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네의 속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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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재즈페스티벌의 라인업이 발표되었을 때, 가장 큰 환호를 받았을 팀은 영국의 일렉트로닉 듀오 혼네다. 지난해 첫 내한 공연 2회의 티켓을 순식간에 매진시키고, 추가된 공연마저 솔드아웃시킨 주인공들 말이다. 다시 한번 서울에서, 이번에는 더 느긋하게 만날 수 있을 혼네의 제임스(왼쪽), 그리고 앤디와 이메일 인터뷰로 먼저 인사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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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Korea 곧 코첼라 페스티벌에서 공연이 있고, 이어서 캘리포니아 투어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이메일 인터뷰의 답변은 어떤 상황에서 작성하고 있나?
앤디 지금은 우리의 두 번째 앨범에 들어갈 음악을 만들러 스튜디오에 와 있다. 인터뷰 질문에 대답도 할 겸 머리도 식힐 겸.

앤디와 제임스는 음악을 하기 전에 대학 친구였다고 들었다. 각자 서로를 세 단어로 설명해본다면?
제임스 (앤디에 대해) 완벽주의자, 겸손함, 친절.
앤디 (제임스에 대해) 타고난 재능, 유머 감각, 배려.

음악 외의 취향 면에서도 잘 통하나? 서로 공통적으로 좋아하는 것, 그리고 두 사람이 모두 싫어하는 것이 있다면?
앤디 여러 면에서 아주 잘 맞고 같은 걸 즐기는 거 같다. 그중 제일 잘 맞는 건 음식이다. 투어를 하면서 행복한 점이 전 세계를 돌며 여러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공연에 준비해줄 사항에 꼭 명시해두는 게 ‘그 지역 별미’이다.
제임스 사실 나와 앤디가 안 맞는 게 하나 있다. 앤디가 자꾸 나무로 뭘 만들어온다. 같이 해봤는데 나는 진짜 소질이 없어서 재미가 없다. 앤디는 자기 집에서 쓸 멋진 램프도 많이 만들어놨을 정도로 손재주가 뛰어나다. 너무 잘 만들어서 놀랄 정도다.

지난 11월에 서울에서 단독 공연이 있었다. 순식간에 2회 공연의 티켓이 매진되어서 공연 회차를 한 회 늘릴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는데, 서울에 대해서는 어떤 기억이 남아 있나?
제임스 정말 기억에 남는 공연이었다. 아직도 우리끼리 그때의 서울 공연에 대해 얘기하곤 한다. 모두 관객덕분이었다. 모든 관객이 우리 노래를 따라 부르고 진짜 즐기는 게 눈에 보였다. 오히려 우리가 더 흥분했던 공연이다.
앤디 한국에서 만난 모든 분이 우리를 환영해주고 좋아해주셨다. 더할 나위 없는 특별한 첫 방문이었고 얼른 가서 또 공연하며 많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팀 이름이 일본어로 ‘속마음’이라는 뜻이고, <Warm On A Cold Night> 앨범이나 다른 EP 앨범 디자인에 아예 일본어 표기가 들어가 있기도 하다. 일본 문화에 특별히 호감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
앤디 팀 이름은 몇 년 전 일본에서 몇 달 살았을 때 지었다. 왜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나에게는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여러 방면에서 영국과는 무척 다른 문화권이다. 내가 일본에 있을 때 제임스는 영국에 있었는데 그때 같이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혼네’라는 낱말의 뜻이 너무 좋았다. 우리가 만들고 싶은 음악을 잘 설명해주는 단어라고 생각했다.

주로 어떤 음악을 들으며 음악적 취향을 형성했나? 두 사람에게 큰 영향을 준 뮤지션이 있다면?
제임스 혼네라는 팀으로서 음악을 처음 만들기 시작했을 때엔 제임스 블레이크나 본 이베어, LA 지역의 여유롭고 느긋한 느낌의 R&B를 즐겨 들었다. 오래된 솔 음악도 꽤 들었고.
앤디 굉장히 많은 아티스트들에게서 영감을 얻었다. 하지만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건 우리다워야 한다는 것, 우리만의 음악을 만들어야 한다는 거였다.

음악과 다른 직업을 병행한 시절이 있었다고 들었다. 음악에만 매진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은 어떤 시점이었나?
앤디 우리 둘 다 학교에서 일했다. 한 명은 기타를 가르쳤고 다른 한 명은 음악 수업과 음향 기술을 도왔는데, 당시 우리의 목표는 혼네에 매진할 수 있는 여건이되기 전까지만 일하는 거였다. 그렇게 음악에만, 혼네에만 매진할 수 있게 사람들이 우리 음악을 좋아해줘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Warm On A Cold Night> 앨범의 성공 이후 삶이 어떻게 달라졌나?
제임스 가장 달라진 점은 집에 있는 시간이 굉장히 짧아졌다는 거다. 대부분의 시간을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보내고 있다. 우리 둘 다 여행을 좋아한다. 열심히 음악을 하다 보면 음악으로 세계를 여행할 수 있을 거라며 힘을 냈는데, 그 바람이 이뤄져서 지금 너무 행복하다. 하지만 비행기에서 보내는 시간이 생각보다 너무 많긴 하다. 비행기를 타고 있기엔 우리 다리가 좀 길어서 (웃음).

역사상 혹은 픽션에서 존재한 수많은 듀오 가운데 혼네와 가장 느낌이 비슷한 2인조가 있다면?
앤디 하하. 좋은 질문이다. 그냥 배트맨 앤 로빈이라고 방금 정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웃기니까.

요즘에는 어떤 음악을 즐겨 듣나?
앤디 둘 다 요즘 활동하는 연주자의 음악을 즐겨 듣는다. 한 명은 네이트 스미스라는 드러머로, 그루브가 엄청 뛰어나다. 다른 한 명은 키퍼(Kiefer)라는 네오솔 재즈 계열의 LA 기반 연주자이자 프로듀서인데, 키브 대디(Kief Daddy)나 키프 대디 슈프림(Kief Daddy Supreme)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기도 하더라. 언젠가 만나면 왜 이렇게 활동명이 많은지 물어보고 싶다.

케이팝을 들어봤나? 좋아하는 케이팝 아티스트가 있는지 궁금하다.
제임스 당연히 케이팝을 들어봤다.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음악이니까. 방탄소년단의 랩몬스터는 정말 잘하는 것 같다.

당신들의 라이브 무대를 아직 보지 못한 관객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앤디 서울재즈페스티벌에 올 관객보다 우리가 더 기대된다! 풀 라이브 밴드와 엄청난 에너지를 만날 수 있을거다. 굉장히 재미있을 테니 기대하셔도 좋다! 모두 다 함께 따라 부르며 즐겁게 놀다 갔으면 좋겠다. 우리도 그럴 예정이다.

다음 앨범에서는 음악의 영역을 확장할 것이며, 사운드도 이전과 다를 거라고 언급한 적 있다.
제임스 조금 더 빠른 업비트의 곡, 춤출 수 있는 곡이 들어갈 거다. 또 이전 앨범보다 피처링이 더 들어갈 거 같다. 래퍼나 여자 보컬들이 도와줄 예정인데 아주 기대된다. 앨범 전체가 조금 더 다양해질 거다.
앤디 좋다는 말 말고는 힌트를 드리기 쉽지가 않다. 얼른 들려드리고 싶고, 그럴 수 있도록 열심히 할 거다!

더 자세한 인터뷰는 더블유 5월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에디터
황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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