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 밖의 여름 – 나 혼자 본다

W

노트북으로 뭔가를 몰아 보는 재미야말로 휴가 때 누릴 수 있는 특권. 드라마와 웹툰 좀 보는 여자, 칼럼니스트 유선주가 추천한다. 호러부터 코미디까지 침대 위에서 즐겨도 좋은 작품들.

트윈픽스1.외국 드라마
26년 만의 귀환 <트윈 픽스 3>
시각이나 촉각 등의 감각이 두드러지거나 반대로 어떤 감각이 제거된 듯한 기이한 느낌에 사로잡힐 때, 꿈 혹은 데이비드 린치의 이름을 떠올린다. 때로 꿈처럼 황당하고 아귀가 맞지 않아도 그 때문에 더 매혹되는 TV 시리즈 <트윈 픽스>의 세 번째 시즌이 26년 만에 돌아왔다. 드라마에 자주 등장한 커피와 체리맛 파이를 준비한 채 이 작품과 재회하면 어떨지.

스페인산 짜릿함 <그랜드 호텔>
실종된 여동생을 찾기 위해 그랜드 호텔에 위장 취업한 훌리오가 호텔 주인의 딸 알리샤와 함께 호텔의 비밀을 파헤친다. 1900년대 스페인의 고풍스러운 호텔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의상, 계급 차가 있는 로맨스, 호텔의 소유권 다툼, 불륜, 연쇄살인마의 비밀까지 구미 당기는 소재로 가득하다. 3시즌 총 66편 동안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짜릿한 스페인 드라마.

로맨틱 좀비 시트콤 <산타 클라리타 다이어트>
어느 날 인육의 맛을 깨달아버린 여성. 심장이 멈춘 채로 살아 있는 ‘언데드’ 상태의 그녀와 남편은 안전한(?) 먹거리 조달을 위해 고민하고, 오래된 파트너와의 따분한 일상이 신선한 인육과 함께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드류 베리모어 주연의 경쾌한 좀비물.

내일부터 우리는22.웹 드라마
영세한 리얼리티 <내일부터 우리는>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란 속담이 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많은 일 처리가 그런 식인데, 실무자들은 또 엄청 진지하게 담을 타 넘어가다 보니 어이없어 웃음이 터질 때가 있다. 그 현실을 귀신같이 포착하는 시트콤이다. 궁극적으로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꿈꾸지만 사무실은 복덕방을 빌려 쓰고, 고작 네 명인 직원들이 모두 임원급 직함을 가진 진 엔터 식구들 이야기.

김슬기와 윤두준의 케미 <퐁당퐁당 LOVE>
긴 가뭄이 이어지던 조선 시대. 단비를 내려 달라 하늘에 기원하니 어느 날 이름이 단비인 고3 소녀가 미래에서 소환됐다. 동음이의어가 불러오는 웃음과 오해, 각종 콘텐츠 패러디의 재미가 쏠쏠하다. 사극 마니아 엄마의 어깨너머로 본 드라마를 흉내 내며 조선 시대에 천연덕스럽게 적응하는 단비 역의 김슬기와 미래국에서 온 단비의 쓸모를 알아본 조선 시대 왕 윤두준의 케미스트리가 누적 조회 수천만 건 돌파로 이어졌다.

3.웹툰
종교 만화 아니고요 <오! 주예수여>
모든 게 완벽한 소녀가 귀신을 보는 첫사랑 소년과 재회했다. 판타지 로맨스의 전형적인 시작인데, 주인공 주예수는 첫 화부터 소년을 덥석 안아들고 양호실로 향한다. 고루한 성별 역할 따위는 간단하게 뒤집는 듬직하고 당당한 주예수 캐릭터가 핵심. 안정적인 그림체와 시원시원한 전개로 스크롤이 쭉쭉 내려간다.

퇴마&테이스티 로드 <조상님이 돌아왔다>
무당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능력이 없어 잉여 취급을 받던 태희. 그러나 박수무당으로 이름 높았던 조상님이 태희가 만든 제삿밥을 먹고 되살아났다. 고향 음식을 먹으면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믿는 조상님과 후손 콤비의 퇴마&미식 여행. 무속 신앙 베이스의 세계관과 지역 음식의 개성이 두드러지는 웹툰이다.

남고생들의 열애치정 <주간 소년 열애사>
감정 표현에 뻣뻣한 남자 고교생 다섯 명이 한집에 산다. 같은 상처를 공유하기 때문에 도리어 서로 거리를 두고 사생활에 참견하지 않으려 하는데, 그마저도 불가능하게 된 사건이 터진다. 사소한 정보를 보태자면, 주인공들의 생일이 샤이니 멤버들의 실제 생일과 동일한 설정.

에디터
권은경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