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존’에만 슬쩍 색을 입히던 지난날의 방식을 버리고 볼은 물론 관자놀이와 이마에 이르기까지 정해진 형태 없이 손이 가는 대로 바르는 블러셔 메이크업이 트렌드다. 살짝 과하지 않은가 싶지만 꽃이 만발한 봄이기에 가능한 용기다.

캘리포니아 걸
치크의 경계를 두지 않고 광대와 볼을 타고 역삼각형 모양으로 넓게 펼쳐진 벽돌색 치크 메이크업은 요트에서 기분 좋게 살짝 그을린 듯 고급스러운 스킨 톤부터 지금 막 운동을 마치고 나온 듯 건강해 보이는 헬시 페이스까지 자유롭게 넘나든다. 에르뎀은 입술에 바른 누드 톤의 벽돌색 립스틱을 볼에도 툭툭 덧발라 통일감을 줬다면 미쏘니와 블루 마린 쇼에 등장한 모델들은 볼 위에 얹은 벽돌색 블러셔를 이마와 턱에 이르기까지 넓게 터치해 햇볕을 듬뿍 받았을 때의 건강하게 그을린 모습을 표현했다. 하나의 브러시만 사용할 것이 아니라 포인트 부위에 가까울수록 모가 짧고 단단한 브러시를 사용하면 별다른 기술 없이도 자연스럽게 음영감을 준 듯한 치크 메이크업을 완성할 수 있다.

사과 같은 내 얼굴
뭘 해도 피곤해 보인다면 레드 블러셔가 제격이다. 노르스름하고 칙칙한 피부 톤을 중화해 혈색을 찾아주기 때문. 겐조와 샤넬 쇼에 오른 모델들처럼 애플존과 관자놀이, 눈썹뼈까지 과감하게 바르는 것이 트렌드지만 일상에서 활용하기란 쉽지 않다. 불타는 고구마가 아닌, 본연의 홍조가 피어오른 듯 생기 넘치게 표현하고 싶다면 피부 톤에 딱 맞는 레드 블러셔를 찾는 것이 첫 번째다. 노르스름한 피부라면 오렌지 톤이 가미된 레드를, 희고 창백한 피부는 핑크빛이 가미된 레드, 가무잡잡한 피부라면 버건디톤의 레드가 잘 어울린다. 자신에게 꼭 맞는 레드 컬러 블러셔를 찾았다면, 두툼한 치크 브러시로 원을 여러 번 그리면서 펴 발라 자연스러움을 꾀할 것.

핑크 로맨스
핑크가 이번 시즌 얼굴 전체를 가득 물들였다. 핑크는 정말 한 끗 차이로 촌스러워질 수 있어 농도 조절이 관건이다. 귀찮더라도 아주 얇게 여러 번에 걸쳐 차곡차곡 쌓아 올리고 충분히 그러데이션해 투명함을 극대화하는 게 포인트.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무드를 연출하고 싶다면 구찌와 에르마노 설비노 런웨이 속 모델들처럼 아주 옅은 농도로 로지 핑크색을 관자놀이까지 넓게 펴 발라라. 사랑스러운 느낌을 배가하고 싶다면 몬세 쇼처럼 볼 가운데만 집중적으로 포인트를 줄 것. 촉촉하기보다는 파우더리한 질감으로 마무리해야 본연의 피부에서 색이 피어오른 듯 자연스럽게 연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