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WORLD | 더블유 코리아 (W Korea)

K-POP WORLD

2016-12-09T10:39:07+00:002016.11.23|FASHION, 화보|

2016년 현재 이들의 초상이 한국 문화의 한 장면을 구성한다. 더블유매거진닷컴과 더블유코리아가 함께 만난 서울 사람들.

캐스퍼강, 권바다, 유아인, 차혜영, 김재훈, 권철화 등 총 여섯 명의 스튜디오 콘크리트 크루가 입은 스웨트 셔츠와 스웨트 팬츠는 모두 CCRT Aerospace 제품.

캐스퍼강, 권바다, 유아인, 차혜영, 김재훈, 권철화 등 총 여섯 명의 스튜디오 콘크리트 크루가 입은 스웨트 셔츠와 스웨트 팬츠는 모두 CCRT Aerospace 제품.

스튜디오 콘크리트
배우, 사진 작가, 아티스트, 편집 숍 디렉터. 취향과 관심사가 통하고 현실 인식과 세계관이 닮은 80년대 중후반 생 친구들은 종종 모여서 함께 놀고 술을 마시고 토론을 했다. 자신들이 처한 시대의 현실에 대해, 젊음의 쓸모와 예술의 역할에 대해. “너희들이 잘할 수 있는 걸로 의미 있는 일도 하고 돈도 벌지 않을래?” 유아인의 저돌적인 제안과 실행력은 이 몽상가들이 함께 꾸던 꿈을 현실로 옮겨놓았다. 공동 대표 차혜영이 퍼즐 조각을 맞추듯 차근차근 구상을 현실화했으며, 김재훈, 권철화, 권바다, 캐스퍼강 같은 친구들은 자연스럽게 팀의 일원이 되었다. 크리에이터들의 창작 집단이자 아티스트 에이전시, 갤러리이기도 한 스튜디오 콘크리트는 이렇게 출발했다. 패션 브랜드 ‘노앙’과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한 수익금 사회 환원, 캡슐 컬렉션 ‘1 to 10’ 시리즈, ‘톰페이퍼’ 편집이나 럭키슈에뜨 캠페인 같은 브랜드 수익 사업, 의상뿐 아니라 콘텐츠도 생산하는‘CCRT 에어로스페이스’ 프로젝트까지. 일과 인생을 믹스해서 점점 더 넓고 단단하게 영역을 다지는 콘크리트에게 지금 필요한 건 단 하나, 약간의 숨 고르기다.

유아인이 입은 리버서블 보머 재킷과 스웨트 셔츠, 허리에 묶은 스웨트 셔츠와 스웨트 팬츠는 모두 CCRT Aerospace 제품. 차혜영이 입은 검은색 보머 재킷과 로고 스웨트 셔츠, 스웨트 팬츠는 모두 CCRT Aerospace 제품.

유아인이 입은 리버서블 보머 재킷과 스웨트 셔츠,허리에 묶은 스웨트 셔츠와 스웨트 팬츠는 모두 CCRT Aerospace 제품. 차혜영이 입은 검은색 보머 재킷과 로고 스웨트 셔츠, 스웨트 팬츠는 모두 CCRT Aerospace 제품.

친구들과 함께 일한다는 장점은 어떤 건가?
캐스퍼강 원래 사람을 잘 안 만나는데 크루에 속해 있다는 게 나에게는 신기한 일이다.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에 거리낌이 없는 친구들이고, 서로 부족한 면을 같이 배우면서 나아간다.
권철화 이 집단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마음이 우리의 동력이다. 혼자만의 플레이가 아니라 함께 고민하고, 또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바람에서 에너지를 얻는다. 내년에는 내공과 내실을 더 단단하게 다지고 싶다.

공통의 관심사나 서로를 묶어주는 코드가 있다면?
권바다 정치적인 이슈, 미학적인 이야기, 칼 세이건과 우주… 그리고 세상에 어떤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많이 한다. 전시 공간에 오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우리의 방향성을 잘 전달할 수 있을지를 두고도 논의를 많이 하고.

운영에 대해 요즘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차혜영 콘크리트의 코어는 예술가 집단이라는 정체성이다. 이 코어가 탄탄하다면 거기서 확장해서 호텔을 만들 수도 있고 어떤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도 있을거다. 요즘은 좋은 의도에 걸맞은 좋은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고민을 하고 있다. 리더들의 성격이 급하다 보니 오늘 얘기하면 실무자들도 그 속도로 따라가서 내일 모레면 뭔가 되어 있다. 예산, 인력, 홍보의 현실성에 대한 고려보다 의도가 앞서다 보니 다들 지치기도 한다. 내년 3월까지의 정해진 기획 이후에는 재정비에 들어 갈 생각이다.

시대와 현실에 대한 토론을 많이 한다는데, 서울이라는 공간의 아름다움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나?
김재훈 외국에서 돌아오면 서울이 예쁘다는 생각을 한다. 콘크리트로 바로 와서 그런가(웃음). 우리가 이 도시를 더 아름답게 만들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믿는다.

이 크루들의 ‘얼굴 마담’ 역할을 기꺼이 자처하는 것 같다.
유아인 스튜디오 콘크리트라는 집단은 팔이 스무개, 다리가 서른 개쯤인 한 몸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혼자서 살 수 있는 독립적인 사람이지만 연인과 함께 있을 때는 서로 엮여 있는 기분이 드는 것처럼. 완벽하지 못하기 때문에 서로를 필요로 하고 또 신뢰한다. 배우로서 내가 가진 책임감, 영향력에 대한 제대로된 사용법을 함께 고민하면서 현실에 눈떠 있으려고 한다. 검증된 아름다움을 복사하기보다 새로움에 도전하고 실험하는 이 친구들과 함께. 피처 에디터|황선우

꽃무늬 자수가 들어간 큼직한 후드 코트는 Ports 1961, 크리스털을 연결한 드롭 이어링은 Vintage Hollywood 제품.

꽃무늬 자수가 들어간 큼직한 후드 코트는 Ports 1961, 크리스털을 연결한 드롭 이어링은 Vintage Hollywood 제품.

수영
일렬로 늘어 선 소녀시대 8명 중 머리가 하늘과 가장 가까운 멤버.영어 제대로 배운 지 얼마 안 됐다고 하지만, 우아한 영어로 통역 없이 인터뷰하는 똑순이. 온화한 가정에서 사랑받고 자란 티가 나는 여자. 올여름 수영은, OCN 드라마 <38사기동대>에서 세금 징수하는 공무원으로 분했다. 소녀시대라는 걸그룹의 상징적인 이름을 수식어로 달고 열정 넘치는 공무원 역할을 해내기까지, 10년 차 가수로서 커리어를 숨 가쁘게 쌓았다. 이젠 숨 고르기를 할 때다. 마침 20대 후반으로 향해 가는 길에서 일과 생활의 태도를 조금은 다르게 가져보려고 노력하고 갈등도 하는 중이다. “내가 네 나이 때 딱 그랬어”라는 친언니의 말을 위안 삼아.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8월, 생일에 바자회를 했다. 실명퇴치운동본부에 기부할 목적으로 디자이너 송자인과 티셔츠를 만들어 내놨다. 그날 줄지어 서 있던 사람들의 표정이 잊히지 않는다. 나를 보러 왔다기보다는 내가 좋은 일을 벌이니까 도와주자는 선한 마음으로 온 표정들. 그 감동이 오래간다.

올해의 자신을 스스로 칭찬해준다면 어떤 점을 칭찬하고 싶나?
조급해하지 않았다는 점. 원래는 아무것도 안 한 채 시간을 보내는 게 낯설어서 뭐라도 하려는 성격이다. 신기하게도 스물일곱 되는 해가 밝자마자 이것저것 해내야 한다는 마음이 앞서서 마인드 컨트롤이 필요했다. 시간 여유가 있는 요즘 같은 때, 공부도 하면서 내면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하고자 한다.

새로운 취미 활동을 찾아보려고 하진 않았나?
안 그래도 운동에 관심이 생겼다. 요 근래 수영도 좀 했다. 마지막으로 한 달 전에 했지만. 원래는 숨 쉬기 운동만 하던 나다. 운동을 한다니 ‘네가?’ 하면서 놀라는 이도 있다.

투어 때문에라도 해외 여러 도시를 접하고 살 텐데. 서울의 특징은 뭐라고 생각하나?
서울은 패션과 뷰티 산업이 잘 발달한 활기찬 도시다. 가끔 와, 이런 것도 있나 하고 놀란다. 그런 한편 변화를 추구하는 것보다 있는 그대로를 가꿔나가는 것도 필요한 것 같다. 인사동처럼 어느 정도 옛 정취를 지닌 곳이 좋다. 서울에선 모든 게 빨리 바뀌고, 새로운 걸 발견하려는 정서가 느껴진다. 사실 나 역시 그런 쪽이다. 그래서 반대로 무슨 일을 하든 한 가지를 꾸준히 하자고 다짐한다.

이미 충분한 커리어를 쌓은 소녀시대 멤버로서 더 바라는 게 있나?
욕심을 갖는 게 나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욕심은 내지만 그게 실현 안 돼도 내가 괜찮을 수 있길 바랄 뿐이다. 사람은 늘, 바라는 게 있어야 한다. 피처 에디터|권은경

큼직한 꽃 자수가 특징인 기모노 스타일의 집업 점퍼는 Kenzo x H&M, 몸에 꼭 맞는 검은색 데님 팬츠는 Saint Laurent 제품. 크리스털 벨트는 에디터 소장품.

큼직한 꽃 자수가 특징인 기모노 스타일의 집업 점퍼는 Kenzo x H&M, 몸에 꼭 맞는 검은색 데님 팬츠는 Saint Laurent 제품. 크리스털 벨트는 에디터 소장품.

최소라
서늘한 표정과 힘찬 워킹으로, 최소라는 세계의 런웨이를 장악했다. 2016 F/W 시즌 4대 패션위크 기간에는 아시아 모델 중 가장 많은 쇼에 섰다. 물론 얼마나 많은 런웨이에 올랐는지 손가락으로 세보는 건 큰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올가을 열린 2017 S/S 파리 패션위크 기간에는 특히 그랬다. 그녀는 루이 비통 한 쇼에만 설 수 있는 독점 모델이었으니까. 빠른 속도로 달려가는 패션 월드에서 그녀는 갈 수 있는 데까지, 할 수 있는 데까지 달려가볼 거라고 한다.

올해는 변화를 꾀하고자 하는 시간이었나, 아니면 유지하고 지키고자 하는 시간이었나?
둘 다다. 조금의 변화를 주면서도 나를 유지하고 싶었다. 내가 활동하는 영역은 아주 차가운 세계이고, 뉴 페이스가 줄곧 등장하기 때문에 나라는 존재가 언제 버려질지 모른다. 그래서 매 시즌마다 긴장하고, 긴장하고, 또 긴장한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는 톱모델 생활을 하면서 중심을 지키기 위해 터득한 노하우나 취미가 있나?
사실 내가 좀 둔한 편이다. 파티 같은 자리에 잘 가지 않고, 비행기에서도 바로 숙면에 돌입해서 도착할 때쯤 일어난다. 도착 전에 깨면 폰에 저장해둔 영화나 만화를 본다. 128기가짜리 폰이어서 상당한 양을 담을 수 있다.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파리 패션위크 기간의 쇼 중 루이 비통 무대에 독점 모델로 선 것. 해외 활동에 나선 2년 사이 가장 기쁜 일에 속한다.

올해 쇼핑한 아이템 중 가장 잘 샀다 싶은 것은?
New Rock에서 산 운동화, Unif에서 산 부츠. 매일 번갈아 신고 있다.

뉴욕에 있다가 서울로 올 때면 도시의 인상 차이가 확연히 날 수도 있겠다. 서울의 매력은 뭘까?
서울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한국 하면 떠오르는 건 있다. 바로 색동저고리의 오색 빛. 많은 나라를 다녀봐도 한국이 가장 알록달록하게 예쁘다. 서울에 있을 때는 한강공원이나 가까운 산과 바다에 자주 간다. 뉴욕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집이다. 워낙 집순이라서.

어떤 사람을 보면 쿨하다는 생각이 드나?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은 참지 않고 다 하는 사람. 싸우자는 식이 아닌, 자기 주장을 할 줄 아는 사람이 정말 쿨해 보인다.

2016년의 최소라에게 칭찬 한마디를 해준다면?
먹고 싶은 것 잘 참았어, 소라야! 피처 에디터|권은경

프린지 장식의 스웨이드 소재 재킷은 Ralph Lauren, 로고 프린트 티셔츠와 워싱 데님, 슈즈는 모두 Gucci, 선글라스는 Linda Farrow by Handok 제품.

프린지 장식의 스웨이드 소재 재킷은 Ralph Lauren, 로고 프린트 티셔츠와 워싱 데님, 슈즈는 모두 Gucci, 선글라스는 Linda Farrow by Handok 제품.

자이언티
자정이 가까운 시간의 소속사 사무실에서 자이언티를 만났다. 다른 사람들의 하루가 끝나가는 심야, 모두가 퇴근한 조용한 건물의 어둠 속에 더블랙레이블이 쓰는 층에서만 움직임과 열기가 감지되었다. 딱 3일만 휴가가 주어진다면 뭘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조차 앨범 준비에 보태 쓰고 싶다고 할 정도로 작업욕이 왕성한 자이언티는 며칠 컨디션이 안 좋아서 녹음을 못 하다가 슬슬 벗어나는 중이라고 했다. “휴가가 3일보다 더 길다면 그때는 2017년에 나올 곡을 생각해봐야죠. 누군가는 워커홀릭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해야 할 것 같아요”.

요즘은 어떤 음악을 많이 듣나?
보컬이 없는 재즈를 주로 듣는다. 윤석철 트리오라고 정말 실력 있는 국내 팀이 있는데, 같이 작업도 하고 있어서 그들의 음악을 많이 듣는다. 마일즈 데이비스도 즐겨 듣고.

2016년은 당신에게 어떤 시간이었나?
자이언티라는 브랜드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고민을 많이 한 시기였던 것 같다. 그 속에 내 의지인 것, 그리고 나의 의지와 상관 없는 것이 섞여 있었다. 원래 내성적인 성격인데 방송을 비롯한 활동을 많이 했고, 광고를 찍기도 하면서 내 모습을 많이 드러내기도 했다. TV에 나와서 말을 많이 할수록 더 확실해진 건 내 이야기를 말보다는 음악으로 표현하고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올해 말과 내년에는 음악에 더 전념할 수 있을 것 같다.

내성적인 성격으로 어떻게 처음 음악을 시작하게 됐나?
친구 추천으로 나간 팝송 대회에서 1등을 했다. R 켈리의 고리타분한 알앤비 음악이었다(웃음).

올해 바쁘게 지내면서 힘들지는 않았나?
새 앨범에 그런 이야기를 담은 곡이 있다. 하루를 살면서 많은 일을 하고 여러 생각을 표현하는데, 어떤 사람들은 나의 단면밖에 못 본다. 내가 무슨 말을 하든 이해하기보다 가볍게 대하고 웃기만 한다. TV에 나오는 사람으로만 여기기 때문에 이해할 수 없다는, 그런 내용이다.

그렇게 소진된 부분은 무엇으로 채우나?
스스로가 닳아 없어지는 느낌이 들 때 창작욕이 더 커지는 것 같다.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걸 제대로 구현하고 실현하는 게 중요하다. 그럴 수 있을 때 어떤 깊은 욕구가 해소되는 기분이다.

요즘 자주 쓰는 말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는 말을 자주 한다. 작업에 있어서 주변 사람의 자문을 구하는 말이기도 하고, 스스로에게 던지는 물음이기도 하다.

지금 가장 갖고 싶은 것은?
세속적으로 사람들이 갖고 싶어 하는 그런 것을 제외한다면… 새 앨범을 물리적으로 손에 쥐고 싶다. 그리고 고양이를 한 마리 키우고 있는데 앨범만 발매하고 나면 한 마리 더 데려올 생각이다. 데본 렉스라는 종이 너무 귀엽다. 피처 에디터|황선우

정직하게 각이 잡힌 두툼한 모직 소재의 남색 코트와 깃이 넓은 흰색 셔츠 드레스, 격자무늬 니트 타이츠와 무릎까지 올라오는 스웨이드 소재의 플랫 부츠는 모두 Prada 제품.

정직하게 각이 잡힌 두툼한 모직 소재의 남색 코트와 깃이 넓은 흰색 셔츠 드레스, 격자무늬 니트 타이츠와 무릎까지 올라오는 스웨이드 소재의 플랫 부츠는 모두 Prada 제품.

유이
애프터스쿨의 멤버로 기억하는 사람이 많지만 유이는 무대에 오르지 않은 지 벌써 3년이 되었다. 그 시간 동안 연기를 했다. ‘트렌디한 드라마를 하는 편은 아니’지만 골프 드라마를 할 때는 알아보는 아버님들, 주말 드라마를 하면서는 어머님들이 늘어났다. “해외에서는 제가 가수보다 드라마 배우로 알려진 것 같아요. 인스타그램을 거의 안 하고 있었는데 해외 팬이 많이 늘어난 상태더라구요. 촬영장에 밥차나 선물도 외국 팬들이 많이 보내주시고.” 귀여운 로맨틱 코미디를 꼭 해보고 싶은데 광고나 화보도 남자 파트너와 찍으면 얼굴이 빨개지는 유이에게 러브신은 약점이다. 아직은 열심히 뛰고 구르는 액션이 더 쉬운 것 같다고 말하는 그녀는 새 드라마 <불야성> 촬영에 들어갔다. 액션 장르는 아니지만 많이 뛰고 구르게 될 거다.

2016년은 당신에게 어떤 해였나?
재미있기도 하고 마음이 편안한 한 해였다. <결혼계약>이라는 드라마를 많은 분이 좋아해줬고, 엄마 역할도 해봤다. 처음으로 내 남자를 세상에 소개한 해이기도 했다.

보통 의미 부여를 많이 하는 나이인데 당신의 스물아홉은 어떤가?
원래 체력이 정말 좋은데 달리고 바닥에 앉고 하는 일이 힘들어지면서 나이를 실감하고 있다. 잘 못 먹던 갈비탕, 삼계탕 같은 보양식을 찾기도 한다. 힘을 비축해서 오래 잘하고 싶은 마음이다. 아홉이라는 숫자가 좀 외로움을 주기도 하는 거 같다.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슬픈 노래를 들을 때 더 예민해지고. 술을 조금만 마셔도 눈물이 나고 그렇다. 매번 받기만 했던 사람들에게 뭔가 돌려주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 아직 어른이 되지는 못했는데, 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한다.

어린 걸그룹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
무대에 선지 3년이 넘었는데 지금 아이오아이나 트와이스가 TV에 나오면 그립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 따라서 춤도 춘다. 너 그러다 관절 나간다는 소리를 듣지(웃음). 지금 나에게는 드라마 현장이 훨씬 익숙해져서 무대를 준비하거나 이러면 더 많이 긴장할 거 같다. 나중에 팬미팅 같은 자리에서 가볍게 다시 춤출 수 있을지 모르겠다.

2017년에 바라는 점이 있나?
매년 핸드폰에다 아주 작은 목표를 적어놓는다. 차 사고 나지 않기, 감기 걸리지 말기, 좋아하는 운동화 모델 사기 같은 사소한 것들이다. 내년에는 두 가지를 적을 것 같다. 아프지 말기, 그리고 영화 해보기. 아주 작게 카메오나 단역부터라도 시작할 수 있으면 좋겠다. 피처 에디터|황선우

1612 KPOP스타7
권오상
조각가 권오상은 올해 가장 잘한 일로 서울에서 평촌으로 아틀리에를 옮긴 것을 꼽았다. 물리적인 공간이 넓어져 여유롭게 작품을 제작할 수 있게 됐다는 장점을 서울에서의 출퇴근이 힘들어 스태프 인원이 줄었다는 단점과 맞바꿨지만. 최수앙, 이형구 같은 작가도 그의 이웃에 작업실을 두고 있다. 7월 부터 국내와 뉴욕, 상하이 등지에서 4번의 개인전을 포함한 전시들을 계속했고, 시드니에서는 에르메스의 윈도 설치 작업을 하며 여권에 도장을 찍은 이 작가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좁고 비싼 서울이라는 도시의 매력에 대해 물었다. “정치적으로 혼란하다는 걸까요? 지나치게 평화로운 쪽보다는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니까요.”

올해 변화한 것과 지속된 것, 각각 무엇이 있나?
가장 큰 변화는 곧 아빠가 된다는 것이다. 지속된 것은 물론 작업도 있지만, 작가에게는 전시가 특히 중요한 것 같다. 개인전 4번을 포함해 올해는 하반기 내내 전시로 바빴다.

뉴욕 등 해외 전시들을 가졌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가 있나?
최근 오픈한 상하이 개인전. 비엔날레와 큰 아트 페어가 같이 열리면서 상하이에서는 꽤 큰 전시 60여 개가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 전 세계 미술계가 상하이로 모여든 셈이다. 갤러리가 많은 베이징이 여전히 미술 신에서 중요한 도시지만 상하이에는 큰 미술관이 많고, 정부에서도 전시 단지를 조성하고 있다고 한다. 높은 세금이나 심각한 대기 오염 때문에 작가들이 상하이로 이동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고.

국내와 해외 전시 중 어느 쪽이 더 부담되나?
서울에서의 전시는 무서워하는 편이다. 일찍 데뷔해서 금방 알려진 작가에 속하고, 올해로 18년째 작업해오고 있으니 계속 새로운 걸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그런 반면 해외에서는 처음 나를 알리거나 5년 혹은 10년 텀을 두고 나가는 거라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임할 수 있다.

올해 다른 사람의 작업 가운데서 흥미롭다고 봤던 것?
각종 신생 공간이라던가 지난해 가을 세종문화회관에서 있었던 ‘굿즈 2015’ 전시처럼 대안적인 기획에서 부상한 작가들을 눈여겨보고 있다. 윤향로, 박정혜 같은 회화 작가들이 흥미로우며 김영나, 신신의 신해옥과 신동혁 같은 그래픽 디자이너들도 재미난 작업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최근 새로 생긴 관심사는?
아직 자세하게 밝힐 수는 없지만, 더블유와 함께하고 있는 컬래버레이션. 새로운 실험을 시도하고 있는데, 이게 내 다음 작업에 영향을 줄 것 같다. 피처 에디터|황선우

1612 KPOP스타8
양혜규
양혜규를 만난 날은 그가 파리에서 책을 발간하면서 기념 토크를 위해 출국하기 전날이었다. 독일에서 공부하고 오래 머무르며 작가 생활을 한 이 작가는 올해도 외국을 오래 떠돌았다. 3월에는 뉴욕, 4월에는 함부르크에서 개인전이 있었고, 6월에는 아트 바젤 언리미티드 전과 포르투갈 세할베스 현대미술관을 지나 파리의 퐁피두 미술관과 라파예트 백화점 전시까지. 스스로 선택한 디아스포라의 삶을 사는 그가 인터뷰 장소로 정한 곳은 96년부터 작가들이 자생적으로 가꾸고 운영해온 대안공간인 구기동의 아트스페이스 풀이었다. 뜰 앞의 청명한 하늘 뒤로 선명하게 북한산이 보였다. “정말 핸섬하지 않아요? 이렇게 잘생긴 산이 있는 도시는 흔치 않아요.”

아티스트로서 당신에게 서울은 어떤 도시인가?
2014년에 처음으로 종로구 연건동에 작업실을 얻었다. 서울에 오면 나는 어린아이가 된 기분이다. 계약에도 서툴고, 재료 수급이나 생산 업체에 대한 정보도 없으니까. 하지만 서울뿐 아니라 대도시는 어디나 다 작가에겐 힘들다. 비주얼 아티스트, 특히 조각을 만드는 사람에게는 물리적인 공간이 중요한데, 부동산이 너무 올랐고 물가가 높으니까. 다만 서울에서 작업할 때는 사대문 안에 있고 싶은 게 내 욕심이다. 시내에서의 집회 때문에 불편하다고도 하는데 오히려 그런 사회적인 움직임까지 가까이에서 생생하게 보고 싶다. 한 해의 절반은 떠나 있기 때문에 나고 자란 이 도시에 대한 나의 목마름인 것 같다.

올해는 어떻게 보냈나?
전반부는 전시로 내내 바빴다. 퐁피두 전시와 연계하여 프랑스 출판사에서 블라인드 인스톨레이션 10년을 정리하는 책을 펴냈는데, 제작 과정이 재밌었다. 스스로를 체계적으로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다. 나를 비롯해 90년대 학번인 작가 세대가 한국성이나 전통이라는 주제를 회피해서 고유한 작품 세계를 팔로업하고 가꿔나간 첫 세대인 것 같다.

2017년에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2019년에 여태까지 중에 가장 규모가 큰 서베이 전시를 LA MOCA에서 열게 된다. 중진 작가의 작업을 총정리하는 전시라고 할까. 17년과 18년은 프로젝트를 줄이고 이 전시를 준비하는 시간이 될 것 같다.

작업 외에 다른 관심사는?
일 외에는 별것 없지만, 내가 오래 품고 있던 이야기가 하나 있는데, 2018년 봄에 프랑스 작가랑 같이 영화로 만들어보려고 한다. 나는 원래 협업이라는 걸 안 하는 사람인데 외도 비슷하게 하는 저예산 예술영화 작업이다. 요즘 그 덕분에 영화를 열심히 보러 다니고 있다. 피처 에디터|황선우

소매와 허리에 독특한 절개가 들어간 브로케이드 소재의 꽃무늬 재킷은 Comme des Garcons by 10 Corso Como 제품.

소매와 허리에 독특한 절개가 들어간 브로케이드 소재의 꽃무늬 재킷은 Comme des Garcons by 10 Corso Como 제품

김태리
올해의 신인은 단연 <아가씨>의 김태리였다. 차돌처럼 반질반질하고 단단한 숙희의 에너지는 선배 배우들과의 앙상블 속에서도 팽팽했다. 그리고 김태리는 ‘내가 그 시나리오 안의 공간에 앉아 있는 모습이 궁금하다’며 두 번째 영화가 될 임순례 감독의 <리틀 포레스트> 리메이크 프로젝트를 선택했다. 고향인 시골로 돌아가 스스로 농사를 짓고 음식을 해 먹는 젊은 여자의 사계절을 찍게 된다. “두 번째 미팅에서 식사를 하는데 맛있는 것이 많이 나오더라구요. 원래 밥을 잘 비우기는 하는데 PD님이 ‘태리 씨 먹는 거 보니까 걱정 안 해도 되겠어요’ 하는 걸 듣고 이거 무슨 테스트였나 싶었어요”. 혼자서 주연으로 영화를 이끌어가는 일에 대해서도 걱정 안 해도 될 거다, 김태리니까.

2016년 어떤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나?
칸 영화제에서 행복했겠다고 말씀을 많이 해주시는데 그보다 선배님들 하고 다 같이 무대 인사 하러 다니면서 농담 따먹기 하고, 우리 영화를 좋아해주시는 분들 만나고 했던 때가 생각난다. 이번에는 뭐라고 말하며 인사할까 생각하는 것도 재밌었다. 내 성격이 빠르게 감상에서 벗어나는 스타일이어서 강렬한 장면은 금방 사라지는 거 같다. 지나고 나면 벅찬 거보다 마음 편하고 따뜻한 느낌이 오래 남는다.

커리어의 출발에 있는데 앞으로 배우로서 경험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
작업해보고 싶은 감독님은 한 분 있었는데, 김태용 감독님이다. 그 외에는 내가 계획할 수 없는 부분이 더 많을 것이고, 바란다고 오지도 않을 거다. 찬란한 미래를 기대하고 있지는 않다. ‘차근차근 한 계단 한 계단 하다 보면’이라는 생각을 한다.

요즘 생긴 습관이 있나?
자기 전에 팟캐스트를 듣는다. 소설책을 읽어주거나 책 내용을 가지고 토론하는 걸 밤에 하나씩 틀어놓고 듣다가 잠든다.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로알드 달의 <찰리와 초콜릿 공장>, 밀란 쿤데라의 <농담> 같은 책이 좋았다.

영화 취향도 비슷한가?
인간의 가식이나 허영에 대한 통찰이 있는 블랙코미디를 좋아한다. 스릴러나 SF, 로맨틱 코미디도 장르 가리지 않고 본다. 그런데 요즘은 초인적인 힘을 가져서 모든 것을 바꾸는 판타지보다는 인간적인 것에 더 마음이 가는 거 같다. 완벽하지 않고 결점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다음 영화인 <리틀 포레스트>에 대해서는 어떤 구상을 하고 있나?
시골에서 논밭을 일구며 사는 삶이 꼭 행복하고 여유로울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거기에도 도시 생활처럼 나름의 어려움이 있을 거고 성실함이 필요하며, 맞지 않는 사람도 분명 있을 거다. 대신 다른 방식으로 사는 사람을 보여주며 생각을 넓힐 수 있을 거 같다. 삶에 다른 선택지가 있다는 것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 피처 에디터|황선우

하이네크 스타일의 집업 트레이닝 재킷과 큼직한 볼륨의 패딩 점퍼는 모두 Burberry 제품.

하이네크 스타일의 집업 트레이닝 재킷과 큼직한 볼륨의 패딩 점퍼는 모두 Burberry 제품.

빈지노
아티스트의 기본 자질이 세상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자신만의 창의적인 무엇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한다면, 빈지노는 천생 아티스트다. 오래전부터 그는 자기 의지대로 굴러가는 인생을 위해 살아왔다. 그렇지 못한 상황에선, 무조건 반항하는 타입은 아니었기에 할 것 하면서 탈출을 추구했다고. 요즘 포털사이트의 빈지노 연관 검색어로 ‘군대’가 떠 있다. 개인의 삶이 다른 이의 손에 쥐여질 수밖에 없는 그 세계의 특징과 ‘어쨌든 사회성은 있는’ 빈지노의 조합이 기대된다고 말하면 그가 화날 것 같고, 다만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써내려갈지 궁금하다. 래퍼의 시간은 운율 있는 이야기가 되고, 스웩이 되고, 힙합이 될 테니까.

올해를 돌이켜보면 대체로 만족하는 삶이었나?
굽히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며, 살고 싶은 대로 잘 살았다. 앨범을 내겠다는 계획 정도를 세웠는데 앨범도 냈다. 특히 가족, 친구, 여자친구처럼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의미도 되새겼고 더 성숙해진 것 같다.

익숙한 존재들에 대해 감사한 마음, 그 의미를 되새긴다는 게 쉽지 않을 텐데. 계기가 있었나?
올해 서른 살을 맞았다. 음, 아무래도 30대가 되니 사람들이 대해주는 게 좀 다르다. 그래서인지 나도 스스로에 대해 좀 다르게 생각하게 됐다. 일단 화려한 직업 특성상 주변 사람들이 꼭 필요하다. 외로움을 느끼기 쉬운 자리니까. 가까이 있는 사람들의 힘이 강력하다는 걸 알았다.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친구들과 만든 아티스트 그룹, IAB 스튜디오 이름으로 첫 전시회를 한 일. 대림미술관 디라운지에서 3일 동안 했다. 물론 나보다는 친구들이 중심이 되어 작업한 것들이다. 하나씩 모아 한 챕터를 만들어 펼쳐놓는다는 게 새해를 맞는 기분과 비슷한 것 같다. 뮤지션으로 치면 첫 공연을 한 셈이다.

올해 쇼핑한 아이템 중 가장 잘 샀다 싶은 것은?
사실 쇼핑한 매장에서 좋지 않은 기억이 생기는 바람에 한동안 쇼핑을 끊었다. 그러다 얼마 전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재밌고 저렴한 옛날 의상을 발견해서 이틀에 걸쳐 꽤 샀다. 데님 브랜드에서 청바지 두 벌을 선물로 줬는데, 그것도 마음에 든다.

독일에서 온 여자친구의 존재도 알려졌다. 여자친구로 인해 서울이라는 익숙한 공간을 다시 생각해보는 경우 도 있겠다.
그 친구는 서울이 참 예쁘다고 한다. 경복궁처럼 궁이 있는 동네를 좋아하더라. 그거 다 복원한 거라고 하니 엄청 실망했지만(웃음). 사실 나도 어릴 땐 촌스럽다고 여긴 요소가 어느 순간부터 좋게 보였다. 절도 좋고. 종로 일대나 오래된 철물점과 재료상이 쭉 늘어선 거리가 한국다운 풍경 같다. 뭐니 뭐니 해도 서울의 매력은 맛집이 많다는 것, 그리고 밤늦게까지도 놀 수 있다는 것이지. 한계가 없달까?

최근의 즐거움은?
반신욕. 그걸 하고 있으면 안전하다고 느낀다. 얼마 전에 쓴 가사에도 반신욕이 나온다. 피처 에디터|권은경

왼쪽부터|해찬이 입은 무톤 재킷은 Neil Barrett, 드레스 셔츠와 털실 장식 슈즈는 Ports 1961, 검정 트랙 팬츠는 Burberry 제품. 마크가 입은 자수 장식 스카잔은 Ordinary People, 하와이언 셔츠는 Andersson Bell, 팬츠는 Burberry, 아웃도어 스타일 부츠는 Moncler 제품. 윈윈이 입은 검정 슈트와 화이트 셔츠, 얇은 니트 톱, 검정 보타이, 슈즈는 모두 Dior Homme 제품. 태용이 입은 흰색 프린트 티셔츠와 팔에 걸친 가죽 바이커 재킷, 바이커 팬츠는 모두 Juun.J, 네이비 색상 스트랩 부츠는 Ports 1961 제품. 재현이 입은 슈트와 버건디 색상의 셔츠, 슈즈는 모두 Prada 제품. 유타가 입은 밀리터리 점퍼는 Juun.J, 브라운 색상의 팬츠는 Neil Barrett, 아웃도어 스타일 부츠는 Moncler 제품, 네이비 터틀넥은 에디터 소장품. 태일이 입은 체크 패턴 니트 톱과 검정 팬츠, 빨간색 스니커즈는 모두 Fendi 제품. 검은색 터틀넥은 에디터 소장품.

왼쪽부터|해찬이 입은 무톤 재킷은 Neil Barrett, 드레스 셔츠와 털실 장식 슈즈는 Ports 1961, 검정 트랙 팬츠는 Burberry 제품. 마크가 입은 자수 장식 스카잔은 Ordinary People, 하와이언 셔츠는 Andersson Bell, 팬츠는 Burberry, 아웃도어 스타일 부츠는 Moncler 제품. 윈윈이 입은 검정 슈트와 화이트 셔츠, 얇은 니트 톱, 검정 보타이, 슈즈는 모두 Dior Homme 제품. 태용이 입은 흰색 프린트 티셔츠와 팔에 걸친 가죽 바이커 재킷, 바이커 팬츠는 모두 Juun.J, 네이비 색상 스트랩 부츠는 Ports 1961 제품. 재현이 입은 슈트와 버건디 색상의 셔츠, 슈즈는 모두 Prada 제품. 유타가 입은 밀리터리 점퍼는 Juun.J, 브라운 색상의 팬츠는 Neil Barrett, 아웃도어 스타일 부츠는 Moncler 제품, 네이비 터틀넥은 에디터 소장품. 태일이 입은 체크 패턴 니트 톱과 검정 팬츠, 빨간색 스니커즈는 모두 Fendi 제품. 검은색 터틀넥은 에디터 소장품.

NCT 127
NCT는 ‘네오 컬처 테크놀로지’의 약자이고 멤버 수의 제한이 없이 영입이 자유로운, 개방성과 확장성을 개념으로 하는 그룹이라는 정보를 무슨 암기 과목처럼 외우다가, 이 팀의 정체성을 비로소 이해하게 된 건 유닛 활동을 보면서였다. 미성년자로만 구성된 NCT 드림이 있다면 NCT 127은 서울을 베이스로 활동하는 팀이다. “한국 팀이면 한국인만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 서울에서 전 세계로 나가겠다는 개념에 가까워요. 멤버 가운데 유타가 온 일본, 윈윈이 온 중국, 마크가 살던 캐나다로도 갈 수 있는 거죠”. 리더 태용의 설명이다. 함께 생활하며 멤버들 가운데 외국인이 섞여 있다는 사실은 종종 잊어버린다는 이들은 단톡방에서 서로 좋아하는 음악을 공유하고, 스케줄 없을 때는 축구 게임 위닝 일레븐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멤버 중 아무도 못 이기는 1등은 매니저 형이라고.

2016년을 돌아보면 기억에 남는 순간은?
해찬 TV에서 봐온 무대에 서서 지금까지와 반대 방향으로 관객을 처음 바라봤을 때. 연습생 때는 노래와 춤을 배웠다면 무대 위에선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더 좋아할지를 고민하게 된 것 같다. 이론에서 실전으로 변했다고 할까.

노래와 춤 외의 취미가 있나?
마크 기타 치는 걸 좋아한다. 다른 느낌인 곡들을 어쿠스틱으로 연주할 때 특별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수트 앤 타이’를 연습하고 있다.

한국어 중에 가장 좋아하는 말은?
윈윈 발음이 어렵긴 하지만 ‘감동’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중국어로는 ‘간동’ 이라고 하는데 발음도 비슷하고 의미도 마음에 든다. 내가 팬들에게 주고 싶은 것이기도 하다.

서울이라는 도시의 매력은 뭘까?
태용 사람들이 열심히 살아간다는 것. 속도가 빠르고 열정이 가득한 도시지만 어떻게 보면 그래서 더욱 위로받아야 할 도시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그런 위로가 될 수 있는 음악을 할 수 있다면 좋겠다.

멤버 중 누구와 가장 친한가?
재현 중국인 멤버인 윈윈과 동갑내기라 금방 가까워졌다. 윈윈은 한국어를 배우는 중이고 나도 중국어를 잘 못하지만 말하지 않고도 통하는 뭔가가 있다. 다양한 국적의 멤버들과 함께 팀을 하니 서로의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배울 수 있어 좋다.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유타 데뷔해서 많은 무대에 섰는데 일본에서 처음으로 행사를 했을 때. 요코하마의 방송국 10주년 기념 공연이었는데 내가 MC를 봤다. 감격적이고 뿌듯했다.

멤버들과 주로 나누는 대화는?
태일 거의 24시간 붙어 있으니까 특별한 얘기가 없기도 하고 무슨 얘기든 다 하기도 한다. 서로 좋은 음악이 있으면 자기가 좋아하는 영상을 보여주고 소개한다. 요즘은 갈란트를 자주 듣는다 . 피처 에디터|황선우

헴라인에 러플 장식이 붙어 있는 검정 라운드 톱과 통이 넓은 검정 팬츠는 Goen.J 제품.

헴라인에 러플 장식이 붙어 있는 검정 라운드 톱과 통이 넓은 검정 팬츠는 Goen.J 제품.

정고운
2010년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2>의 우승자로 스타덤에 오른 정고운의 브랜드, 고엔제이는 지난 2년 동안 해외로 훨훨 날아다녔다. 고객보다 먼저 바이어에게 어필하거나 쇼를 하고 어딘가에 입점해야 하는 패션 비즈니스의 지난한 과정이 놀랄 만큼 간결하고 깔끔하게 이루어졌다. 사람들은 그녀에게 ‘어떻게 밀라노나 뉴욕 바이어의 눈에 들 수 있는지’ 노하우를 궁금해한다. 답은 간단하다. 한 브랜드의 디자인을 봤을 때, 연상되는 다른 브랜드가 없어야 한다는 점을 정고운은 안다. ‘상반된 것들의 조화가 낳는 무드’를 메인 테마로 삼는 고엔제이는 그렇게 서울에서 태어나 해외에서 더 호응을 얻고있다.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사옥을 마련한 것. 2년 동안 가로수길에 있다가 올해 안에 청담동 CGV 옆 건물로 터를 옮긴다. 디자이너이면서 직접 브랜드를 운영하는 입장이 돼보니 돈 벌기가 얼마나 힘든지 알았다. 그래서 웬만해선 뭔가를 사지 않게 됐는데, 상상하지도 못한 금액을 들여 사옥을 마련했으니 기억에 남을 수밖에.

한국에서 나고 자라 파리에서 패션을 배운 배경이 디자인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나?
경기도 이천에 살다가 고등학교 때 서울로 왔고, 에스모드 자퇴 후 파리에서 7년 정도 있었다. 한국에서도 남들 다 하는 건 하기 싫은 면이 있었지만 그 개성이 외국 생활을 하면서 더 진해졌다. 여성스럽고 모던한 스타일의 브랜드군이라는 게 있을 텐데, 어쨌든 내가 만든 옷에는 아예 외국을 기반으로 한 사람의 디자인과는 다른 매력이 있을 것이다. 재킷 하나를 만들어도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이 디자인에 묘하게 섞여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그게 뭔지는 정확히 몰라도.

서울의 매력은 뭘까?
밀어붙이고 싶을 때 밀어붙이는 게 가능하다. 살기 편해서 일하기도 편한 거다. 아쉬운 점은 돈보다 재미를 생각하는 사람 만나기가 쉽지 않다는 것.

최근의 관심사는?
인테리어나 건축에 관한 자료를 많이 본다. 영감이라고 하면 거창하고, 사옥을 꾸며야 하니까 관심 갖고 리서치했다. 인테리어 취향도 고엔제이의 디자인 테마처럼 서로 이질적인 요소들, 예를 들면 자연적인 것과 인공적인 것이 어울려 자아내는 무드 쪽에 관심 간다.

멋에 관해 서울 여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나?
자신을 꾸밀 때 남 시선을 의식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특히 남자가 내 옷이나 머리 스타일을 어떻게 볼까 신경 쓰는 경우를 많이 봤다. 향수 하나를 고르더라도 유행보다는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을 찾았으면 한다. 요즘엔 취미 생활마저도 유행을 타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피처 에디터|권은경

짙은 크림슨 컬러의 슬립 드레스는 DKNY 제품.

짙은 크림슨 컬러의 슬립 드레스는 DKNY 제품.

이하늬
메이크업 전문 TV쇼 <겟잇뷰티>와 국악 예능 방송 <판 스틸러>. 이하늬가 진행하는 두 프로그램은 한국적 아름다움에 대한 그의 관심과 자연스럽게 닿아 있다. 여느 배우나 MC들과 다른 그만의 고유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인간문화재인 어머니, 각기 가야금과 대금을 연주하는 언니, 동생과 함께 앙상블 공연을 하며 자라온 그는 한복에 가채 차림으로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 나가 장구춤을 췄으니까. 전공인 국악 분야의 일에 대해 말할 때 이하늬는 ‘사명감’이라는 단어를 언급한다.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었던 기회들을 누린 데 감사하고, 자신에게서 멈추지 않게 전해야 한다며.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 독창성과 보편성을 조화시키는 정반합의 과정에 대한 탐구가 지금을 살아가는 자신의 숙제라고 여긴다.

<겟잇뷰티> 진행을 하면서 발견한 K 뷰티의 원동력이 있다면?
코즈메틱 브랜드들의 제품력 차원을 넘어서 한국인의 미에 대한 탐구와 열정이 대단하다. 패션에 대한 열의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 베트멍 게릴라 세일만 해도, 그 먼 데까지 사람들이 모일 일인가. 한국 여성들이 정말 부지런하다.

한국 전통 예술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어떤 일을 하고 싶나?
정수의 것끼리 만날 때 폭발력을 발휘한다. 정구호 감독이 연출한 전통 무용 <묵향> 같은 공연은 아주 현대적이다. 전통의 아이덴티티를 지키면서도 모던한 색채를 발견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싶다.

서울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창덕궁은 여러 번 갈 때마다 계절에 따라 공기와 풍경이 다르게 느껴지고, 내가 변화하면서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장소다. 묵상할 수 있는 깊이가 있는 곳이다.

요즘 가장 당신을 즐겁게 하는 것은?
<판스틸러> 덕분에 현대무용, 전통 소리, 살풀이 같은 걸 함께 배우고 있다. 몸은 힘들지만 혼적으로는 풍성해지는 느낌이다. 가슴 뛰면서 일할 수 있다는 게 좋다. 피처 에디터|황선우

소매와 허리에 가죽이 장식된 흰색 레이스 드레스는 Chanel 제품.

소매와 허리에 가죽이 장식된 흰색 레이스 드레스는 Chanel 제품.

정유미
올해 정유미의 필모그래피에는 두 개의 영화가 적혔다. <부산행>, 그리고 부산영화제에서 미리 공개된 <더 테이블>. 관객 수 1천1백만 명을 넘은 블록버스터 좀비 액션 영화와 카페에서 하루 사이에 네 명의 여자가 겪는 사건을 잔잔하게 담은 저예산 독립영화 사이의 이질적인 거리는 이 배우가 자연스럽게 오가는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연기한 지 10년이 넘도록 마냥 좋아서 일을 해왔다는 정유미는 ‘나라는 배우가 어디서 어떻게 일을 해야 할지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고 말한다. 자신에게 주어지는 크고 작은 프로젝트를 유연하게 오가며 에너지를 얻고, 각기 다른 근육을 사용하면서.

2016년은 당신에게 어떤 해였나?
대외적인 일과는 상관없이 감정적으로 힘든 한 해였다.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얼마 남지 않아 마음이 놓이기도 한다. 오늘 하루를 잘 보냈으면 좋겠다, 내일이 되면 또 오늘처럼 보내면 좋겠다 생각하니 어떤 시기를 견뎌나갈 힘이 생기더라.

여름에 개봉한 <부산행>의 흥행 성공이 있었고, 칸 영화제에도 다녀왔다.
재밌게 찍은 영화였는데 기대 이상으로 잘되어서 기뻤다. 개인적으로 힘든 순간도 일로 버티는 것 같아서, 일에 대해 고맙다는 생각도 했다.

<더 테이블>은 오래전부터 띄엄띄엄 같이 작업해온 김종관 감독과 찍었다.
김종관 감독의 단편 <폴라로이드 작동법> 덕분에 데뷔한 셈이니 나에게 아주 고마운 분인데 타이밍이 잘 맞았다. 잘 맞는 동료와 연대하는 마음으로, 영화 만들며 같이 논다는 기분으로 작업을 했다. 다양한 방식으로 일할 수 있는 게 행운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큰 프로젝트는 비즈니스로 임한다면 작은 프로젝트를 하면서는 힐링도 받고, 그러면서 원동력을 얻어 덜 지치고 오래갈 수 있는 것 같다.

일을 하면서 에너지를 얻는 편인가?
나는 촬영 현장을 좋아하는 배우다. 현장에서 부딪치다 보면 너무 힘들 때도 있지만 수많은 감정이 교차하는 사이 나도 모르는 에너지가 나오기도 해서 행복하다. 그 행위까지가 좋고, 나중에 오는 것들은 덤인 것 같다. 흥행이나 반응에서 큰 기쁨을 느끼지는 않는다.

요즘 당신의 관심사는?
탄츠플레이라는 운동에 빠져 있다. 현대무용과 발레 등 다양한 춤 동작을 응용한 운동인데, 신체의 균형을 맞추면서 체형을 바로잡아준다. 자세가 좋지 않아서 지금도 훈련 중인데 다른 힘든 운동과 다르게 에너지가 소진되는 게 아니라 채우는 느낌을 받는다. 못하는 모습을 보여줘도 창피하지 않다. 내가 체력은 약한데 깡이 좋다. 피처 에디터|황선우

그래픽적인 일러스트와 스트라이프가 돋보이는 흰색 스웨트 셔츠, 지퍼 장식이 특징인 패치 스타일의 데님 팬츠는 Off-White by 10 Corso Como 제품. 목걸이와 시계는 본인 소장품.

그래픽적인 일러스트와 스트라이프가 돋보이는 흰색 스웨트 셔츠, 지퍼 장식이 특징인 패치 스타일의 데님 팬츠는 Off-White by 10 Corso Como 제품. 목걸이와 시계는 본인 소장품.

비와이
뜨거웠던 그 서바이벌이 막을 내린 후 비와이는 동료 씨잼과, 탈립 콸리라는 미국의 20년 차 래퍼와 함께한 음원을 발표했다. OST 삽입곡은 아니었지만, 영화 <아수라>의 누아르 톤을 음악으로 풀어낸 스페셜 컬래버레이션 음원 작업도 했다. 그의 인생에서 가장 드라마 같은 한 해였다. 물 밑에서 물 위로 올라온 그는 다시 한국에서 저 멀리 그래미 시상식으로 나아가길 꿈꾼다. 우리가 즐긴 2016년의 힙합에 비와이의 지분이 컸다.

<쇼미더머니> 직후 <더블유>와 독점 인터뷰했을 때는 아무래도 정신적 여유가 없었을 것이다. 요즘은 어떤가?
이젠 생각이 좀 정리되는 기분이다. 레이블을 세운다기보다는 나만의 팀, 내가 중심이 되어 흘러가는 팀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게 내가 원했던 방향이고.

잠은 잘 자나?
잘 자는 편이다. 한의원에서도 나보고 많이 자라고 하더라. 인천에 있는 엄청 유명한 한의원에 다니는데, 아침에 가면 대기 인원이 150명 정도다. 내가 뭐 하는 사람인지도 모르는 원장님이 맥만 짚어보고도 딱 안다. 여러 가지 일 못할 몸이니, 한 길만 가라고. 창의적인 일에만 신경 쓰라고 했다.

올해의 가장 인상적인 일은 단연 <쇼미더머니> 경험인가?
구체적으로는 그 시간을 통해 사이먼, 그레이처럼 좋은 형들을 만난 것이 너무나 좋은 기억이다. 잘 되고 이런 것을 떠나서 함께 좋은 추억을 쌓았다. 방송은 그저 지나가는 경험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사이 사이로 느낀 기분들이 신기했다. 그릇이 커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또 어떤 일이 기억에 남나?
호주 시드니와 멜버른에서 단독 공연을 했는데, 각각 1천 명, 8백 명 정도의 관객이 왔다. 어떤 외국인이 오더니 또렷한 한국말로 사진 좀 찍어달라고 했을 땐 깜짝 놀랐다. 내년에도 다시 오고 싶은 곳이라고 내가 말했다. 그때는 오페라하우스 같은 큰 무대에서 공연하고 싶다.

서울은 당신에게 어떤 도시인가?
멋을 아는 곳 같다. 강남에선 연예인을 봐도 굳이 아는 체하지 않는 도도함도 있고. 내가 자란 인천은, 바닷바람이 좋지(웃음). 무엇 보다 서울 사람도 세계로 나가려면 인천을 거쳐야 한다.

최근의 관심사는?
얼마 전 맥 프로를 샀는데 그 안에서 구현 가능한 가상 악기들을 모으는 데 빠졌다. 실제와 거의 비슷한 사운드를 낼 수 있다. 운동할 시간이 따로 없어서 건강 상태에도 관심 갖고 유의하려 한다. 옷을 잘은 모르지만, 패션에 대해서도 조금씩 알아가는 중이다.

2016년의 비와이에게 칭찬 한마디를 해준다면?
올해는 네 것이었다, 넌 최고였어. 피처 에디터|권은경

안전핀과 클립, 배지 장식이 붙은 재킷, 레터링 장식의 톱, 같은 라인의 팬츠, 벨트 고리에 붙은 라이터 모양 참, 지퍼 장식의 슬리퍼는 모두 99%is- 제품.

안전핀과 클립, 배지 장식이 붙은 재킷, 레터링 장식의 톱, 같은 라인의 팬츠, 벨트 고리에 붙은 라이터 모양 참, 지퍼 장식의 슬리퍼는 모두 99%is- 제품.

바조우
누군가 일을 재밌게 하고 사는 사람에 대해 물으면, 지금 패션계에선 바조우를 가리킬 수 있다. 어릴 적 밴드 하는 형들을 따라다니며 펑크 신에 스며든 그는 한마디로 재주를 살리면서도 더욱 잘 놀기 위해 디자이너가 됐다. 그가 음치가 아니었다면, 악기 하나라도 연주할 줄 알았다면, 99%IS-라는 브랜드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2012년 도쿄를 베이스로 생겨난 99%IS-를 통해 바조우는 꼼데가르송, 캠퍼와 협업하며 그만의 커스텀 의상을 선보였다. 레이디 가가와 저스틴 비버가 99%IS-의 의상을 구입해 입고 다닌 건 바조우에게도 신기한 일이었다. 10월 서울패션위크 기간, 바조우는 서울에서 첫 컬렉션 쇼를 했다. 갑자기 쇼를 치를 장소에 문제가 생겨, 쇼 36시간을 앞두고 하얏트 호텔 직원 주차장이 무대로 낙점되었다.

이번 컬렉션을 통해 뭘 보여주려고 했나?
기본적으로는 프랑스 브랜드인 페이스 커넥션과의 협업으로 이루어졌고, 타이틀이 A.G.T(Against Great Truth)다. 기존의 진실들은 내가 직접 경험해보기 전까진 진실인지 뭔지 알 수 없다는 의미다. 발음상 ‘아지트’와도 비슷하다. 겉모습은 달라도 추구하는 바가 비슷한 이들만의 아지트를 만들고 싶었다.

99%IS-의 정체성이기도 한 펑크 정신은 세계 각 도시들에서 어떻게 표현되고 있을까?
예를 들어 태국엔 머리를 빡빡 민 펑크족이 다수다. 머리 길러서 스파이크 스타일로 세워봤자 습기 때문에 금방 흐트러져서 그렇단다. 도시와 문화에 따라 외양만 조금씩 다를 뿐이다. 어떤 정신은 시대와 장소에 따라 펑크로, 히피로, 혹은 다른 형태로 드러나고 퍼질 수 있다. 내가 하는 일도 시대에 맞는 바이러스처럼 퍼져 나갔으면 한다.

서울의 매력은 뭘까?
벽도 많은데, 틈도 많은 것 같다. 두 달을 준비한 쇼가 디데이 이틀 전에 흐지부지되고, 다시 이틀 만에 또 어떻게 일이 진행된다. 은근히 정해진 바가 없어 보인다. 사람들도 뭔가를 정확히 알아보고 한다기다는 그냥 하면 되지 뭐, 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더라. 그렇기 때문에 가볍게 즐기는 마음으로 부딪쳐볼 수 있겠다. 그저 객기가 아니라 이건 이렇고 저건 저래야 한다는 지점이 없다는 걸, 그걸 행동으로 해낼 수 있다는 걸 서울에서 보여주고 싶다.

늘 마스크를 쓰는 이유는?
일단은 비염이 심하다(웃음). 그리고 처음 일본에 갔을 때 마스크를 낀 사람이 많아서 나도 이상했는데, 남에게 감기를 옮길까봐 그렇다는 말을 듣고 새로웠다. 그 후로 마스크를 써보니 코가 따뜻하고 좋다.

2017년에 이루었으면 하는 것들은?
얼마 전에야 일본에 드디어 작업실을 마련했다. 그전까진 학교 내 창고 같은 빈 공간을 이용해 작업했다. 이제 한국에도 작업실을 마련해놓고 싶다. 그리고 내 일 도와주는 동생들을 좀 더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피처 에디터|권은경

1612 KPOP스타17
박찬경

드론이 안양천을 따라 천천히 이동하며 부감으로 도시를 비춘다. 긴장을 고조하는 효과음이 흐르면서 미술 작가들의 이름이 자막으로 스쳐간다. 사람들이 움직이는 알록달록한 풍경 속에 일상이 펼쳐져 있다. 미술 작가이자 기획자, 영화감독인 박찬경이 연출한 올해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 트레일러가 화제였던 건 비슷한 시기에 공개된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 영상의 참혹한 조악함과 대조적이어서 더 그랬을지 모른다. “형(박찬욱 감독)이 런던에서 갑자기 잘 만들었다고 문자를 보냈더라구요. 전시 참여 작가인 바이런 킴은 트레일러에 작서품의 모티프를 얻었다는 이야기도 했고요.” 그러고 보니 최근의 정치 스캔들과 결부되어 시끄럽기 오래전부터 그는 한국 사회와 문화를 구성하는 중요한 주제지만 외면받은 주제인 무속을 꾸준히 다뤄오기도 했다.

2016년은 어떻게 보냈나?
2014년 미디어시티 서울 예술감독을 하느라 2년 가까이가 비었다. 2014년엔 일을 했고, 2015년은 놀고 쉬었다. 오랜만의 본격 신작인 <시민의 숲>을 가지고 얼마 전 타이페이 비엔날레에 다녀왔는데, 국내에서는 내년 초의 개인전에서 프리미어를 갖게 될 거다.

뉴욕의 티나킴 갤러리에서도 개인전이 있었다.
뉴욕에서의 첫 개인전이라 나에게는 중요했다. 분단이나 냉전, 그리고 무속 신앙 관련된 영상과 사진을 모은 세미 회고전이었다. 남북 관계에 관심이 많은 관객들이기 때문에 흥미롭게 받아들인 것 같다.

최근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 트레일러가 알려졌는데, 본편 격인 <다시 태어나고 싶어요, 안양에>는 한참 전에 만들어진 영화다.
2010년에 안양에서 두어 달 지내면서 만든 100분 정도 분량의 장편 다큐멘터리였다. 만화경으로 들여다보듯이 한 도시의 아이덴티티를 역사나 노동, 여러 관점에서 구성했다. 주최측에서는 매년 참여 작가들에게 안양을 알릴 수 있는 교육용 자료로 유용하게 썼다고 하더라. 오랫동안 안양에 사신 분들이 좀 많이 봤으면 싶었는데, 올해는 다행히 극장 상영을 했다.

안양이 그렇다면, 당신이 살고 일하는 서울은 어떤 도시인가?
서울은 내가 태어나 자랐지만 잘 알 수가 없는 도시다. 정현종 선생 시 가운데 ‘눈 감 으면 고향이 눈 뜨면 타향’이라는 구절이 아마 서울에 어울릴 것 같다. 유럽의 복지 국가 도시들이 지루한 천국이라면 서울은 재미난 지옥일 수도 있겠다.

올해가 가기 전의 계획은?
추워지면 뭘 하기가 힘드니까 그전에 작업을 많이 해놔야 한다. 내년 전시와 함께 그동안 썼던 글을 책으로 내게 된다. 본격 평론이라 하기는 어렵지만 평론에 가까운 잡글을 모을 거다.

미술과 영화 작업을 오가는데, 조만간 장편 상업영화를 찍을 거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시나리오 단계인데 상업영화는 예산이 워낙 많이 들어가니까 만들어지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다. 빨라야 2017년 말이나 2018년에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피처 에디터|황선우

호랑이 자수가 들어간 후드 점퍼, 노랑 카디건, 칼라에 자수가 들어간 초록색 피케 셔츠, 꿀벌 자수 장식 데님 팬츠, 여우 머리 장식 벨트는 모두 Gucci 제품.

호랑이 자수가 들어간 후드 점퍼, 노랑 카디건, 칼라에 자수가 들어간 초록색 피케 셔츠, 꿀벌 자수 장식 데님 팬츠, 여우 머리 장식 벨트는 모두 Gucci 제품.

샤이니 키
“드라마는 정말 많은 사람을 상대하는 콘텐츠이고 그만큼 파급력도 크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9급 공무원 시험 준비생 기범 역을 연기한 <혼술남녀>를 끝낸 키는 2016년이 어느 때보다 큰 관심과 피드백을 받은 해라고 말한다. TV 드라마라는 매체의 힘을 발견했거니와 5집 <1 of 1>으로 컴백한 팀의 콘서트 스타일링을 맡으면서 패션에 대해 쌓아온 관심을 제대로 응용하기도 했다. 연습생 기간 3년을 거쳐 데뷔 9년 차에 접어든 키는 아이돌로서 자신의 복합적인 위치와 거기서 얻을 수 있는 최대치에 대해 영리하게 인식하고 있다. 새로운 트렌드를 늘 공부해야 하는 사람, 원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디자이너나 연출가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하는 사람,전문가들의 힘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 만능열쇠라는 이름처럼 키가 열 수 있는 문은 아마 점점 많아질 것이다.

요즘 즐겨 듣는 뮤지션은?
EDM은 대체로 좋아하고 시규어로스 같은 포스트록도 많이 듣는다. 최근에는 영국 일렉트로니카 듀오 혼네, 싱어송라이터 랩슬리를 좋아한다.

스타일 영감은 어디서 얻나?
어릴 때부터 데이비드 보위나 보이 조지에게서 믹스 매치하는 스타일링을 배웠다. 영화 <팩토리 걸>을 보고 에디 세즈윅을 재발견하기도 했고. 멋쟁이들은 예전에 더 많았다는 생각이 든다. 과거의 트렌드를 알게 되면서 스타일링을 볼 때 디테일보다 전체적인 아이덴티티에 신경 쓰게 된 것 같기도 하다.

지금 주목하는 팝 아티스트가 있나?
음악뿐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문화에서 영감을 받는 편이다. 자비에 돌란 감독의 <마미>와 <아이 킬드 마이 마더>를 흥미롭게 봤다. 촬영의 앵글이나 음악, 색감 모두 대담하고 과감해서 러닝타임 내내 영감의 비디오 같았다.

서울은 당신에게 어떤 도시인가?
나는 대구 출신이다. 방학 때마다 그리고 연습생 시절은 주말마다 서울에 올라오면서 정말 빨리 변화하는 걸 느꼈다. 모든 문화와 예술이 단단하게 결속돼 있는 듯한 느낌도 받는다. 많은 분야에서 더 나은 것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열망이 패션과 음식, 음악, 인테리어를 성장시키고 있는 것 같다. 빠른 변화와 발전에 대해 어색해하지 않는 멋진 사람이 많이 모여 있는 도시라는 말이 적당할 거 같다.

K팝의 힘이 어디서 나온다고 생각하나?
애니메이션 캐릭터 사업과 비슷하게 본다. 아티스트 각자가 갖고 있는 성격과 재능이 회사 시스템 속에서 매일 배우는 것과 결합해서, 노래나 춤뿐 아니라 개성과 매력도 캐릭터처럼 성장한다. 그런 게 계속 연속해서 이루어지는 인더스트리인 거 같다. 피처 에디터|황선우

왼쪽부터|심야가 입은 큼지막한 크기의 밀리터리 점퍼와 녹색 트랙 톱, 검정 팬츠는 모두 Burberry 제품. 프랭크가 입은 베이지색 코트와 터틀넥, 스티치 장식의 팬츠는 모두 Dior Homme, 트루퍼 햇은 Junya Watanabe 제품.

왼쪽부터|심야가 입은 큼지막한 크기의 밀리터리 점퍼와 녹색 트랙 톱, 검정 팬츠는 모두 Burberry 제품. 프랭크가 입은 베이지색 코트와 터틀넥, 스티치 장식의 팬츠는 모두 Dior Homme, 트루퍼 햇은 Junya Watanabe 제품.

XXX
래퍼 심야와 디제이 프랭크, 팀명처럼 미지의 기호와 같은 XXX를 알기 위해선 작은 단서들을 하나씩 수집해야 한다. 우선 XXX를 만난 날 이른 아침, 신곡 ‘슈퍼마켓’이 애플뮤직의 한 라디오 채널을 통해 처음 공개됐다. 11월 중순 전 세계에 동시 발매되는 메종키츠네 컴필레이션 앨범에 XXX의 신곡이 실린다. 여름에 나온 첫 앨범 <KYOMI>와 관련해선 ‘승무원’이라는 곡의 뮤직비디오를 보는 재미가 있다. 프랑스 애니메이터 마티스 도비에라는 자의 기괴한 묘사가 내내 화면을 채운다. 참, 멤버 심야는 지난해 같은 레이블의 이센스가 옥중에 있는지라 이센스의 한국 대중음악상 올해의 음반상을 대리수상했다. 이상 작은 단서들이었다. 이제 코드명 XXX를 해석하기 위해 그들의 음악을 들을 차례다.

XXX의 음악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심야
‘함부로 눈을 마주칠 수 없는’. 용안을 쳐다봤다간 죽지 않나? 그것처럼 우리 음악을 듣고 나면 우리가 좀 어려워졌으면 좋겠다. 물론 사람은 무서워도 음악은 누구에게나 쉽게 편하게 다가가길 바란다.
프랭크 그냥, 힙합. 음악을 듣고 나서 여러 장르를 논하는 분도 있지만 그냥 세련된 힙합이라고 말하고 싶다.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프랭크 음악으로 돈을 벌게 된 것. 큰돈은 아니지만 뜻깊다.

최근의 관심사는?
심야 개인 작업실을 어느 동네에 마련할지 여부. 올해만 세 번을 옮겼더니 본의 아니게 지역별 전월세 추세 등 부동산 정보에도 눈길이 간다. 첫 번째 작업실은 계약 만료 임박이라서, 두 번째는 지하가 너무 답답해서 결국 이사했다. 지하라도 넓으면 괜찮겠지 하고 마련한 세 번째 작업실에서 역시 지하는 안 되겠다고 느꼈다.

최근의 고민은?
프랭크 팀 작업을 할 때는 잘됐는데 오랜만에 개인 작업을 하려니 잘 안 풀린다. XXX로는 세련된 음악을 만들고 싶었다면, 개인 작업 시엔 투박하고 촌스럽더라도 좀 더 내 감정에 솔직한 음악을 만들고 싶다.

서울의 매력은 뭘까?
심야 초등학교 3학년 때 외국으로 건너가 중국에서 6년, 호주에서 1년, 미국에서 4년 살았더니 서울에 대해 잘은 모른다. 하지만 다시 왔을 때 너무 좋았다. 협소함이랄까 편의성이랄까, 좀 한적하고 외진 곳에 있어도 조금만 걸어 나가면 필요한 게 다 있다.

올해의 자신을 스스로 칭찬해준다면 어떤 점을 칭찬하고 싶나?
심야 이제는 신중하게 작업실을 고르는 사람이 됐구나. 그래서 아직도 작업실이 없구나.
프랭크 당구 실력이 좀 늘었다. 뭐 하나에 꽂히면 잘하지 못해도 계속하는 편인데 실력까지 느니까 기분 좋다. 첫 번째로 잘못 꽂힌 게 음악이라…. 피처 에디터|권은경

 

붉은색 점퍼는 Acronym, 옆선의 스트링 장식이 특징인 쇼츠는 Silencion, 검정 스웨트 셔츠는 Supreme, 흰색 스니커즈는 Adidas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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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모델스닷컴 랭크, 쇼 최다 캐스팅, 럭셔리 브랜드 캠페인 모델… 해외 데뷔 직후 박성진은 단숨에 한국인 혹은 동양인의 유리천장을 부수며 높이 도약했다. 그리고 지금 그가 바라보는 방향은 좀 달라졌다. 여전히 이 일을 좋아하지만 쇼 하나 브랜드 하나를 기억하고 언급할 정도로 의미를 두지는 않으며, 해외 패션위크를 전전하는 긴장과 피로보다 일상의 즐거움을 택하고 싶다고 말한다.“ 모델이라는 직업의 특수성이 있죠. 클라이언트들은 언제나 어리고 새로운 애를 찾으려고 하니까요” . 박성진이 자신의 브랜드 ‘실렌시온’을 론칭한 것은 하이패션의 이런 속성에 대한 깨달음, 그리고 삶의 밸런스에 대한 깊이 고민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올해는 어떻게 보냈나?
사건 사고도 있었고 가까운 사람을 잃기도 했지만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고 주변 사람들과의 의리는 항상 지켰다. 이만하면 무탈하게 지낸 셈이다.

모델 커리어에 있어서는 어땠나?
가까이에서 많은 것을 봐오면서 패션 마켓에 대한 관심이나 신뢰가 갈수록 희미해지는 것 같다. 모델 선정에 대한 기준도 모호하고 이중적으로 느껴진다. 유명세가 유명세를 낳는다고 할까. 요즘은 내 SNS에도 거의 일 사진이 없다. 뭔가 해내서 알리고 싶은 마음보다 내 일상과 주변 사람에 대한 기억을 남기는 게 훨씬 의미있다.

브랜드를 운영하는데, 이제 모델 일보다는 비즈니스에 집중하게 될까?
기본적인 옷을 최대한 잘 만들어서 리즈너블한 가격에 팔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미래에 대한 야망은 있지만 욕심은 버렸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가장 잘하고 못하는 건 안 하면 되니까. 무슨 일을 하건 내가 사람들을 따라다니면 안 되고 그 사람들이 나를 찾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만들어야 하는 거 같다.

당신의 자신감은 어디서 오나?
자기 파악을 잘해왔고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소리 들어야 한다는 강박이 없다. 누구에게도 비난받지 않는 사람은 잘 살고 있지 않는 것이다, 내 기준으로는.

서울에서 좋아하는 장소는 어디인가?
이촌동. 나를 포함해서 패션 쪽에 있는 사람이 살아가는 속도에 지칠 때가 있다. 나무가 많고 아기들과 엄마들이 많은 이촌동에가면 평범한 평화를 느낄 수 있어 좋다.

요즘 가장 당신을 즐겁게 하는 것은?
여자친구. 3년쯤 만났는데 여전히 재밌고, 하루하루 새롭다. 피처 에디터|황선우

파란 로고 장식의 아메리칸 스탠더드 보머 재킷은 Richardson by Heights-Store, 밴드에 로고가 들어간 브라톱은 Calvin Klein Underwear, 스트라이프 패턴의 무릎길이 양말은 American Apparel 제품. 초커와 데님 쇼츠는 에디터 소장품.

파란 로고 장식의 아메리칸 스탠더드 보머 재킷은 Richardson by Heights-Store, 밴드에 로고가 들어간 브라톱은 Calvin Klein Underwear, 스트라이프 패턴의 무릎길이 양말은 American Apparel 제품. 초커와 데님 쇼츠는 에디터 소장품.

f(x)루나
걸그룹 멤버도 여러모로 ‘극한 직업’이지만 뮤지컬 배우에게 요구되는 자질은 또 다른 방식으로 혹독하다. f(x)의 메인 보컬이자 <금발이 너무해> <코요태 어글리> 등의 뮤지컬 무대에 꾸준히 서온 루나는 우선 공연 체력을 만들기 위해 목숨 걸던 다이어트를 접고 체중을 늘렸다. “5kg을 찌워보니까 몸이 무거워지고 의상도 안 맞더라구요. 몸무게를 늘리면서도 매일 꾸준히 운동을 해서 효과적으로 몸을 쓸 줄 알아야 해요.” 타고난 성량을 후천적으로 훈련하고 다듬는 과정 역시 쉽지 않았다. 올해 솔로 앨범을 내놓고 엠버와의 프로젝트 팀으로 스펙트럼 댄스 뮤직 페스티벌에서 공연하기도 하면서 또 다른 도전은 EDM이었다. 아주 달라 보이는 장르의 음악에 자신의 보컬을 어떻게 다듬고 녹여낼 것인지가 지금의 숙제다. 목소리와 노래는, 루나에게 아주 오래 사용할 도구니까.

2016년은 당신에게 어떤 시간이었나?
꿀 같은 한 해였다. 가족이랑 첫 해외여행을 LA로 다녀왔는데, 푹 쉬면서 서로 원하는 것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여름에는 첫 솔로 앨범이 나왔고, 직접 작사 작곡에도 참여했다. 엠버 언니와 처음 둘만의 컬래버레이션을 시도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좀 더 다양하게 대중이 예측 할 수 없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싶다.

엠버와의 협업을 스펙트럼 댄스 뮤직 페스티벌에 올렸는데 어땠나?
EDM은 내가 푹 빠져 있는 장르이기도 해서 솔로 앨범에서도 시도한 분야다. 앞으로도 DJ들과 같이 작업하면서 음악 자체에 몰입할 수 있는 보컬 라인과 세련되게 어울리는 가사를 연구해보고 싶다. 톡 쏘는 음색을 저음역대에서도 살려서 맛깔나게 부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f(x)로 데뷔 이후 7년 동안 어떻게 달라졌나?
현실을 잘 알게 된 것 같다. 어렸을 때는 다 잘하려고 했다면 지금은 내가 할 수 없는 것은 걸러내고 뭘 가장 잘할 수 있을지에 집중한다. 그 첫 번째가 노래인 것 같다. 춤과 연기는 두 번째고. 그것들을 같이 동시에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생각하면서 뮤지컬에 힘을 쏟게 된 것 같다. <파이브 코스 러브> 공연을 시작했고, <인 더 하이츠>의 일본 공연도 잡혀 있다.

요즘 당신을 즐겁게 하는 것은?
유기묘를 한 마리 데려와서 같이 살기 시작했다. 이름은 버터다. 피처 에디터|황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