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형식이 아니라 강한 상대끼리 붙어 더 센 것을 만들어낸 톡톡 튀는 두 브랜드의 만남. 브랜드 골프왕을 전개하는 미국의 크리에이터 집단이자 힙합 크루 오드퓨처(Odd Future, OFWGKTA)비욘드 클로젯이 협업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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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Korea> 비욘드 클로젯과 오드퓨처, 다소 의외의 만남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어떻게 성사된 것인지 궁금하다.

고태용 몇 년 전, 미카(MIKA)라는 뮤지션과 인연이 닿았고, 오드퓨처라는 그룹과 그곳의 수장인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Tyler, The Creator)를 소개받았다. 그들의 브랜드를 보고 우리와 교차점이 있다고 생각했다.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망설이지 않고 늘 먼저 움직이는 편이라 오드퓨처의 도넛 로고 안에 비욘드 클로젯의 강아지를 넣는 등 그라피티를 만들어 그들에게 협업을 제안했다. 중간에 매니지먼트 팀을 통해 타일러에게 연락했고, 한국 라이선스 팀이 또 있어서 소개를 받아 그쪽에도 연락했다.

과정이 생각보다 꽤나 복잡한 것 같다.
그렇다. 라이선스와 이야기하지 않으면 진행을 할 수가 없다. 반대로 라이선스하고만 얘기하면 그들의 로고나 그래픽, 예를 들면 도넛의 AI 파일만 받아서 쓰는 것밖에 허용이 안 된다. 하지만 그런 작업은 별로 의미가 없다. 브랜드 혹은 아티스트와 직접 이야기해서 협의가 되면 협업 그래픽을 만들 수 있다.

오드퓨처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마니아 층이 두텁다. 평소 스트리트 패션이나 브랜드에 관심이 많았나?
관심은 있지만 깊이 안다고 할 수는 없다. 사실 비욘드 클로젯이 스트리트 브랜드와 협업을 한다고 하면 오리지낼리티를 좋아하는 사람은 부정적으로 볼지도 모른다. 나는 호기심이 많아 보여지고 느껴지는 것에 유연하게 접근을 하는 편이다. 그런 면에서 스트리트 신은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히스토리는 잘 모르지만 많이 구매하고 즐겨 입곤 한다. 협업 전, 내가 생각하는 골프왕(오드퓨처의 브랜드)은 단순히 컬러풀하면서 도넛 패턴을 사용하는 브랜드 정도였다.

스트리트 패션을 좋아하는 사람은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나 문화적 요소를 중요시하는데. 비욘드 클로젯은 그런 기준에 의하면 어떤 브랜드라고 얘기할 수 있을까?
비욘드 클로젯 역시 나름의 역사와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스트리트 브랜드를 사랑하는 친구들의 생각과 부합할 거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비욘드 클로젯은 프레피 룩과 아메리칸 클래식을 기본으로 만든 브랜드다. 다양한 라인으로 전개하고 있지만 간단하게 두 개의 레이블로 정리가 된다. 컬렉션과 캠페인 레이블. 컬렉션은 내가 하고 싶은, 입고 싶은 옷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 취향이 반영되는데, 이를 대중에게 적극 제안하는 이기적인 레이블이다. 캠페인은 좀 더 상업적인 레이블이고.

고태용은 굉장히 상업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디자이너 중 하나다. 그런 디자이너가 보기에 스트리트 브랜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조금은 유별난 마인드가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궁금하다.
다르지만 충분히 존중할 수 있다. 다르다는 게 틀린 게 아니라는 걸 명확히 알고 있다. 100프로 이해는 못하겠지만 나는 그들의 그런 문화가 좋다. 슈프림을 좋아하는 사람 중에 히스토리를 알아서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처럼 우연히 알게 되어서 단순하게 좋아하는 사람들의 영역도 커졌다고 생각한다.

이번 협업을 하면서 어떤 방식으로 접근했나?
처음에는 오드퓨처의 본질을 연구하고 진지하게 접근하려 생각했지만, 결국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오드퓨처를 다시 한번 반죽하는 작업을 하는 것이 더 나답지 않을까 생각했다.

제품만 나오는 게 아쉽다. 오드퓨처는 브랜드이지만 크리에이터 집단이라 어떤 특별한 이벤트가 없나 했다.
사실 해가 아주 쨍쨍한 그런 시기에 오픈하고 싶었다. 이런저런 이벤트도 준비하고 싶었지만 시간상 여건이 안 됐다. 여름 시즌도 있으니 그땐 더 재미있게 해보고 싶다.

곧 서울패션위크가 열린다. 더블유 독자들에게 살짝 귀띔해줄 만한 것이 있을까?
비욘드 클로젯이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사실 10월에 기념할 만한 행사가 많다. 아카이브 전시나 10주년 컬렉션, 도네이션 캠페인 등을 준비하고 있다. 3월은 10주년의 첫 번째 챕터다. 패션위크 마지막 날 마지막 쇼로 피날레를 장식한다. 10년 전 어린 나이에 비욘드 클로젯을 만들면서 완벽한 소년의 룩을 만들고 싶었다. 이번엔 다시 비욘드 클로젯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10년 동안 성장한 소년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현대자동차와 함께하는 번외 쇼도 있으니 많이 기대해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