의 다이아몬드다. 마법과 수수께끼가 바로 우리 눈앞에 있다.” 1990년 <페이스> 매거진에 등장한 데이의 사진은 패션계를 뒤흔들어놓았다. 모스는 나체이거나 단순하고 특징 없는 옷을 입고 있었다. 그 사진들이 트렌드보다 모스를 드러내기 위한 것임을 의미했다. 주근깨가 보이거나 이상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진들 말이다. “전 고작 열여섯 살이었어요.” 모스가 회상하며 말했다. “아주 긴장했죠. 지금도 그래요! 우리는 코린과 한 달 동안 촬영했어요. 그러더니 아트 디렉터 파비엔 바론이 사진을 패션 매거진 편집장에게 보여주었죠. 그녀가 날 사진작가 패트릭 드마슐리에와 붙여주었고 전 크리스마스 이슈 표지를 장식했어요. 그때 패트릭이 캘빈 클라인 촬영을 맡고 있었어요. 그리고 전 캘빈을 만났어요. 모든 것이 바뀐 순간이죠.” 처음에 캘빈은 모스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업계 표준보다 작은 167cm의 키와 약간의 안짱다리는 전형적인 모델의 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사실 모스가 열네 살에 뉴욕 공항에서 모델 에이전트 사라 두카스에게 발탁되었을 때, 모스의 엄마는 누가 그녀의 딸에게 포즈를 취하길 원한다고 하자 깜짝 놀랐다. “엄마는 말했죠, ‘네가 그렇게 포토제닉하다고 생각 안 하는데!’” 모스가 웃으며 말했다. 그로부터 2년 뒤 모스는 마침내 데이를 만났다. 모든 것이 딱 맞아떨어진 것이다. “처음부터 사진가들은 항상 옷을 벗게 하더군요. 내가 내 몸을 하나도 좋아하지 않는데도 말이죠. 알몸으로 있는 것에 편안해져야만 했어요.” 다른 유명 모델들과는 달리 모스는 그녀의 성공을 노래나 연기, TV쇼를 진행하는 데 걸지 않고 모델 일에만 매달렸다. “배우가 된다는 건 좀 불편해요, 모델 일을 할 때 저는 하나의 캐릭터죠. 그렇지만 연기에 그렇게 관심은 없어요.”
그녀를 항상 매료시켰던 것은 사진, 그리고 사진작가였다. “카메라 뒤의 사람을 기쁘게 해주고 싶어요. 난 성실한 일꾼이고 이미지를 창조해내는 작업이 좋거든요.” 예를 들어 모스는 코린 데이가 같이 촬영을 하면서 의도적으로 자신을 화나게 하고서 반응을 강요했다고 기억한다. “내가 너를 더 화나게 할수록 더 좋은 사진을 얻는다구.” 모스의 남자친구가 된 마리오 소렌티는 그녀의 순수한 섹슈얼리티를 부각시켰다. 패트릭 드마슐리에는 그녀를 개구쟁이로 생각했으며, 마리오 테스티노는 제멋대로의 아이로 그려냈다. 이번 W와의 촬영에서 머트 알라스와 마커스 피고트는 그녀를 자신감 있고, 강인하고, 42세의 나이에 자랑스럽게 알몸을 드러내는 여인으로 보았다. 길고 여전히 활발한 커리어 동안 셀 수 없을 만큼 사진을 찍었지만 모스는 언제나 카멜레온으로 남아 있었다. 2014년에 탑샵의 디자인에 참여했을 때도 그녀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신을 홍보하는 것을 삼갔다. 최근 그녀는 자신의 에이전시를 열어 젊은 모델들을 키우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하지만 그들 중 하나라도 모스에게 있는 무언가를 가졌을지는 의문이다. “케이트에겐 숨겨진 무언가가 있어요.” 안나 윈투어가 2012년 <배니티 페어>에서 말했다. “그녀가 무엇이고 누구인지 정확히 말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사진작가나 에디터들이 자신들의 판타지를 그녀에게 입힐 수 있었죠.” 사진작가들 그리고 모스의 오랜 친구이자 W 패션 에디터인 에드워드 에닌풀이 세트장에 모였고, 모스의 친구이자 90년대 톱모델 동료였던 앰버 발레타가 인사를 건네기 위해 들렀다. 둘은 지난밤 브리티시 패션 어워드에서 만났지만 마치 오랜만에 다시 만난 자매처럼 서로를 껴안았다. 이 그룹이 한자리에 모이자 패션계가 얼마나 무리지어 움직이는 곳인지 감지할 수 있었다. “우리는 특별한 부족이에요.” 모스가 말했다. “패션은 잔혹한 경쟁이지만 우리는 그걸사랑하죠.”

일을 처음 시작할 무렵, 미팅하러 갈 때는 어떤 옷을 즐겨 입었나?
가죽으로 된 힙스터 바지와 앙고라 스웨터, 그리고 캐서린 햄넷 부츠를 신었다. 점퍼는 오랑우탄같이 갈색이었다.

아직도 가지고 있는 옷이 있나?
없다. 난 물건을 잘 잃어버리는데 옷도 마찬가지다. 너무 나쁜 습관이다.

현재 가장 즐겨 찾는 의상 아이템이 무엇인가?
크리스찬 루부탱이 날 위해 특별히 만든 구두다. 난 항상 그의 구두를 신었는데 힐이 약간 더 굵어지는 변화가 생겼다. 난 가늘고 제대로 된 스틸레토를 원했다. 그가 모든 컬러와 스킨으로 힐을 그렇게 만들고는 스타일에 So Kate라고 이름 붙였다. 보석 같은 구두다.

어렸을 때 누구를 좋아했나?
조니 뎁? 아니, 진짜 어렸을 땐 롭 로우를 좋아했다. 벽에 그의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첫 키스는 어디서 했나?
학교 디스코 파티에서 리암이라는 아이와. 우리는 웸의 ‘케어리스 위스퍼’에 맞춰 느리게 춤추고 있었다.

슈퍼모델 친구들이 조언을 하기도 하는가?
그렇다. 그들은 주로, “케이트, 쇼 리허설 빠지고 우리랑 저녁 먹자!”고 말한다. 날 난처하게 하는 말썽쟁이들이다.

가장 즐거웠던 생일은 언제였나?
작년에 데이비드 보위 파티를 열었다. 난 지기 스타더스트로 분장했는데, 커다란 은빛 번개 표시가 등에서 내려오는 캣슈트를 입었다. 나머지 부분은 검정 시퀸이었고. 아주 멋졌다.

가장 좋아하는 보위 노래는 무엇인가?
‘히어로스’다. 우리는 모두 히어로가 될 수 있다, 단 하루 동안이라도.

글 | Lynn Hirschberg
헤어 | Cyndia Harvey At Streeters
메이크업 | Isamaya Ffrench For Tom Ford At Street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