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백의 모래와 푸른 바다를 닮은 룩. 한여름의 뜨거운 낭만이 어린 순간, 그 결정적인 아름다움을 청량하게 담아내줄 화이트와 블루의 매혹적인 스펙트럼이 펼쳐진다.

순백의 변신은 무죄 
화이트는 독보적이다. 한여름의 낮과 밤이 풍성한 컬러로 일렁일 때, 가장 명쾌하게 여름의 그림자를 드리운다. 때론 청순하고도 지적이며, 때론 아찔하기까지 한 색상. 올여름, 레트로 레이디와 쿨 걸을 오가는 서머 드레스의 변신을 가장 모던하게 제안하는 것 역시 화이트다. 특히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는 디올 데뷔 컬렉션을 통해 순백이 지닌 순수하고도 관능적인 파워에 대해 역설했다. 그녀가 선보인 시어한 드레스와 펜싱 룩에서 영감을 받은 스포티즘을 절묘하게 뒤섞은 순백의 퍼레이드는 강렬했다. 나아가 셀린의 피비 파일로는 불멸의 모던 클래식으로 남을 우아하고 미니멀한 화이트 드레스의 정석을 보여주었다. 자크뮈스는 목가적인 분위기에 독창적인 조형미를 더했고, 트렌치 형태를 차용한 시몬 로샤는 시어한 레이스 장식의 섬세한 패브릭으로 로맨틱 아방가르드를 보여주기도.속이 살짝 비치는 센슈얼한 니트와 아일릿 장식으로 여성미를 드러낸 오스카 드 라 렌타, 집업 장식과 컷아웃 효과를 스포티즘에 담아 건강한 섹시미를 보여준 뮈글러에 이르기까지…. 청아한 화이트를 바라보는 각자의 해석은 이토록 다채롭다. 마지막으로 순백의 액세서리를 곁들여 올 화이트 룩을 완성하거나 골드와 실버로 메탈릭한 악센트를 더해 더욱 눈부시거나, 마지막 한 끗 차이는 당신의 몫이다.

푸르른 심연의 매혹
블루는 상쾌하다. 흔히 ‘사이다 같다’라고 일컫는 그 감정이 푸른색을 보는 순간 밀려든다. 하지만 가만히 시간을 두고 이 색상을응 시하면 그 이면에 수많은 얼굴이 존재한다. 푸른 불꽃의 아티스트 이브 클라인은 순수와 열망의 색상이자 고요함 가운데 생동감을 주입하는 색상으로 블루를 탐구했다. 푸른 하늘과 깊은 바다의 색조에서 영감을 받아서일까, 푸른색에는 유난히도 다채로운 채도가 있어 각기 다른 분위기를 전한다. 일례로 알투자라가 선보인 옅은 파스텔 톤의 하늘색은 부드러운 노스탤지어를 품은 채 레트로 무드의 룩과 어우러져 절묘한 궁합을 자랑한다. 아련한 향수가 피어오르는 듯한 꽃 장식이 돋보이는 미우미우가 선보인 스윔웨어 역시 마찬가지다. 반면 제이슨 우가 메탈릭한 소재로 표현한 맑은 파랑의 플리츠 드레스는 눈이 시릴 정도로 맑은 날의 하늘을 그리며 디자이너특유의 동시대적 모던함을 어필한다. 또 스포트막스는 바다의 일렁임을 유선의 그래픽 드레스에 담으며 흰색과 대비되는 짙은 파랑의 물결을 경쾌하게 표현하기도. 이러한 블루 룩에 서로 다른 채도의 데님이나 에스파드리유와 같은 여름 소재를 더해 시원하고도 감성 어린 블루의 매력을 즐겨보면 어떨지. 또는 빛나는 푸른 원석의 브로치 하나만으로도 이 망망대해와 같은 푸른빛의 매혹을 증폭시킬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