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or Me Beautif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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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이 지나도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따사롭고 상큼한 봄날의 색상들이 대거 귀환했다. 선과 면, 그리고 색의 농담이 자유자재로 펼쳐진 백스테이지 그곳에.

BYBLOS

SALVATORE FERRAGAMO

SALVATORE FERRAGAMO

MAX MARA

SALVATORE FERRAGAMO

THOM BROWNE

VICTORIA BECKHAM

MAX MARA

EMILIO PUCCI

HIDER ACKERMANN

KENZO

MAURIZIO PECORARO

MARY KATRANTZOU

KENZO

팝아트의 향연
어느 순간 희미해진, 마치 팝아트에서 영감을 받은 듯한 눈이 시릴 듯 비비드한 색상이 이번 시즌에는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60년대의 팝아트나 80년대의 디스코, 혹은 클럽을 연상시키는 색감, 잡색이라고는 돌지 않는 순도 높은 색상이 눈길을 사로잡은 것. 하지만 무엇보다 이 색상들이 세련되게 느껴지는 이유는 비비드한 컬러 해석의 교본 같은 ‘선’을 벗어났기 때문이다. 이런 색상이 이번 시즌 얼굴을 지배하는 형식은 바로 ‘면’이다. 채도 높은 레드 컬러가 양볼과 관자놀이를 물들인 겐조 컬렉션이나 그린과 옐로 컬러가 눈두덩을 대담하게 가로지른 에밀리오 푸치와 베르수스 컬렉션을 보는 순간 바로 알아차렸을 거다. 정교함보다는 손이 가는 방향대로 자유롭게 발라 모던함을 더하는 것이 포인트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린 데스노이어는 “컬러 악센트가 얼굴에 생기 넘치는 에너지를 불어넣어주죠. 기존의 ‘예쁨’을 깬 한층 업그레이드된 표현 방식이에요”라고 말한다. 톡톡 튀는 컬러를 듬뿍 묻힌 브러시로 눈두덩을 대충 툭툭 두드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혹은 살바토레 페라가모나 하이더 애커만 컬렉션의 모델들처럼 붓으로 한 번에 그려낸 듯 날렵한 라인이나 마리 카트란주의 모델들처럼 오렌지와 푸크시아 핑크를 입술에 바르는 것으로 승부하는 방법도 있다.

1. VDL 엑스퍼트 컬러 아이북 모노 M(402호) 폭신하니 부드럽게 발리면서 보이는 그대로 발색된다. 2.4g, 1만5천원.

2. Make Up For Ever 아티스트 아크릴 립(300호) 입술은 물론 양 볼에 사용해도 좋을 만큼 잘 펴 발린다. 7ml, 3만1천원대.

3. MAC 립스틱(인투 더 매드니스) 대담한 형광빛 그린 컬러의 립스틱. 3g, 3만원대.

4. Tom Ford Beauty 셰이드 앤 일루미네이트 립스(포제션) 촉촉하지만 마무리는 매트한 진홍색 립 컬러 듀오. 3.6g, 6만9천원.

5. Bandi 울트라폴리쉬(비키니 그린) 젤 네일처럼 발색과 지속력이 뛰어난 네일 컬러. 14ml, 2만5천원.

6. JungSaemMool Beauty 리파이닝 아이섀도우 트리플(쏘 프렌치 쟈스민) 바닐라 열매 오일이 담겨 뭉침 없이 발리면서 자연스러운 광택감을 더한다. 3g×1g×4.5g, 3만2천원. 2만1천원.


JACQUEMUS

ERDEM

JEREMY SCOTT

CHANEL

NINA RICCI

ANN DEMEULEMEESTER

ANNA SUI

TOGA

CHALAYAN

ANNA SUI

MARC JACOBS

VIVIENNE WESTWOOD

MONCLER GAMME ROUGE

RODARTE

파스텔의 낭만
순도 높은 컬러의 귀환은 봄의 전령인 파스텔에도 영향을 미쳤다. 핑크와 코럴 일색이던 파스텔 팔레트에 좀 더 다양한 색감이 배치된 것이다. 니나리치 컬렉션의 모델들처럼 전에는 보기 힘들었던 연두와 라일락 파스텔 컬러는 마치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 부드럽게 퍼지는 색감이 일품이다. 핑크와 코럴 역시 변화를 모색했는데, 델 포조와 폴 스미스 컬렉션을 보자. 마치 우유를 한 방울 떨어뜨린 듯한 파스텔의 농담이 청초하기 그지없다. 폴 스미스의 백스테이지를 책임진 메이크업 아티스트 페트로 페트로힐러스는 “눈 위의 파스텔 핑크는 얼굴을 더욱 생기 있고 어려 보이게 만들어주죠. 마스카라를 생략해야 마치 피부와 이어진 듯 자연스럽게 물들어 보인답니다”라고 귀띔했다. 파스텔 색감의 진부함을 상쇄하고 좀 더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또 하나의 요소는 질감이다. 오일로 윤기를 더하거나 마크 제이콥스 컬렉션처럼 약간의 글리터를 더하는 거다. 여기서 놓쳐서는 안 될 점이 있다. 컬러가 제대로 표현되려면 캔버스가 깨끗해야 하니 피부 표현에도 공을 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피터 필립스는 “파운데이션이 피부 위에서 잘 머물 수 있도록 프라이머를 바르세요. 리퀴드 타입의 핑크 베이지 톤 코렉터를 눈두덩에 발라 눈가에 약간의 붉은 기를 가미하고 관자놀이에 핑크를 더해 컬러가 주는 화사함이 더욱 살아나도록 만드세요”라고 조언한다.

1. Shu Uemura 글로우 온(M225) 투명한 듯 얇게 발려 은은하게 화사함을 더해준다. 4g, 3만7천원대.

2. Nars 듀오 아이섀도우(샤레이드) 눈매를 서정적으로 물들여줄 톤 다운된 핑크와 라일락 보라빛 섀도가 담겼다. 4g, 4만9천원.

3. Hera 매직 스타터(02호) 노랗고 칙칙한 피부 톤을 보정해준다. 35ml, 4만7천원.

4. Dior 디올 베르니(100호) 파스텔 그린 컬러가 소녀 감성을 물씬 풍겨준다. 10ml, 3만3천원대.

5. Yves Saint Laurent Beauty 페이스 팔레트 더 스트리트 앤 아이 덧바를수록 투명한 살굿빛 오렌지 컬러가 투명하게 살아난다. 9g, 7만9천원.

6. Shiseido 쉬머링 크림 아이컬러(모슬린) 쌍꺼풀 라인에 끼거나 번지는 일도 없다. 6g, 3만원.

7. Laura Mercier 아이 컬러 (하이퍼 틸) 미세한 입자로로 가루 날림 없이 곱게 발리고 밀착력도 좋다. 2.6g, 3만5천원.

에디터
송시은
PHOTOS
JASON LLOYD-EVANS, JAMES COCHRANE (런웨이) / PARK JONG WON(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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