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의 ‘G’로고를 흥미롭게 재해석한 ‘구찌 고스트(GucciGhost)’로 잘 알려진 트레버 앤드루(Trevor Andrew). 뉴욕의 그라피티 아티스트에서 구찌의 협업 파트너로 당당하게 패션의 전당에 입성한 그와 나눈 구찌 드림 스토리. 나아가 개성 넘치는 전천후 창작 활동의 더없이 유쾌한 즐거움에 대하여.

구찌 고스트 인물_옵션 (1)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은 구찌 고스트 그라피티 옆에 선 아티스트 트레버 앤드루.

 ‘구찌 고스트’에 대한 아이디어는 어떻게 시작되었나? 게다가 고스트는 패션계가 열광하고 있는 스냅챗의 아이콘이기도 하다.
5년 전 핼러윈데이에 평범한 원단에 구찌 로고 패턴을 도배해 고스트 코스튬으로 입고 나갔다. 사람들이 나를 보고 ‘구찌 고스트’라고 불렀고, 주변의 긍정적인 반응에 힘입어 구찌 로고를 활용해 작업을 계속했다. 구찌 로고 작업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강한 동기 부여가 되었다. 그래서 내가 가진 물건부터 거리의 건물 외벽에까지 확대해 나만의 ‘구찌 세계’를 구축해갔다.

고스트 이야기가 나왔으니 또 다른 흥미로운 네이밍에 대해 묻고 싶다. 트레버 대신 ‘트러블’ 앤드루(‘Trouble’ Andrew)라고 닉네임을 사용한 이유는?
어릴 적 친한 친구들이 종종 나를 ‘트러블’이라고 불렀다. 아마도 내가 말을 참 잘 듣는 ‘착한’ 어린이여서 그렇게 부른 것 같다(웃음).

협업은 어떻게 시작된 건가?
새해 휴가를 자메이카에서 보내고 있을 때였다. 오랜 친구이자 구찌 2016 프리폴 룩북을 찍은 포토그래퍼, 아리 마르코플로스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는 알레산드로 미켈레에게 나의 작업물을 보여줬으며, ‘집착’ 강한 내 작품을 그가 매우 좋아한다며 함께 작업하고 싶다는 미켈레의 피드백을 나에게 전해줬다. 그 후 로마에서 다시 전화를 받았고, 알레산드로 및 디자인팀과 함께 F/W 컬렉션 작업을 시작했다.

당신의 그라피티와 만난 컬렉션은 미켈레의 환상적인 빈티지 르네상스 룩에 동시대적이고 쿨한 스트리트 펑크 무드를 더해주었다. 윈윈한 성공적인 컬래버레이션으로 평가되었고, 패션계와 대중의 환호를 얻고 있다. 작업 과정에서 집중한 캐릭터나 무드가 있다면 무엇이었나?
단순하게, 평소처럼, 나의 직감과 느낌대로 작업했다. 때로는 젊은 시절에 느낀 감정을 작품에 반영하기도 했다.

미켈레와 작업 과정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그의 첫인상과 협업의 경험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처음 협업을 시작할 때부터, 알레산드로는 나를 믿고 존중해주었다. 그의 신뢰에서 대담함을 감지할 수 있었다. 내가 시작한 작업을 이어받아 다시 무언가를 채우거나 더하는 그를 보면서 정말 즐거웠고, 그의 의견에 단 한 번도 ‘No’ 한 적이 없었다. 다른 누군가와 함께 작업하다 보면 서로 양보하고 합의점을 찾아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알레산드로의 생각이나 아이디어는 항상 작품을 더욱 완벽하게 해주었다.

당신의 흥미로운 아트워크는 구찌에 대한 애정으로부터 출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
구찌는 나에게 의미가 큰, 가치 있는 브랜드이다. 단순한 기업 이상이다. 영어 단어 그 이상을 관통하는 패션 레이블이다. 우리가 때로는 “What’s Gucci?” 또는 “Everything Gucci!”라고 말할 수 있는, 언어 유희가 가능한 브랜드다.

당신이 처음으로 구입한 구찌 아이템은 무엇이었나?
나의 첫 번째 럭셔리 브랜드 아이템은 스노보드 경기 우승 상금으로 구매한 구찌 시계였다. 아직도 그 시계를 가지고 있다. 성공하기까지 치열했고 치러야만 했던, 나의 어려움을 의미하는 시계이기도 해서 더욱 소중하다.

PHOTO BY KEVIN TACHMAN / @KEVINTACHMAN KEVIN TACHMAN - JAY Z ROBERT DENIRO HARVEY KEITEL - AMFAR NY GALA FEBRUARY 10, 2016

PHOTO BY KEVIN TACHMAN / @KEVINTACHMAN
KEVIN TACHMAN – JAY Z ROBERT DENIRO HARVEY KEITEL – AMFAR NY GALA FEBRUARY 10, 2016

이번 F/W 시즌, 구찌와 협업한 컬렉션에서 당신이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아이템이 궁금하다. 
모두 애착이 가는 아이템들이어서 딱 하나만 고르기는 정말 어렵지만, 페인팅 작업한 바이커 재킷과 보머 재킷을 꼽을 수 있다. 이번 협업을 하기 전부터 작업해온 아이템들이기도 하다. 내가 이탈리아로 올 때 그 아이템들을 가져왔고, 알레산드로가 아이디어를 더해 탄생되었다. 그 외 ‘REAL’ 페인팅이 새겨진 XL 쇼퍼백도 재미있는 아이템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처음 당신이 구찌고스트를 선보였을 때, 누군가는 단순한 모방과 차용 정도로 여기기도 했다. 동시대적으로 사람들이 원하는 창작의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스스로 믿는 ‘진정성’만 있다면 무엇이든 가능하다.

당신이 추구하는 진정한 협업의 의미는? 
두 사람이 만나 서로의 창의적인 경험을 공유하고, 각자의 개성을 반영한 작업물을 탄생시키는 것이 진정한 협업이라고 생각한다.

당신은 그라피티 아티스트이자 뮤지션, 그리고 올림픽에 출전하기도 한 전직 스노보더다. 당신의 다음 행보는 어떨지 기대되는데, 도전하고 싶은 영역 혹은 계획이 있나?
얼마 전 구찌와 함께 선보인 2017 크루즈 컬렉션과 남성 S/S 컬렉션에서 선보인 작업이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나아가 구찌와의 협업을 기념한 글로벌 투어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우리의 협업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직접 대면하며 느낄 수 있는 기회이기에 정말 기대된다. 그리고 개인적인 페인팅 작업과 새로운 음악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업계의 압박을 받지 않고 내 스타일대로 작업할 수 있어서 좋다. 언제 선보일지, 상품성이 있는지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내가 하고자 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나는 지루하거나 심심한 것을 싫어해서, 항상 꾸준히 작업하고 창조한다. 그림을 그리지 않으면 음악이나 영상 작업을 하거나 또는 브랜드 프로젝트를 맡아서 하기도 한다.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작업을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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