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지지 않는 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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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상 어딘가에서는 이 계절에도 뮤직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다. 1년 내내 벌어지는 해외 록페를 여러 번 다녀온 사람들이 음악과 함께하는 특별한 여행법을 참고해서 올해 혹은 내년 휴가 계획을 짜 봐도 좋겠다.

1 베뉴는 어떤 곳인가요?
2 티켓 예매는 언제 어떻게?
3 어떤 옷차림을 준비해야 할까요?
4 숙소 사정은 어떤가요?
5 이 페스티벌만의 개성이 있다면?
6 라인업 가운데 이 페스티벌과 가장 잘 어울렸던 공연은?
7 관객들은 어떤 분위기인가요?
8 잊지 못할 경험이 있다면?
9 F&B나 홍보 부스 중 기억에 남는 곳?
10 페스티벌 앞뒤로 근처를 여행한다면?
11 그 밖의 꿀팁을 알려주세요.

APRIL(4월) – 코첼라 밸리 뮤직 앤 아츠 페스티벌

1. LA에서 2시간 정도 떨어진 인디오의 폴로 경기장. 렌터카를 이용하거나 코첼라에서 운영하는 공항-베뉴 간 셔틀버스 티켓을 구매할 수도 있다. 매년 4월 셋째, 넷째 주 금/토/일 같은 라인업으로 2주간 열리는 것이 코첼라 만의 특이한 점이다
2. 페스티벌이 끝나고 두 달 후인 6월에 다음 해 티켓을 1차 판매하고 1월에 라인업 발표 후 2차 판매한다. 티켓 오픈 후 두세 시간 지나면 매진되지만 인터넷 강국에 살고 있다는 특장점으로 7년째 성공하고 있다. 티켓 오픈 전 로그인은 시간을 줄이기 위해 필수. 1인 2매로 한정되어 추가 구매할 경우 전체 티켓이 취소될 수도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3. 사막 지역이라 일교차가 크다. 낮에는 해를 가릴 수 있는 모자나 두건을, 해가 진 후에는 서늘한 편이니 얇은 긴소매 아우터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4. 셔틀버스 서비스까지 포함된 호텔 패키지는 아주 훌륭하고 편리하지만 비싸다. 2011년 당시 남자친구였던 남편의 계략에 넘어가 신혼 여행으로 처음 다녀온 후 매해 자연스럽게 기념 아닌 기념 여행을 가고 있는데, 처음 몇 해는 우리도 호텔 패키지를 이용했으나 지금은 일반 티켓만 구매 후 에어비앤비를 이용하고 있다. 차를 몰고 많이 오는 캠핑장은 볼거리와 놀거리, 먹거리가 많아 캠핑을 하지 않더라도 가볼 만하다. 이 외에 800만원대의 럭셔리 사파리 텐트 등 다양한 가격대의 패키지가 준비되어 있다.
5. 한 마디로 블록버스터. 쾌적하고 안전한 장소, 영화에서 본 캘리포니아의 그 날씨, 그해 다들 주목하는 라인업, 매해 발전하는 운영 시스템 등 화려하고 풍성하게 잘 차려진 페스티벌이다.
6. 고를 수가 없다. 모두 어울리고 매번 감탄한 기억뿐.
7. 동네방네 전 세계 힙스터들이 모여든다. LA와 가까워 많은 셀레브리티들이 놀러 오는 페스티벌로도 유명하다
8. 석양이 지는 시간. 작열하던 태양이 야자수와 대관람차 사이로 사라지면서 같은 장소지만 낮과는 전혀 다른 세상으로 바뀌는 그 순간을 가장 좋아한다.
9. 크래프트 비어 반(Craft Beer Barn)은 전문가가 큐레이팅한 다양한 종류의 크래프트 비어와 사이다를 레스토랑급 음식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소다. 매해 많은 아티스트들이 다양한 설치 작품을 선보이기도 한다. 2016년의 경우 LCD 사운드시스템의 제임스 머피가 직접 큐레이팅한 ‘Despacio: the 50,000-Watt Sound System’은 잊지 못할 귀호강이었다
10. 인근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이나 모하비 사막 등 이국적인 자연을 만날 수 있고 팜스프링스에서 휴양하거나, 라스베이거스의 화려함을 즐길 수도 있다. 취향에 따라 무궁무진!
11. 먹고 마시고 즐기세요 또 먹고 마시고 즐기세요 계속 먹고 마시고 즐기세요. 자외선 차단제와 선글라스, 편한 신발은 잊지 마시고요. – 한효원(음악 애호가)

MAY(5월) – 사스쿼치! 뮤직 페스티벌

1. 미국 워싱턴 주 ‘The Gorge Amphitheatre’라는 야외 공연장에서 진행된다. 컬럼비아 강 협곡의 광활한 뷰를 품은 멋진 공연장이다. 시애틀 공항에서 차량으로 3시간 정도 걸리는데, 보통 자가 차량이나 렌터카를 이용하지만 여행사에서 공연장까지 운영하는 셔틀도 있다.
2. 전년도 11월 중에 얼리버드 티켓이 판매되고, 1월 중에 라인업을 발표하면서 정가 티켓 판매를 시작한다. 다른 유명 페스티벌에 비해 매진이 빨리 되는 편은 아니다.
3. 늦봄 날씨. 검색해보면 쇼트 팬츠에 톱을 입고 다니는 사람이 정말 많은데, 절대 참고하면 안 된다. 낮에는 선선한 편이나 해가 지고 나면 굉장히 쌀쌀하다. 얇은 티셔츠에 셔츠, 카디건, 경량 패딩 등을 레이어드해서 더위와 추위를 대비한다. 공연장 환경이 쾌적해 장화는 필요하지 않으며 샤워용 고무 샌들과 공연용 운동화, 두 가지를 준비하면 된다.
4. 캠핑이 필수. 캠핑권은 위치와 샤워 시설, 화장실 등에 따라 4등급으로 나눠서 판매되는데 5배까지 가격 차이가 난다. 타 페스티벌과 달리 상설적으로 캠핑장을 운영하기 때문에 시설이 잘 갖춰진 편이다.
5. 광활한 협곡, 환상적인 대자연, 코미디/댄스 스테이지를 별도로 마련해서 음악뿐 아니라 서커스, 퍼포먼스 같은 무대를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색다르다. 예술가들과 협업해 페스티벌 사이트 곳곳을 그림이나 조형물로 꾸며놓은 것도 재치 있다.
6. 코미디 스테이지에서 보았던 ‘Super Geek League’라는 팀의 공연이 기억에 남는다. 메탈 서커스 쇼를 표방하는 팀인데 화려한 의상과 장식으로 꾸미고 퍼포먼스와 함께 연주를 선보이는, 굉장히 흥겨운 무대였다. 한국에서는 절대 만나지 못할 생소한 장르의 팀을 만날 수 있다는 것도 페스티벌 여행의 묘미다.
7. 캠핑카를 많이 끌고 와서 밤새도록 놀기 때문에 오전 시간에는 공연장이 한산하다. 서양 관객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잔디밭에서 돗자리나 의자를 사용하지 않아서 공간이 부족할 일도 없다.
8. 무대 너머로 해가 지는 풍경을 바라볼 때. 이곳을 다시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멋졌다.
9. 거대한 스폰서 부스보다 직접 만든 수공예품이나 그림을 판매하는 소박하고 아기자기한 부스가 많았다. 페스티벌 기간 동안 작가가 그림을 완성해 가는 공간도 있는데, 그곳을 지날 때마다 작품이 얼마나 완성되었는지 확인하는 재미가 있었다.
10. 가장 가까운 도시인 시애틀. 페스티벌과 캠핑으로 지친 몸을 호텔에서 풀어주고 주변 관광을 하면서 3일간 먹지 못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좋을 것 같다.
11. 작지만 알차게 다양한 뮤지션과 이벤트를 만날 수 있는 페스티벌이다. 인파에 휩쓸려 다닐 일도, 무대와 무대를 오가느라 등산 수준의 체력 소모도 없다. 대형 페스티벌의 라인업이 엄청나긴 하지만 따지고 보면 순간 이동을 하거나 몸을 나누지 않는 이상 모든 무대를 관람할 수는 없으니까. – 권수현 (콘서트&페스티벌 기획자)

MAY-JUNE(5월 말 – 6월 초) 프리마베라 사운드

1. 바르셀로나 중심 카탈루냐 광장에서 버스로 20분 정도 걸린다. ‘Parc del Forum’이라고 하는, 송도국제신도시 같은 장소에서 열리기 때문에 바닥 상태나 근처 편의시설 이용 등은 무척 편리한 편.
2. 당해 행사 직후 얼리버드 예매가 열리고, 이듬해 1월, 2월쯤 페스티벌 개최에 가까울수록 가격이 조금씩 오른 티켓이 판매된다. 금방 매진될 가능성이 높다.
3. 바르셀로나의 5, 6월은 생각보다 춥고 비가 많이 온다. 접을 수 있는 작은 우산은 필수. 특히 프리마베라는 시에스타가 끝난 오후 5시에서 새벽 5~6시까지 바닷가에서 진행되는 만큼 새벽에는 꽤 춥다. 밤에 입을 얇은 패딩이나 내피, 담요 등을 준비하자.
4. 시내 중심부에 위치한 다양한 숙소 중 골라 묵을 수 있다. 도심형 페스티벌이기 때문에 캠핑존은 따로 없다.
5. 유럽에서 풍부한 라인업의 깔끔한 도심형 페스티벌을 즐기고 싶은 분에게 적극 추천한다. 헤드라이너가 새벽 1시에서 2시 사이에 등장하는 만큼, 다른 어느 페스티벌보다 ‘밤’을 오래 즐길 수 있는 페스티벌이다
6. 카에타노 벨로주의 무대가 기억에 남는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바닷가를 등지고 마련된 ‘레이-밴 스테이지’에서 불어오는 미풍처럼 여유롭고 온화한 라이브를 보여준 점이 무척 인상 깊었다. 계단에 오손도손 붙어 앉아 와인잔을 손에 들고 우아하게 관람한 몇 안 되는 공연이었다.
7. 멋 부리러 오는 사람보다는 정말 음악을 좋아해서 온 마니아가 많아 보였다. 유럽의 젊은 음악 덕후들이 전부 모이는 분위기였고, 평균적으로 엄청나게 키가 커서 장벽에 갇힌 느낌으로 본 공연도 여럿이었다.
8. 장소도 미리 둘러볼 겸 전야제에 들렀는데 날씨가 그야말로 엉망진창이었다. 특히 스카이 페레이라 공연을 기다리던 도중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폭우가 쏟아져, 베뉴에 모여 있던 모든 관객이 근처 천막 아래로 피난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난민처럼 오손도손 모여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던 그 어이없던 시간이 지나고 나니 전부 추억으로 남았다. 인간의 얄팍함이란….
9. 밴드나 음악 관련 로컬 아트 작품이나 머천다이즈들 등 음악 관련 부스가 충실하며, 덕후의 사랑인 음반점 러프 트레이드가 가장 중앙에 위치해 인산인해를 이룬다.
10. 바르셀로나만으로도 일정이 모자랐다. 남들 다 간다는 가우디 투어도 훌륭했으며, 페스티벌 다음 날 묵은 피로를 남유럽의 포근한 햇살이 쏟아지는 바르셀로네타 해변에서 늘어지는 낮잠으로 털어버리는 것도 추천한다.
11. 손목 밴드 바꾸는 줄이 기니 전날 전야제도 볼 겸 겸사겸사 들러 미리 바꿔두는 게 좋다. 유럽 관객들의 키가 엄청 크다는 점과 심하게 수다쟁이라는 점도 기억해두기를. 공연에 집중하고 싶다면 제일 앞줄로 가 펜스를 잡거나 아예 군중 무리에서 떨어져서 무대를 관람할 것을 권한다. – 김윤하(대중음악 평론가)

JUNE(6월) 글라스톤베리 페스티벌

1. 영국 남서부 서머싯 필튼에 위치한 글라스톤베리 농장. 런던에서 코치 또는 기차로 이동해야 하는데, 조금 비싸도 교통이나 날씨 상황에 안정적인 기차를 추천한다. 자리마다 콘센트도 있고 와이파이도 이용할 수 있다.
2. 매년 10월경 다음 해 티켓을 오픈한다. 한국 시간으로는 주로 새벽 3~4시쯤인데, 즉시 매진된다. 이듬해 4월에 취소 티켓 오픈이 있지만 오히려 경쟁은 더 치열하다. 레지스터 번호와 우편번호, 카드 정보 등은 미리 메모장 같은 곳에 써두고 복사 + 붙여넣기 하는 것이 빠른 결제에 도움이 된다.
3. 반소매부터 셔츠, 카디건, 윈드브레이커에 우비까지 얇은 옷을 많이 껴입는 게 좋다. 밤에는 무척 춥기 때문에 침낭 외에 수면 양말과 기모 바지, 깔깔이(내피) 같은 것을 꼭 챙기길. 격한 활동에 대비해 받쳐입을 용도로 수영복도 하나 챙기는 걸 추천한다(흥겨운 나머지 다른 사람 옷에 술을 쏟는 관객도 많다). 레인부츠나 워커도 필수.
4. 가장 많은 사람이 선택하는 방식은 캠핑,내 경우 예약자에게만 개방되는 워디뷰 사이트에 머물렀다. 기본 2인용부터 콘센트와 매트리스까지 있는 목조 텐트까지 사용 인원수와 종류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전용 샤워 시설과 파우더룸, 간단한 카페테리아가 있어 쾌적한데 빨리 매진된다.
5. 엄청난 규모의 연극과 서커스, 행위 예술과 거리 공연이 진행된다. 매해 수익금의 큰 액수를 그린피스, 옥스팜, 워터에이드에 후원하는 등 사회적인 이슈에 민감하다. 무대에 선 아티스트들도 발언이 활발하다.
6. 마지막 날 헤드라이너였던 콜드플레이는 화려한 연출력을 선보이며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크리스 마틴의 아이들인 애플과 모세가 함께한 무대까지 페스티벌에서 볼 수 있는 무대의 집대성 같은 인상을 받았다.
7. ‘모두가 다르다’라는 게 특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어느 한 사람도 비슷하지 않고 전부 다른 모습과 다른 시선으로 자신으로 돌아가 페스티벌을 즐기고 있는 걸 느낄 수 있다.
8. 20대의 버킷리스트였던 글라스톤베리였지만 악운이 함께했다. 티켓을 한국의 집에 두고 가는 바람에 DHL 특급 배송을 통해 받아야 했고, 아델 공연을 보다 뒤에서 관객이 쏜 폭죽이 어깨로 떨어져 화상을 입기도. 하지만 음악과 친구들, 맥주 한 캔에 모두 잊어버릴 수 있었다.
9. 시리얼을 싸가서 글라스톤베리 농장의 신선한 우유를 구매해 아침 대용으로 먹어보길. 애플 사이다로 유명한 지역이니 시도해봐도 좋겠다. 명상, 요가, 마사지 그리고 목공, 꽃꽂이 등의 워크숍까지 프로그램이 다양하니 참여해보면 좋다. 키즈 필드가 크게 잘 조성되어 놀랐는데, 유년기부터 글라스토 경험을 한 어린이가 자라서 어떤 문화적 소양을 가진 사람으로 자랄지 궁금하고도 부러웠다.
11. 보조 배터리를 최대한 많이 챙길 것. 그리고 글라스톤베리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으면 GPS가 지원되는 맵과 나만의 타임테이블 만들기가 가능해 편리하다. 무엇보다, 무조건 가면 좋다. 걱정과 두려움이 많겠지만 주저 말고 꼭 행동에 옮기시길 바란다. – 이보영(<민트페이퍼> 에디터)

베르히터_벨기에412_1024JUNE-JULY(6월 말 – 7월 초) 록 베르히터

1. 브뤼셀에서 기차로 20분 걸리는 뢰벤이라는 작은 도시에서 셔틀버스를 갈아타고 20분 정도 소요된다.
2. 글라스톤베리처럼 몇 시간 만에는 아니지만, 매년 솔드아웃되는 몇 안 되는 페스티벌 중 하나다. 얼리버드가 없고 처음부터 매진될 때까지 같은 가격으로 티켓을 판매한다.
3. 전형적인 유럽 여름 날씨. 낮에는 탈 만큼 덥고 쨍쨍하다가, 밤이 되면 재킷이 없으면 추울 정도로 기온이 뚝 떨어진다. 40년이 넘는 개최 기간 동안 비가 내린 일이 한두 번밖에 없다고 할 정도로, 페스티벌을 즐기기엔 완벽한 날씨다.
4. 호텔 패키지, 럭셔리 캠핑 패키지 등 다양하다. 캠핑장이 여러 구역으로 나눠져 있고 각자 다른 팔찌가 부여되는데, 캠핑 구역 안의 상점에서 모든 것을 판매하기 때문에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텐트, 침낭, 장화는 물론 심지어 스파게티 면과 소스까지! 다양한 페스티벌을 다녔는데, 유료 샤워 시설이 가장 쾌적했던 곳이기도 하다.
5. 많은 사람들이 세계 최고의 페스티벌로 글라스톤베리를 꼽고 나 또한 동의하지만, 라인업만 본다면 전 세계 어디에서도 록 베르히터를 이길 페스티벌은 없는 거 같다. 꺠끗하고 쾌적한 환경 역시.
6. 주기적으로 꾸준히 이 페스티벌을 찾는 밴드의 공연이 기억에 남는다. 여러 차례 등장해서 관객이 지겨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서로 더 환영하고 반기는 유대가 느껴졌다. 킹스 오브 리온, 람스타인 등의 공연이 그런 느낌이었다.
7. 어느 페스티벌보다 가족 같은 분위기의 관객이 인상 깊다. 텐트 오른쪽엔 와인을 마시는 40대 들이 있었고, 왼쪽엔 항상 취해 있는 20대 초반의 친구들이 있었다.
8. 페스티벌에서 만난 친구들과 어울려 놀다, 낮 12시부터 맥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처음엔 곧 어느 밴드의 공연을 보러 가야 한다고 말하던 내가 잠시 후에는 그 밴드쯤 안 봐도 된다고 이야기하고 있었고…. 어느새 잠들었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켄드릭 라마의 공연이 끝나 있었다. 이제 헤드라이너급이 되어버려 잘 보기 힘들어진 켄드릭인데, 아쉽다.
9. 다양한 아시안 메뉴를 포함한 음식이 기대 이상으로 맛있다. 홍보 부스나 부대 행사는 거의 없다. 공연, 쾌적한 환경 그리고 관객밖에 없다는 게 누군가에게는 심심할 수도 있겠지만.
10. 베르히터 이전 주에는 글라스토, 독일의 허리케인, 덴마크의 로스킬데 페스티벌도 열리고, 다음 주에는 세르비아의 엑시트, 리스본의 노스얼라이브 등등이 열린다.
11. 세계 어느 페스티벌이든 상상하고, 준비하고 실천해서 직접 경험할 수만 있다면, 평생 누군가에게 들려줄 수 있는 인생 스토리가 될 거라 확신한다. -김종주(대학생)

후지록_일본데이드리밍JULY(7월) 후지록 페스티벌

1. 일본 니가타현 나에바 스키 리조트. 도쿄역에서 신칸센으로 에치고유자와 역까지 1시간 30분이 걸리고, 여기에서 셔틀을 타고 30분쯤 가면 도착한다. 신칸센 티켓은 해당 일에 언제든 사용 가능한 자유석 왕복으로 미리 사는 걸 추천한다. 돌아갈 때 티켓 사는 긴 줄을 안 서도 된다
2. 1차 선행 판매는 2월부터 진행되고, 4월에 2차 판매가 있다. 일반 예매가 시작될 쯤이면 매진되는 권종이 있을 수 있으니 6월 전에 구입한다. 일본에 있는 지인이 있다면 부탁할 수도 있지만, 공식 외국인 예매는 수수료가 조금 더 붙는 대신 현장 수령이라 편하다.
3. 하루에 사계절 날씨를 다 경험할 수 있다. 우의와 방수 신발(하지만 많이 걸어야 하고 길 상태상 레인부츠는 비추), 낮에 뜨거울 때 적당한 옷과 선글라스, 모자 그리고 밤에는 확 추워지니까 따뜻한 의류가 필요하다. 산속이라 일교차가 심하다.
4. 관객 수에 비해 숙박 시설이 부족해서 예약할 기회를 추첨해서 준다. 그 외의 옵션은 자신이 텐트를 준비해야 하는 캠핑, 주차장만 예약 가능한 캠핑 카, 차를 가지고 와서 다른 지역의 숙박 시설로 왕복한다 정도일 듯.
5. 무엇보다 산과 물, 숲에 둘러싸인 자연이 정말 좋다. 10여 개의 스테이지가 다 특색이 있고 비주얼 면에서도 디테일이 있다. 관객의 의식도 인상적이다. 반입이 되지 않는 물건이 정해져 있지만, 입장할 때 가방 검사를 하지 않는다. 그러지 않아도 관객들이 스스로 지키고, 또 그걸 지키지 않는 다른 관객을 이상하게 보는 분위기다.
6. 어두운 밤,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공간에서의 시규어 로스. 밤이 돼서 차가워진 공기마저도 음악과 잘 어울렸다.
7. 페스티벌이 20년이 된 만큼 관객 문화도 자리를 잡은 느낌. 페스티벌이란 공연만을 보기 위한 게 아니라, 3일 동안 다른 세계를 경험하는 것임을 모두 알고 있는 것 같았다.
8. 숙소 로비에서 사귄 친구들과 함께한 시간. 공연을 보는 것도 물론 행복한 일이지만, 좋아하는 사람들과 음악을 들으며 함께 보내는 시간이 정말 페스티벌의 순간이라는 생각을 했다.
9. 일본 여러 지역의 가게가 모인 푸드존이 전반적으로 훌륭하다. 덮밥, 카레, 라멘 등 없는 게 없으니 끼니마다 다른 데서 먹는 걸 추천한다. 드래곤돌라를 타고 올라가면 있는 데이드리밍(단체 줄넘기, 어쿠스틱 공연 등 모든 것이 평화롭게 진행되는 공간)은 정말 천국에 가깝다.
10. 도쿄에서 2시간이면 오는 거리이므로 일정이 여유롭다면 도쿄!
11. 필수품은 접이식 의자다. 우리나라 페스티벌에 돗자리가 있다면 여긴 의자 천국. -진문희(<광합성> 디렉터)

레딩_영국IMG_2582AUGUST(8월) 레딩 페스티벌

1. 영국 버크셔 주의 레딩에서 열린다. 런던에서 서쪽으로 기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곳으로, 보통 런던 시내에서 기차나 코치를 갈아 탄다.
2. 페스티벌의 여운이 가시기 전에 이듬해의티켓을 판매하기 시작한다. 나는 4월쯤에 갑자기 결정해서 일요일 티켓이 매진된 상태였기에 비아고고(Viagogo) 사이트에서 정가보다 좀 더 비싸게 구매했다. 올해 토요일 티켓은 현재 매진된 상태다.
3. 8월이었지만 꽤 쌀쌀했다. 변덕스럽기로 유명한 영국 날씨답게 온종일 비가 오락가락하며, 바닥은 온통 진흙탕으로 변하니 레인부츠와 우비, 밤에는 외투도 필수다. 머플러도 유용했다.
4. 해외 페스티벌이 처음인 데다 캠핑 경험이 없던 나는 매일 기차를 타고 런던과 레딩을 왕복했다. 따뜻한 샤워를 하고 편한 침대에서 잠을 잘 수 있었던 반면, 기차 막차 시간 때문에 헤드라이너의 공연을 보지 못한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캠핑이 정답이다.
5. 어린 친구들이 많이 오는 페스티벌이어서 그런지 다른 페스티벌에 비해 소지품 검사를 심하게 했다. 안경집까지 열어보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또 술을 살 때 성인인증 팔찌 검사도 유독 철저히 했다.
6. 투 도어 시네마 클럽. 주변의 영국 고등학생들이 흥분해서 춤판이 벌어졌다.
7. 10대 관객이 유독 많다. 그래서 과격한 분위기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단체로 무리를 지어 다니며 그 어떤 페스티벌 관객보다 한층 더 발랄한 모습들이었다. 갑자기 무대 양옆 전광판에 ‘엄마가 oo를 찾습니다. 빨리 연락해주세요’라는 메시지가 떠서 관객들이 다 같이 웃은 기억도 있다.
8. 엘보우의 공연 때 베이스 연주자 피트 터너의 생일이었다. 보컬 가이 갈베이가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달라고 하여, 메인 스테이지에 있던 수만 명의 관객이 함께 <Birthday Song>을 불렀다. 전광판에 클로즈업된 생일 당사자의 행복했던 표정과 무대 전체를 감싸던 붉은 노을, 사람들의 떼창 소리가 잊지 못할 낭만적인 기억으로 남았다.
9. 얼터너티브 스테이지에서 너바나의 92년도 레딩 페스티벌 라이브 실황을 상영한 것도 기억에 남는다. 다시는 볼 수 없는 너바나의 라이브를, 그들이 실제 공연을 했던 장소에서, 수많은 관객과 함께 따라 부르며 라이브 영상을 보고 있자니 마치 그들이 눈앞에서 실제로 연주하고 노래하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10. 레딩이 열리는 시기와 겹치는, 평소 보고 싶었지만 내한은 하지 않았던 밴드의 유럽 공연 스케줄을 검색하여 그 투어를 따라 이동하는 것도 추천한다.
11. 레딩 페스티벌 이후로 페스티벌의 매력에 더 심하게 빠져, 글라스톤베리, 프리마베라 등을 가보았다.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해외 페스티벌을 처음으로 준비하며 좋은 친구들도 많이 만나고, 도움도 받았다. 혹시 막연하게 해외 페스티벌을 가보고는 싶은데, 혼자 가기는 두려운 분들은 관련 카페나 SNS 등을 통해서 동행을 적극적으로 구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어제 처음 만났어도, 오늘 베스트 프렌드가 되는 신기한 일이 일어난다. – 정경아 (<프레시안> 협동조합팀장)

SEPTEMBER(9월) 롤라팔루자 베를린

1. 지난해에는 베를린 장벽과 가까운 트렙타워 공원에서 열렸는데 올해는 호페가르텐 경마장으로 장소가 바뀌었다고 한다. 베를린 중앙역에서 40분 정도 걸린다고.
2. 페스티벌 직전인 8월에 예매했는데 티켓이 남아 있었던 걸로 보아 크게 치열하진 않은 듯하다. 페스티벌이 끝난 직후인 9월 말경 할인된 가격으로 얼리버드 티켓을 오픈하며, 일반 티켓 예매는 2월 초쯤이다.
3. 낮 기온이 30도를 넘길 정도로 덥다. 반소매로 충분하며 청바지는 갑갑하게 느껴질 거다.
4. 캠핑 시설이 없으며 호텔 패키지도 운영하지 않는다. 도심에서 진행되는 페스티벌이기 때문에 시내 어디든 자유롭게 숙소를 정하면 된다.
5. 페스티벌 자체의 특색은 부족한 것 같지만, 시내 인근에서 열려서 편리하다는 것.
6. 헤드라이너였던 라디오헤드, 킹스오브 리온의 공연이 가장 좋았다. 낮 시간 라인업은 다소 약한 편이고, 날이 너무 덥다 보니 조용한 음악을 하는 뮤지션이 나오면 안 어울렸다.
8. 일요일 낮에 마우어 벼룩시장 근처 카페에 갔다가 옆 테이블 사람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는데, 나중에 그 사람을 페스티벌에서 다시 만나 신기했다. 라디오헤드 공연을 기다릴 때는 옆에 있던 사람들과 서로의 영역을 주장하면서 놀다가 친해져서 공연도 함께 봤다.
9. 숲속에 작게 에코 마켓을 만들어둔 것이 인상적이었는데, 더운 낮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이 그늘을 찾아 그곳으로 왔다. 아이들이 놀 수 있도록 서커스 파크처럼 따로 마련해둔 공간도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었다.
10. 베를린 자체로도 충분히 볼 것이 많다. 페스티벌 기간 중에도 상대적으로 라인업이 약한 낮 시내에는 시내 관광을 해도 좋을 듯.
11. 일부러 찾아갈 정도로 굉장한 페스티벌은 아니지만 근처를 여행할 계획이 있다면, 베를린이라는 도시의 매력과 함께 즐길 거리로 충분할 것 같다. – 임이랑 (대학원생)

피치포크파리_파리입구OCTOBER(10월 말) 피치포크 뮤직 페스티벌 파리

1. 6월에 시카고에서 열리는 피치포크 뮤직 페스티벌의 파리 버전. 파리 19구에 위치한 라 빌레트 공원 초입에 있는 ‘Grande Halle De La Villette’라는 실내 공연장에서 열린다. 시내에서 메트로를 타면 돼서 접근성은 좋은 편이다.
2. 6월에 티켓을 오픈한다. 1차 라인업 발표와 동시에 3일권을 사서, 얼리버드 할인 같은 것도 받았던 기억. 임박해서는 매진되는 편이니 미리 사두면 좋다.
3. 기분 좋은 가을 날씨. 실내이기 때문에 공연장 안에서는 반팔도 괜찮다. 밤에는 그래도 좀 쌀쌀하니 조금 따뜻한 간절기 아우터 정도면 오케이.
4. 오후 5시부터 시작해 목, 금은 자정까지, 토요일엔 새벽 4시까지 하는 페스티벌이라, 끝나고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에어비앤비로 숙소를 구했다. 거리는 가까웠지만 공원 반대편에 있는 숙소여서 끝나고 걸어가는 밤길이 무서웠다. 공연장 코앞이 아닐 바에야 시내에 숙소를 잡고 우버를 이용하는 게 좋을 것 같다.
5. 2개 스테이지가 있는 실내형 페스티벌. 양쪽 스테이지가 핑퐁 식으로 번갈아 열려 원하면 모든 공연을 볼 수 있다. 물론 그렇게 하면 힘들지만. 저녁 시간에 시작하기에 낮에는 그냥 파리를 즐길 수 있고, 일반 공연 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페스티벌이다. 실내 화장실이 있다는 점도 페스티벌의 환경을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메리트일 듯.
6. 피치포크에서 사랑하는 아티스트들, 그리고 앞으로가 기대되는 신인들로 구성된 라인업이기 때문에 엄청난 대형 아티스트는 없지만, 전반적인 해외 인디 신을 조망할 수 있다. 파더 존 미스티 언노운모탈오케스트라, 디스트로이어, 라이, 배틀스, 톰 요크, 디어헌터, 에리얼 핑크, 비치하우스…
7. 파리의 멋진 젊은이들이 다 모이는 것 같았다. 이번 주는 다른 공연이나 클럽 가는 대신 여기에서 놀자 하고 모인 것처럼. 앤 아더 스토리즈 매장에서 계산해주는 직원과 서로 손목에서 3일권 손목 밴드를 보고 ‘어!!!’ 하기도 했다. 영미권이라든지 유럽 다른 나라에서 오는 관객이 아주 많지는 않은 것 같다.
8. 보통 스탠딩존 앞쪽은 자리를 맡는 게 치열한 편인데, 키가 작은 나를 배려해서 자기 앞에서 보라고 비켜준 신사들 덕분에 결국 맨 앞에서 몇몇 공연을 볼 수 있었다. 디어헌터 공연 때 관객이 신발을 무대로 던졌는데, 3일 동안의 사건사고라고 할 만한 게 이것 정도일 정도로 평온(?)한 페스티벌이다.
9. 사용하는 컵이 다 플라스틱이고 전용으로 프린팅이 된 컵이라 하나쯤은 기념품으로 가져오기 좋다. 라인업 발표 영상에 등장했던 핀볼 게임 기계가 현장에 있어서 실제로 플레이해볼 수 있고, 피치포크 로고가 그려진 탁구대, 대형 그네가 있어서 모르는 사람들끼리 어울려 놀았다
10. 파리 내에서 열리니까 당연히 파리!
11. F&B 부스에서 쓰는 토큰은 환불이 안 되니까 적당히 바꾸길. 너무 많이 남아서 다른 관객에게 팔았다. 이 시기에 파리에 갈 일이 있다면, 저녁 시간에만 열리니까 하루쯤이라도 가보시면 부담 없고 좋을 것 같다. 티켓 가격도 저렴한 데다 낮에는 공연장이 위치한 공원도 산책하기 좋고, 아름다운 건물이 많은 공간이다. 아티스트 MD는 공연하는 날만 판매하고 바로 가져가니 원하는 게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보일 때 구매하자. 진문희(<광합성> 디렉터)

NOVEMBER(11월) 클라켄플랩 홍콩

1. 지난해와 올해는 홍콩섬의 센트럴역의 항구 쪽 이벤트 광장에서 열린다. 공항에서 특급열차로 30분 정도 소요된다.
2. 6개월 전에 오픈하는데, 싱가포르의 네온라이츠와도 라인업을 공유하고, 아티스트들이 투어 중에 인접 국가에서는 단독 공연을 하는 경우가 많아 예매가 치열하지는 않다. 페스티벌 5일 전에 티켓을 구매했다.
3. 후텁지근한 홍콩의 1년 중 가장 날씨가 좋은 편이라는 11월. 낮에는 반소매, 저녁에는 가벼운 야상으로 충분했다. 만약 옷차림이 날씨에 맞지 않으면 그 핑계로 홍콩에서 쇼핑을 하는 것의 면죄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4. 지하철역 기준으로 20분 거리 안에 호텔이 많이 있어 편리하다.
5. ‘11월의 도심형 페스티벌’. 휴가가 얼마 남지 않은 직장인에게 추천한다. 금요일 반차를 내고 오후에 출국해서 바로 공연장으로 가서 페스티벌을 즐기면 된다. 일요일엔 센트럴역에서 체크인하면서 짐을 부치고 페스티벌을 본 후 공항으로 가서 밤 비행기로 귀국하면 월요일 출근이 가능하다.
6. 홍콩 거대 빌딩의 불빛과 조지 클린턴 & 팔리아먼트 & 펑카델릭의 펑크가 의외로 잘 어울렸다. 비가 엄청 내리던 블러드 오렌지의 공연 때는 마침 홍콩의 명물 중 하나인 레이저 쇼 시간이었는데, 거대한 빌딩에서 빛을 쏘아대는 배경으로 무대에서 우아하게 음악을 연주하며 춤을 추는 광경이 디스토피아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7. 접근성 덕분인지 마실 나오듯이 오가는 사람이 많았다. 홍콩의 숨어 있는 술집을 찾아가봤는데 이 페스티벌의 팔찌를 한 분들이 모여 있었다.
10. 홍콩과 가까운 마카오.
11. 클라켄플랩의 라인업은 평일에 내한 공연으로 오는 경우가 많다. 작년에 시규어 로스, 요라텡고, 2015년의 배틀스와 줄리아 홀터가 그렇게 다녀간 팀. 주중에 도저히 시간이 안 되는 사람에게는 주말 홍콩이 괜찮은 선택이다. 더군다나 헤드라이너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아티스트를 섭외한다. 2016년의 조지 클린턴, 2015년의 시크, 리버틴스 등이 이 페스티벌에서 볼 수 있던 밴드. -노경우(내과의사)

레인웨이_싱가포르GardenBay_Stage_014JANUARY- FEBRUARY(1월 말-2월 초) 레인웨이 페스티벌 싱가포르

1. 유명한 랜드마크 중 하나인 마리나 베이 샌즈와 가든스 바이 더 베이 사이에 있는 더 메도우. 창이 공항에서 3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
2. 매년 9월이나 10월경부터 가장 저렴한 얼리버드 티켓을 판매한다. 3명이나 5명, 7명, 10명 등 같이 갈 친구들과 그룹을 지어서 티켓을 사면 더 싼 번들 티켓 옵션도 매년 다양한 편.
3. 덥다. 아주 덥다. 싱가포르는 1년 내내 최고 기온이 30도 이상인 열대기후이니 더운 여름 날씨에 맞는 가벼운 옷과 선블록, 그리고 작은 접이식 부채 같은 건 필수! 아주 운이 좋다면 오후부터 밤늦게까지 하루 종일 비가 내리지 않을 수도 있지만 스콜같이 한바탕 쏟아지는 비는 한 번 맞을 각오를 하고 오는 게 좋다. 우산은 반입이 절대 안 되지만 비를 맞기 싫다면 입구에서 나눠주는 무료 판초(비옷)을 꼭 챙기자.
4. 매년 에어비앤비나 기타 부티크 호텔과 컬래버레이션해서 티켓과 숙소를 패키지로 판매한다. 싱가포르 중심가 어느 쪽에 숙소를 잡아도 공연장까지는 그리 멀지 않다.
5. 겨울에 열리는 야외 뮤직 페스티벌! 이런 건 드물지 않나? 1, 2월경에 호주, 뉴질랜드 주요 도시와 싱가포르에서 열리는데 북반구 다른 나라들이 꽁꽁 추운 겨울일 때 여름을 즐길 수 있는 이벤트라 특별하고 멋진 것 같다.
6. 테임 임팔라, 쳇 페이커 같은 멋진 호주 뮤지션을 많이 만날 수 있다. 두 뮤지션 다 레인웨이에서 처음 공연을 보고 팬이 되었는데, 단독 콘서트나 헤드라이너로 다시 돌아와 반가웠다.
7. 싱가포르는워낙 다양한 국가에서 온 젊은 엑스팟(expat)이 많은 도시라서 다양한 사람을 많이 만날 수 있다. 가족과 같이 피크닉처럼 공연을 즐기러 온 사람도 적지 않으며, 싱가포르에서 제일 힙한 패셔니스타를 구경하기 좋은 곳.
8. 몇 년 전 M83이 헤드라이너 중 하나로 레인웨이 페스티벌에 온 적이 있는데 보름달이 둥실 뜬 달밤에 울려 퍼지는 Midnight City를 라이브로 들은 그날의 기억은 정말 잊히지 않는다.
9. 술 종류가 비싼 싱가포르에서 헨드릭스 진이나 몽키숄더, 레이카 같은 스폰서가 마련한 부스에서 파는 간단한 칵테일 종류를 $10-12에 마실 수 있으니 여기가 제일 인기가 많다. 아시안 스타일 버거인 포크번은 공연 사이 먹기 간편하고 든든한 메뉴. 날씨가 더우니 아이스크림이나 맥주 가게는 항상 줄이 엄청나게 길다. H&M은 오랜 파트너로, 티켓이 있으면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현장 부스에서는 통통 튀는 색깔의 네일이나 알록달록한 실을 엮어 땋은 머리로 페스티벌 분위기에 맞게 그루밍하기 좋다.
10. 싱가포르에 머물러도 좋지만, 주변 동남아 여러 섬으로 가는 비행기편이 다양하니 멋진 섬에 다녀오는 것도 좋겠다. -이경아 (그래픽 디자이너)

에디터
황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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