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것 많이 보고, 많이 가지기도 한 이들이 꼭 장만하고 싶어 하는 디자인 오브젝트는 뭘까? 요즘 그들의 시선이 향하는 여러 가지 중 어렵사리 지목한 단 하나.

박지원21. 디터람스의 브라운 SK61
“1950년대, 디터람스가 독일 가전 브랜드 브라운에서 일할 때 디자인한 턴테이블. 하얀 몸체에 투명 아크릴 뚜껑 때문에 ‘백설공주의 관’이라는 별칭도 가진 모델이다. DJ들이 가장 많이 쓰는 테크닉스의 턴테이블이 이미 있지만, 여전히 탐나는 디터람스 디자인을 갖기 위해선 이베이 같은 경매 사이트도 부지런히 들어가봐야 한다.” -박지원(엘리펀트 디자인 스튜디오 디렉터)

2. 로브마이어의 크리스털 제품
“국내에는 크리스털 브랜드로 바카라가 가장 널리 알려졌지만, 오스트리아의 로브마이어(Lobmeyr) 쪽에 자꾸 마음이 간다. 바카라 제품이 삶과 동떨어진 화려한 궁전 스타일이라면, 로브마이어는 생활 속에서 취하기에 부담 없는 디자인이면서 섬세하고 정교하다. 재미나고 특이한 디자인의 캔디볼도 있다. 식기를 애초 쓰임새와 다른 용도로 일상에서 응용해보면 좋겠다.” -김재원(카페 오르에르, 자그마치 대표)

배윤경3. 프리소 크라머의 드래프팅 테이블
“객관적인 합목적성과 기능성을 강조한 근대 디자인 제품들은 대량생산용 단순한 형태 위주였지만, 그 속에서도 어떻게든 우아하게 보이고자 하는 치열한 미의식이 있었다. 20세기 중반에 활동한 프리소 크라머(Friso Kramer)는 유명한 가구 디자이너이자 내가 좋아하는 네덜란드 건축가 피에트 크라머의 아들. 그가 드로잉을 위해 디자인한 테이블이 있다면 건축가로서 유용하게 쓸 수 있겠다. 한국에서 학교 책걸상을 비롯해 이런 스타일의 가구 디자인을 많이 따라 한지라 학창 시절도 생각난다.” -배윤경(건축가, 오기사디자인 실장)

호크니4. 타셴의 호크니 아트북 <A Bigger Book>
“지난해 이 빅 사이즈(50cm x70cm) 아트북이 출판됐을 때부터 가지고 싶었는데, 얼마 전 가구 브랜드 체리쉬와 타셴이 협업한 팝업 스토어 현장에서 이 책을 선보였다. 당시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전 세계에서 한정 발행된 9천 부 중 스무 권 정도만 국내에 수입됐고, 결국 손에 넣었다. 마크 뉴슨이 디자인한 전용 스탠드와 한 세트다. 책이 배송될 때 기사 두 분이 출동했을 정도로 크고 무거워서 자주 보긴 쉽지 않지만, 텍스트 없이 그림만으로 채워진 이 책은 한장 한장이 작품이다.” -정재인(제인마치 이사)

5. 알바 알토의 베히베 조명
“최근 인테리어를 대대적으로 손보면서 집 안 조명을 효율적인 LED로 바꿨더니, 눈이 아프다는 단점이 있다. 은은한 간접 조명을 찾는 중이다. 베란다를 트고 거기에 큰 테이블을 두었는데 북카페 느낌도 나고 자주 앉아 있게 된다. 하지만 집에서 카페처럼 차갑고 날카로운 금속성의 조명을 쓸 수는 없는 법. 알바 알토의 베히베(Beehive)는 부드러운 굴곡에 가벼운 느낌을 지녀 집 안에 비치하기 좋아 보인다.”-이정원(대림미술관 홍보 큐레이터)

이현정16. 이현정의 장식장
“2016 공예트렌드페어에서 본 아트 퍼니처 디자이너 이현정의 장식장. 한복 천인 노방과 아크릴을 활용해 만들었다. 메이플 나무의 깔끔한 물성, 노방의 투명한 파스텔 톤 컬러, 장식장 내부를 나누는 패널 역할을 하며 해체와 조립도 가능한 아크릴로 구성된 점이 특별하다.” -김명한(aA뮤지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