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세련된 브랜드들은 늘 소통의 방식을 고민한다. 이러한 그들을 사로잡은 건 바로 아트와 패션의 뜨거운 소통이 벌어지는 12월의 마이애미. 바로 세계 최대의 아트페어인 ‘마이애미 아트 바젤(Miami Art Basel)’과 ‘디자인 마이애미(Design Miami)’가 열린 겨울의 마이애미였다. 그 현장을 빛낸 주인공들의 더없이 감각적인 패션&아트 신을 만끽해보시길!

크리스티나 첼레스티노가 디자인한 최초의 이동식 펜디 VIP 룸. ‘행복한 방’으로 일컬어진 이 공간에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담긴 퍼 장식 소파와 퍼 인레이에서 영감을 받은 그래픽 모티프의 커피 테이블 등이 놓였다.

크리스티나 첼레스티노가 디자인한 최초의 이동식 펜디 VIP 룸. ‘행복한 방’으로 일컬어진 이 공간에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담긴 퍼 장식 소파와 퍼 인레이에서 영감을 받은 그래픽 모티프의 커피 테이블 등이 놓였다.

우아한 행복을 위하여
펜디(Fendi)는 올해로 7번째 디자인 마이애미 프로젝트를 펼쳤다. 협업의 주인공은 바로 이탈리아의 젊은 건축가이자 디자이너로도 활동하는 크리스티나 첼레스티노로, 그가 디자인 마이애미 부스에서 선보인 ‘The Happy Room’은 최초의 이동식 펜디 VIP 룸이다. ‘행복한 방’으로 명명된 VIP 룸은 친근하고도 격조 높은 경험을 안겨주는 공간으로 고아하고도 기능적인 가구 컬렉션엔 펜디를 상징하는 요소가 차용되었다. 로마에 자리한 펜디 본사 특유의 아치 형태를 모티프로 만든 탁자, 펜디의 모피 공방에서 제작한 잿빛 폭스 퍼를 테두리에 두른 소파와 안락의자가 그 예. 모피 패널 장식의 큰 거울 칸막이 역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한 요소였다. 이러한 신선한 접근에 간결한 양감과 온화한 컬러 팔레트를 지닌 아르데코풍 화장대와 벨벳 커튼, 유리 꽃병 등이 곁들여져 우아한 여인의 방을 구현했다.

끝없는 여행의 예술
루이 비통(Louis Vuitton)이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는 ‘오브제 노마드(Objects Nomades)’는 브랜드의 철학인 ‘여행의 예술’을 당대 최고의 디자이너들과 함께 재해석한 컬렉션이다. 루이 비통이 과거에 특별 제작한 트렁크들, 즉 침대나 옷장 역할을 한 베드 트렁크나 워드로브 트렁크 등 아이코닉한 제품에 대한 오마주에 현대적 감각을 더해 완성한 가구 컬렉션이다. 이번 2016 디자인 마이애미를 통해 선보인 오브제 노마드는 한층 더 풍성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그중 단연 압도적인 관심을 끈 주인공은 유명 아티스트인 도쿠진 요시오카의 ‘Blossom Stool’과 캄파냐 형제의 ‘Fur Cocoon’이었다. 올해 최초로 공개된 블로섬 스툴은 루이 비통의 모노그램 패턴 플라워에서 영감을 받아 조형적인 네 개의 꽃잎 형태로 완성했다. 나무와 가죽 소재를 사용한 데 이어, 메탈을 이용한 특별한 에디션은 황동 소재가 주는 고급스러움으로 실용적인 럭셔리를 표방한다. 한편 캄파냐 형제의 퍼 코쿤에는 기존의 가죽 대신 검정 양모가 사용되어 부드러운 촉감과 동시에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전한다. 이 외에도 마르셀 반더스의 라운지 체어를 비롯해 루이 비통 니트에서 영감을 받은 해먹과 태양열로 밝히는 램프 등 세계적인 디자이너의 손길이 닿은 총 18개의 아이템이 등장했다.

시간을 뛰어넘어 새롭게
90년대의 아이코닉 슈즈인 EQT를 새로운 컬러로 선보인 아디다스 오리지널스(Adidas Originals)가 마이애미 아트 바젤 기간 벌인 이벤트는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아티스트 벤 존스의 오리지널 비디오 아트 프로젝트와 푸샤 T의 스페셜 뮤직 퍼포먼스, 나아가 모델이자 사회 운동가이기도 한 애드와 아보아와의 토크 타임인 #TLKS까지…. 12월 1일, 마이애미 마린 스타디움에선 90년대에 유년기를 보낸 아티스트 벤 존스의 아트 프로젝션 설치 작품인 ‘Video 90’이 공개되어 당시의 문화를 함축적으로 보여주었다. 오리지널 그린 색상의 EQT가 진화와 미래를 상징하는 터보 레드 색상의 ‘EQT Support 93/17’로 재탄생한 비디오 아트에 푸샤 T의 뮤직 퍼포먼스까지 더해져 뜨거운 팝 콘서트 현장을 방불케 했다. 또 글로벌 토크 시리즈에선 ‘창의성과 문화의 영향력’을 주제로 벤을 비롯해 푸샤 T와 애드와 아보아가 열띤 대화의 장을 열었다. 아디다스 오리지널스는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대화의 순간을 현장 생중계했으며, 동시에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참여하는 모든 이들이 챗봇(Chatbot)과 실시간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참, 이벤트 전날에는 마이애미 거리 곳곳에서 ‘EQT Support ADV’ 스니커즈의 리미티드 에디션 1천 켤레를 나눠주는 행사를 진행해 열띤 호응을 얻기도. 그야말로 아트와 디자인, 음악, 그리고 스트리트의 경계를 넘나든 신나는 소통의 장이었다.

예술을 위한 순간
로에베(Loewe)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조너선 앤더슨이 아트에 조예가 깊다는 건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 지난해에 이어 로에베는 그의 지휘 아래 마이애미 아트 바젤을 기념하는 특별 전시인 <Chance Encounters Ⅱ>를 열었다. 11월 29일 오프닝을 통해 아일랜드 출신의 화가 윌리엄 매키언의 그림과 영국의 도예가 존 워드의 도자기를 선보였다. 그중 잔잔함과 동시에 강렬함을 지닌 윌리엄 매키언의 유화와 수채화 15점은 그가 직접 디자인한 뻐꾸기 프린트의 오렌지색 벽지 위에 전시되어 시선을 끌었다. 그리고 지난해 루시 리에의 도자기 전시를 통해 공예에 대한 관심을 보여준 조너선 앤더슨은 이번에도 도예가 존 워드를 선정해 그의 40개 작품을 스토어 안에 설치했다. 점토를 이용해 손으로 직접 빚는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는 작가의 주변과 소통할 수 있는 도자기를 엿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내년 3월 31일까지 로에베 스토어에서 지속될 예정.

견고한 소재와 모던한 구조가 돋보이는 생로랑의 마이애미 디자인 디스트릭트 스토어 내부.

견고한 소재와 모던한 구조가 돋보이는 생로랑의 마이애미 디자인 디스트릭트 스토어 내부.

모던한 시대 정신
공간의 예술을 부르짖는 마이애미 아트 바젤 기간에 또 하나의 이슈가 더해졌다. 마이애미의 디자인 디스트릭트 지형도를 바꿀 생로랑(Saint Laurent)의 새로운 플래그십 스토어가 오픈하며 이벤트를 벌인 것. 기존의 이브 생 로랑이 아닌 생로랑이라는 간판을 내건 최초의 스토어로서도 그 의미를가 남다른 이곳은 20세기 초반의 프랑스 모더니즘 운동에서 영감을 받은 현대적 디자인 콘셉트가 눈길을 끈다. 계단과 벽은 흑백의 대리석 소재로 이뤄졌으며, 윤기 나는 황동과 투명한 유리 소재의 구조물, 가죽과 니켈을 입힌 황동 의자가 견고하게 어우러졌다. 나아가 절제된 우아함이 깃든 동시에 브랜드의 심미적인 캐릭터를 강화한 새로운 공간은 브랜드의 비전을 명쾌히 투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