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보다가 | 더블유 코리아 (W Korea)

사진을 보다가

2016-11-24T15:51:08+00:002016.11.28|FASHION, FEATURE, 뉴스, 피플|

서울과 술을 사랑하는 랙앤본의 디자이너 마커스 웨인라이트(Marcus Wainwright)가  비이커 론칭 4주년을 맞아 다시 한국을 찾았다. 도착해서 가장 가고 싶은 곳이 라이카 스토어라고 했고, 카메라를 구경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에게 사진은 어떤 의미일까.

<W Korea>만나서 반갑다. 한국이 처음은 아니라고 들었다.
Marcus Wainwright 원래 한국에 자주 온다. 요 몇 년 사이 못 오긴 했지만 서울을 아주 좋아한다. 음식도 맛있고 사람들도 재밌고, 술도 많이 마신다. 조금 과도하게 마시긴 하지만(웃음). 오늘 밤엔 비이커에서 파티가 있고 내일 다시 돌아간다.

오늘 가지고 온 이 라이카는 무엇인가?
이건 사파리 에디션이고 색이 아주 마음에 들어 구입했다. 다른 카메라들과 내부는 거의 비슷한데, 예전부터 녹색이 가지고 싶었다. 그래서 몇 년 만에 이 색이 출시됐을 때 바로 구입한 거다.

라이카의 어떤 점이 당신을 매혹시켰나?
이 브랜드의 심플하고 순수한 아이디어를 좋아한다. 처음 출시된 후로 50년 동안 디자인이 거의 바뀌지 않았다. 렌즈는 아주 비싸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

지금 SNS를 통해 선보이는 새로운 디지털 포토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이번 포토 프로젝트는 아주 자유로운 방식의, 사진 그 자체에 대한 찬사다. 나는 사진을 잘 찍지는 못하지만 사진을 정말 사랑한다. 우리는 최근 몇 년 동안 사진이라는 매체를 가지고 많은 일을 해왔고, 이번 기회를 통해 모델들은 자기가 입고 싶은 옷을 입고, 장소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인물을 선택하는 기준이 있나?
그런 건 딱히 없다. 랙앤본의 철학을 본질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랙앤본 가이를 찾았다고 할까. 마크 해밀(Mark Hamil)부터 존 터투로(John Turturro), 래퍼 위즈 칼리파(Wiz Khalifa)와 같은.

당신에게 사진은 어떤 의미인가?
사진은 어렵다. 사진이라는 매체는 아주 순수한 자기 자신의 예술적인 표현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디지털 사진은 사진의 이미지와 형상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을 멈추게 만들었다. 사진을 일회용으로 바꾸어놓았다는 뜻이다. 내가 필름 사진을 좋아하는 이유는 생각하는 과정을 느리게 바꿔주기 때문이다. 이미지에 대해서 정말 고민하게 되고, 내가 보고 있는 것들을 카메라에 담으려고 노력하게 된다.

아주 다양한 분야의 브랜드와 협업을 해왔는데, 당신에게 협업은 무엇인가?
컬래버레이션이란 평소에 존경해온 사람들과 일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없는 기술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과 말이다. 전혀 다른 두 개의 생각들, 아주 다른 배경이 만나 아주 멋진 아이디어들이 나온다. 지금까지 다양한 협업을 진행해왔고, 라이카와도 하고 싶다. 오늘 파티에 비이커 론칭 4주년 기념으로 만든 ‘비이커X랙앤본’ 컬렉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캡슐 컬렉션에 대해 소개해달라.
늘 그랬듯 멋진 옷을 만들려고 했다. 우리가 만드는 옷들은 일반적인 랙앤본의 철학을 담은 것이다. 높은 품질, 장인 정신 등 우리 브랜드의 고객이 입었을 때 만족하고 좋아할 만한 것들 말이다.

최근에는 향수 라인도 론칭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패션 브랜드가 향수를 론칭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 향수는 우리에게 새로운 분야인데, 질 좋은 재료를 구하고 만드는 과정을 잘 이해하는 게 어려웠다. 아주 재능 있고 경험이 많은 사람들과 8가지 종류의 유니섹스 향수 컬렉션을 만들었다. 이 향수를 표현한 이미지는 내가 직접 라이카로 찍었다. 이렇게까지 말했으니 라이카에서 할인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웃음).

랙앤본 향수만의 특별한 것이 있나?
아주 순수하다는 것. 8개의 향수 중 7개는 로즈, 향, 우드 같은 성분을 중심으로 한 베이스 노트에 살짝 반전을 더했다. 이건 랙앤본이 가장 잘하는 것 이기도 하다. 8번째 향수 ‘Oddity’는 이것들과 무관하게 표현했다. 어느 한 가지 향을 기반으로 만든 게 아니기 때문에 다른 향수병과는 모양도 다르게 구성했다.

또 시도해보고 싶은 분야가 있나?
사필로와 라이선스 아이웨어를 선보일 계획이다. 또 다른 유서 깊은 프랑스 아이웨어 브랜드와도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리고 디지털에서 기반을 구축하고 매장 콘셉트를 만들어가는 데 집중하고 있다. 디지털도 중요하지만 고객들이 매장에서 직접 느끼는 아날로그적인 경험도 중요하니까.

이번 시즌 포토 프로젝트를 비롯해 D.I.Y. 프로젝트와 패션 필름, 캠페인 등의 흥미로운 작업을 잘 보고 있다. 디지털 콘텐츠를 어떤 방식으로 기획하고, 접근하는지 궁금하다.
우리 마케팅 디렉터에게 물어봐야 할 것 같은데? (웃음) 나는 사실 소셜미디어를 거의 안 한다.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되니까. 핸드폰을 통해서 세상을 경험하는 것보다 직접 경험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 하지만 어제 사진 하나를 올렸는데 인기가 높아서 약간 뿌듯하긴 하더라. 우리는 그저 좋은 사진이라고 생각 되는 것을 올린다. 인스타그램은 아주 흥미로운 현상 중 하나다. 다만 자신에 대해서 조금 더 진실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엄청난 팔로어를 가진 사람을 이용하거나 그저 ‘좋아요’를 많이 받기 위해 사진을 올리는 유혹으로 빠져들기 쉬우니까. 어쨌든 소셜미디어는 브랜드의 철학을 아주 잘 표현할 수 있는 하나의 매체이기 때문에 저마다 기준을 세우고 접근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