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하지만 젊은 활기와 열정이 넘치는 도심, 그리고 여유와 낭만이 넘쳐나는 평화로운 휴양지. 손꼽아 기다려온 연말 휴가, 당신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트렌디함은 물론이고 실용성 지수까지 높인 2017 리조트 컬렉션을 참고해 겨울 끝의 바캉스 계획을 세워봐도 좋겠다.

1-2 re길 위의 에너지
휴양지가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생동감 넘치는 도심으로 발길을 옮긴다. 시끌벅적한 서울 한복판도, 화려한 공연장도, 자유로운 힙스터들이 넘쳐나는 해외의 랜드마크도 좋다. 디자이너들도 여기에 동참했다. 이번 리조트 컬렉션에는 ‘크루즈 룩’이라는 범주를 넘어서 보다 일상적이고 익숙한 스타일이 혼재한다. 지금 가장 뜨거운 트렌드이자 내년까지 계속될 스트리트 스타일의 영향력이 도심형 리조트 룩을 견인하고 있으니 말이다.

일상으로의 초대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 허락된 리조트 컬렉션의 기류에는 티셔츠, 스웨트셔츠, 트랙 팬츠, 파자마가 한몫했다.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로퍼 열풍을 잇는 아이템으로 구찌 로고 프린트 티셔츠와 후디를 점찍었다. 지극히 현실적인 요소와 환상 동화 같은 장식적이고 비현실적인 요소가 줄지어 등장한 구찌 리조트 컬렉션을 통해 일상적이지만 몰개성이 아닌, 독특함 넘치는 스타일링을 제안했다. 소녀 클럽의 파자마 파티가 떠오르게 하는 미우미우 역시 그래픽 프린트 티셔츠와 풍부한 색채의 체크무늬, 편안하기 그지없어 보이는 통 넓은 파자마 스타일 팬츠로 경쾌하고 명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스포티즘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지지 하디드, 켄들 제너, 리한나의 운동복 스타일이 하이패션에까지 영향을 뻗친 증거가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는 것. 펜디, 지방시, 토리버치, 포츠 1961 등은 줄무늬나 로고를 곁들여 보다 미니멀하고 도시적이며, 매니시한 멋까지 느껴지는 트랙 팬츠를 제안했다. 그런 한편 트랙 팬츠에 주름 장식 블라우스를 매치한 발렌시아가, 러플 장식과 실크 소재를 스포티즘에 접목한 루이 비통은 여기에 여성스러움이라는 부드러운 터치를 가미한 경우. 줄무늬, 커다란 로고 패턴 등으로 솔직하게 스포티 무드를 해석한 베르사체, MSGM 컬렉션 역시 참고할 만하다.

도심 속 스웨그
반항적인 90년대 레이브 스타일, 펑크 문화에 기인한 체크무늬, 강렬하고 거친 동물 프린트까지! 이번 리조트 컬렉션에선 얌전하고 소극적인 애티튜드는 벗어던진, 스웨그 넘치는 열정적인 움직임이 목격된다. 일종의 일탈이라고나 할까? 특히 지방시의 리카르도 티시와 마크 제이콥스는 스트리트 특유의 예측 불허적 특징을 십분 활용했다. 큼직한 글씨가 새겨진 니트 웨어에 비니, 마스크, 타이츠, 플랫폼 레이스업 부츠로 무장한 지방시 컬렉션의 모델들은 범접할 수 없는 스쿼드처럼 느껴질 정도다. 사이키델릭한 분홍빛이 감돈 마크 제이콥스의 런웨이에는 눈에서 광선을 내뿜는 고양이 프린트 티셔츠는 물론이고 마크의 예전 루이 비통 그라피티 컬렉션이 연상되는 색과 레오퍼드 프린트, 얼룩무늬, 스케이트보드의 상징인 흑백의 격자무늬 패턴, 거친 풍미를 집대성한 가죽 재킷이 총출동했다. 결론은 이렇다. 도심 속의 완벽한 홀리데이를 위해선 평범과 비범, 일상과 일탈을 적절히 믹스 매치해야 한다는 것!

3-4한적한 보드워크
우쿠렐레 소리, 활짝 핀 히비스커스, 모래의 촉감…. 상상만 해도 2016년의 스트레스가 날아버리는 것 같은 한 겨울의 완벽한 바캉스! 쿠바에서 크루즈 컬렉션을 선보인 샤넬,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장관을 배경으로 쇼를 펼친 루이 비통은 이국적인 해변의 바캉스를 꿈꾸는 우리의 로망을 대변한다. 리조트 컬렉션 속 낙천적인 색감과 프린트 룩은 태양과 파도, 야자수가 있는 곳이라면 당장 떠나라고 종용한다.

파라다이스를 꿈꾸며
샤넬 쿠바 컬렉션은 빈티지 자동차가 줄지어 선 포토월부터 피날레까지 하나의 축제와도 같았다. 이러한 낭만과 행복은 리조트 컬렉션의 색에서 가감 없이 드러난다. 노랑, 빨강, 파랑, 분홍, 초록 등 저마다 자연 일부분의 모습을 닮은 모습이니 말이다. 여유 있는 실루엣의 롱 드레스, 가벼운 시스루, 레이스 소재를 앞세운 채 파라다이스로 향하는 낙관적인 무드로 가득하다. 발맹은 뜨거운 아프리카의 사막 리조트에서 보내는 윤기 나게 섹시한 바캉스를 그렸다. 형광색에 가까운 강렬한 의상은 섬세한 크래프트맨십이 돋보이는 크로셰로 만들어져 럭셔리한 무드를 발산한다. 크로셰는 에스닉한 모티프를 입고 이번 리조트 컬렉션에서 가장 활약한 아이템. 자수 장식, 토속적인 액세서리를 함께 매치한 발렌티노, 풍성하고 모던한 볼륨을 접목한 사카이, 언제나처럼 유머러스한 방식을 택한 모스키노 등 크로셰의 접목과 해석도 다채롭다. 수영복은 드물게 등 장하지만 프린트 드레스가 대거 등장했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실용성에 초점을 맞춘 리조트 컬렉션이니만큼 휴양지에서뿐만 아니라 내년 봄, 여름까지 활용할 수 있을 것!

여성스러운 모든 것
휴양지풍 리조트 트렌드에선 각각의 디테일이 만들어내는 스타일에 주목해야 한다. 디자이너들은 완벽한 크루즈 여행을 위해 화려한 색의 열대 식물과 이국적인 새 모티프, 야자수 나무 프린트는 물론이고 입체적인 꽃 아플리케까지 총동원했다. 그리고 이들을 적절히 매치함으로써, 여성스러운 로맨티시즘을 극대화한다. 크리스토퍼 케인 런웨이에선 실사 프린트를 한 꽃잎 모양 그대로 몸에 둘러입은 듯한 몽환적인 드레스도 등장했을 정도다. 디올알렉산더 매퀸에서는 크고 작은 꽃무늬를 패치워크처럼 복잡하게 섞어 입체적인 효과까지 더했는데, 펜디, 끌로에, 델포조, 엘러리에선 풍요로운 휴식을 상징하듯 날개를 펼친 커다란 러플 장식으로 로맨틱 무드에 동참했다. 마지막으로 꼭 챙겨야 할 액세서리를 꼽는다면 바로 장식적인 슬리퍼! 초록, 분홍 색의 체인 장식 샤넬 슬리퍼와 브라질의 삼바 댄서가 떠오르는 화려한 깃털, 보석 장식 미우미우 슬리퍼는 이번 리조트 컬렉션의 ‘잇’ 아이템으로 꼽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