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베를린, 뉴욕, 그리고 서울까지 4개 도시를 오가며 진행된 특급 프로젝트. 패션 디자이너 박성진, 아티스트 김상우, 아트 디렉터 문규, 타투이스트 노마 등 특별한 재능을 가진 이들을 그들의 도시에서 만났다.

BERLIN – SANG WOO KIM (Painter + Model)
그의 첫 번째 개인전이 열리는 베를린에서 모델이 아닌 아티스트 김상우를 만났다. 런던을 베이스로 활동하는 김상우는 모델로 더 알려져 있지만, 유럽이 주목하는 신인 아티스트다. 어린 나이에도 비상한 행보를 보여주는 그는 베를린에서도 무척이나 바빴다. 첫 개인전을 열었고, 그사이 자신의 아티스트 크루들과 그룹 전시도 가졌으며, 호스트가 되어 클럽에서 파티를 열었다. 본래 화가지만 꽤 다양한 작업을 한다.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그림을 그리고, 편집 작업도 하며, 사진도 찍는다. 화보는 사진가 장덕화의 사진으로 김상우가 직접 아트워크했다. 오롯이 더블유를 위해.

D링 장식이 달린 펑크 감성의 네이비 팬츠는 Louis Vuitton 제품.

D링 장식이 달린 펑크 감성의 네이비 팬츠는 Louis Vuitton 제품.

베를린에서의 그룹 전시를 위해 작업하던 공간. 페인트가 잔뜩 묻은 작업복은 개인 소장품. 슈트와

베를린에서의 그룹 전시를 위해 작업하던 공간. 페인트가 잔뜩 묻은 작업복은 개인 소장품.

서구 사회에 사는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의 혼란을 표현한 일러스트.

서구 사회에 사는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의 혼란을 표현한 일러스트.

의상은 모두 본인 소장품.

의상은 모두 본인 소장품.

-베를린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어떤 전시인지 소개를 부탁한다.
개인전 주제는 문화적 이중성이에요. 서구 사회에서 자란 한국인인 저의 경험을 통해 지금 뜨거운 이슈인 이민과 정체성 등을 다뤘어요. 저처럼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는 1세대, 2세대 이민자들이 제 개인전을 보고 위로받을 수 있었으 좋겠어요.

-런던이 베이스인 걸로 알고 있는데, 베를린에서 첫 전시를 했다.
베를린에 처음 왔을 때 아주 외로운 도시란 인상과 함께 길을 잃은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왜 그런 기분이 드는지 생각해봤죠. 익숙한 런던 생활과 친구들을 떠나서였을 거예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느낌이 달라지는 거예요. 런던에서 저는 복잡하고 정신없는 라이프스타일에 익숙했는데 이 도시와 여기 사람들은 아주 단순하고 여유로운 거죠. 이런 낯선 편안함이 처음에는 제게 불안으로 다가온 모양이에요. 그렇게 평화로운 생활을 즐기고 집중하는 법도 배웠어요. 갈수록 베를린이라는 도시에 매혹되었고, 이곳에서는 의욕도 더 넘치는 것 같아요. 방해하는 요소가 적다 보니 혼자 보내는 시간도 많고 제 작업에 더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아요. 게다가 베를린 아트 신이 요즘 많이 뜨고 있거든요.

-개인전 오프닝 이후 친구들과 그룹 전시도 열었다. 어떤 친구들과 함께 했고, 어떤 취지의 전시였는지 궁금하다.
런던에 있는 친구들이 제 전시회를 보러 왔어요. 갓 졸업한 작가들이지만 여기까지 와서 자신들의 작업도 못 보여주고 그냥 가는 게 아쉬웠죠. 방금 졸업한 친구들, 그리고 아직 공부 중인 친구들, 베를린 바이센제 미술대학의 친구들과 함께 논의했죠. 작가들 간의 대화를 통해 유럽에 긍정적 변화를 일으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모았어요. 두 나라 작가들이 만나는 것만으로도 브렉시트와 트럼프 같은 세계적 상황을 언급할 수도 있겠다 싶은 거죠. 언어 장벽이 없는 대화 말이에요. 그렇게 전시 ‘영국에서 독일까지’가 열렸고, 이 전시는 유럽 곳곳을 순회할 예정이에요. 도시를 옮겨가면서 그 도시의 작가들이 합류해 새로운 아트 커뮤니티를 조성할 계획이고요.

-페인터라고만 생각했는데 사진도 찍고 편집 디자인도 하고 다양한 작업을 하는 모양이다.
제 자신을 작가로 한정하고 싶지 않아요. 저는 페인터이지만 자주 이동하기 때문에 어떤 한계가 있어요. 비행기에 캔버스를 들고 탈 순 없으니까요. 이번 개인전에 전시했듯 사진도 많이 찍어요. 우리의 감각은 시간을 느끼고 공간을 보지만 사진은 그 반대를 해요. 사진의 매력은 시간을 보고 공간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는 거예요. 미국 더블유 매거진과 컬래버레이션해 ‘Do you remember that time?’이라는 독립 잡지도 발행했어요. 이 잡지에는 저와 친구들(Rianne,Van Rompaey, Pauline Hameline, Kiki Willems and SooJoo Park)의 에피소드를 담았어요. 포토 다이어리 느낌으로 우리의 가장 꾸밈없는 모습을 담았죠. 제 사진은 다큐멘터리적이고, 자연스럽고, 솔직해요. 이 에피소드는 모두 Wmag.com에서 볼 수 있어요.

-국내에는 모델로 더 알려져 있다.지금 하는 일에 우선순위가 있을까?
저는 예술 작업과 모델 일을 정확히 구분하려고 해요. 작가이니만큼 제 생활에 무심해질 수가 없고, 좋든 싫든 패션은 제 생활의 일부니까요. 그러나 제가 항상 하는 말은, 작가가 카페에서 일한다 해도 그들은 자기 자신을 바리스타가 아닌 작가라고 소개하겠죠. 저와 패션의 관계도 이와 아주 비슷해요. 저는 작가일 때 작가이고 모델 일을 할 때는 모델이에요. 50퍼센트는 작가이고 50퍼센트는 모델이라고 할 수 없어요. 사진을 찍고 모델 일을 할 땐 100퍼센트 모델이지만 평소에는 100퍼센트 작가예요. 모델 일보다 훨씬 오랫동안 작가 생활을 해왔기 때문이죠.

-2017년 도전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한국에서 전시하고 싶어요. 사람들에게 제가 누구인지 알리고 싶어요.

D링 장식이 달린 펑크 감성의 네이비 팬츠는 Louis Vuitton 제품. 비니와 베스트는 본인 소장품.

D링 장식이 달린 펑크 감성의 네이비 팬츠는 Louis Vuitton 제품. 비니와 베스트는 본인 소장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