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런던, 시애틀까지, 지구를 한 바퀴 돌며 감상하는 패션 전시.

1. THE VULGAR: FASHION REDEFINED at 런던 바비칸 아트 갤러리
‘저속함’, 혹은 ‘천박함’이라는 말은 부정적 뜻을 내포하고 있지만 패션에 있어선 고결한 아름다움만큼이나 중요한 영감의 원천일 수 있다. 런던 바비칸 아트 갤러리에서는 현재 이런 저속한 미적 영역을 새롭게 재정의하는 패션 전시가 한창이다. 세월을 품은 역사적인 르네상스 드레스부터 비비안 웨스트우드 컬렉션, 스티븐 존스 모자, 직물 장식품, 사진, 필름, 모바일 콘텐츠까지 저속함과 천박함마저 매혹적이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승화시킨 패션을 만날 수 있다. 전시는 내년 25일까지.

2. WANDERLAND at 한남동 D 뮤지엄
환상의 세계와도 같은 에르메스의 예술 세계를 서울에서 만날 수 있다는 소식. 런던 사치 갤러리, 파리 센 강의 포르 드 솔페리노, 두바이 몰의 분수대 선착장에서 선보인 <Wanderland (파리지앵의 산책)> 전시가 오는 1119일부터 1211일까지 D 뮤지엄에서 진행된다. 파리라는 도시를 산책하며 자유롭게, 때론 예상치 못하게 마주하는 아름다운 순간을 담은 전시에선 포부르 생토노레 24번가에 위치한 에밀 에르메스 박물관에서 모아온 유서 깊은 오브제들을 볼 수 있다.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들의 작품으로 채워질 전시장의 11개 방에선 메종 에르메스의 예술적인 정신을 온몸으로 경험할 수 있을 것.

3. GUCCI 4 ROOMS  at 도쿄 구찌 긴자 플래그십 스토어 & 긴자 도버 스트리트 마켓
등장과 함께 비상한 상상력과 전무후무한 심미안으로 당대의 패션 신을 장악한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네 명의 아티스트와 함께 만든 네 개의 구찌 방을 소개한다. 패션을 공간으로 확장시킨 이번 전시는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까지 연계된, 공간을 초월한 프로젝트. 일본 아티스트 치하루 시오타(Chiharu Shiota), 다이토 마나베(Daito Manabe) 그리고 미스터(Mr.)는 알레산드로가 만든 하우스의 테마를 기반으로 패턴, 어휘, 정원을 모티프로 삼아 공간을 만들어냈다. 또 한 명의 아티스트는 바로 F/W 시즌부터 협업을 해온 트러블 앤드루! 그의 비밀 설치 미술 공간은 다른 세 개의 방과 함께 구찌의 긴자점 7층에서 선보이며, 긴자 도버 스트리트 마켓의 엘리펀트 룸에서도 그의 위트 넘치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아티스트들이 제작한 공간은 특별한 마이크로 사이트인 gucci4rooms.gucci.com에서도 볼 수 있다. 방문자들은 방을 둘러보고 마치 컴퓨터 게임을 하듯 공간과 소통할 수 있다고. 전시는 1127일까지다.

4. YVES SAINT LAURENT: THE PERFECTION OF STYLE  at 시애틀 아트 뮤지엄
생로랑의 새로운 수장인 안토니 바카렐로의 하우스 데뷔로 시선이 집중된 2017 S/S 파리 패션위크. 디자이너 교체로 떠들썩했던 이번 생로랑의 컬렉션을 보고 나니 괜스레 무슈 로랑 시절에 대한 향수에 젖었다. 그 때문에 더욱 반가운 전시 소식! 바로 지난 1011일, 시애틀 아트 뮤지엄에서 스타일에 관해 늘 ‘완벽’을 추구한 이브 생 로랑을 회고하는 전시를 진행한 것. 내년 18일까지 계속되는 전시는 그가 선보인 주옥 같은 오트 쿠튀르 컬렉션과 레디투웨어 피스(이 중엔 처음으로 대중에 공개되는 의상도 있다고)는 물론이고 아틀리에에서 일하는 그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볼 수 있다.

5. STYLE UP BE@RBRICK  at 홍콩 하버시티 몰
지난 919일부터 1016일까지, 거대한 베어브릭 군단이 홍콩 쇼핑의 메카, 하버시티 몰을 점령해 화제가 됐다. 2007년 베어브릭과의 협업을 인연으로 다시 한 번 귀여운 곰들을 홍콩으로 초대한 것. 홍콩에서 가장 큰 패션 몰답게, 이곳을 찾은 베어브릭들은 그 어느 때보다 패셔너블한 모습이었다. 패션과 현대 예술이라는 테마로 37가지 버전의 2000% 사이즈(약 1.4m 키) 베어브릭이 전시됐는데, 엠포리오 아르마니, 크리스토퍼 케인, 겐조, DVF 등 패션 브랜드가 참여해 그들의 아이코닉한 옷을 베어브릭에게 입혔다. 베어브릭 경매를 통한 수익금을 홍콩 피부암재단에 기부하는 이벤트도 함께 진행한 뜻깊은 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