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편안함, 포근하고 묵직한 시트, 그리고 침대에서 받는 룸서비스. 도시의 편안함에 중독된 사람이 천상의 휴가를 꿈꾼다면 그 배경이 에어비앤비는 아닐 것이다. 8개 도시에서 125만원 이하의 아름답고 합리적인 호텔 8군데를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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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아테네 | Coco-Mat Hotel Nafsika

미니멀리스트에게 안락함이 가능할까? 아테네 중심에서 급행열차를 타고 북쪽의 스마트하고 조용한 교외 키피시아로 향하면 당신은 역에서 걸어서 5분 안에 그 특이한 조합이 예상치 못한 성공이 될 수 있음을 발견할 것이다. 나프 시카의 코코 매트 호텔은 작은 규모에 소란 없이 방문객을 맞이하는 호텔이다. 전체적으로 유리인 모던한 건물의 탁 트인 일층은 먹고 쉬고 교류하는 용도로 쓰인다. 중심에는 부엌과 올데이 뷔페가 있고, 나무 테이블을 둘러싼 펜던트 램프와 밝은 색감의 의자가 실내를 빛나게 한다. 천연 소재 침구 전문 회사인 코코 매트가 이 호텔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 머무는 동안 베개 타입을 고르거나 구매할 수 있다. 22개 객실에 비치되어 숙면을 도와주는 침대와 대부분의 가구는 코코 매트 제품이다. 건물 밖으로는 향기로운 허브 정원이 펼쳐지고, 근처를 답사할 수 있는 자전거들이 놓여 있다. 도시 중심에서는 40분 떨어져 있지만, 이 잔잔하게 새롭고 가식 없는 장소는 서서히 인기를 끌고 있다. 글 | Fiona Dunc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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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베니스 | Cima Rosa

끊이지 않는 베니스의 관광객 인파로부터 숨을 곳을 찾는다면 그랜드 캐널 위 산타크로체 구역 뜰 뒤로 호텔 입구가 감춰진 이 15세기 궁전 치마 로자가 답이다. 베네치안 건축가 다니엘과 그 의 미국 국적 아내인 인테리어 디자이너 브리타니의 작품으로, 부부의 정성과 솜씨가 곳곳에 묻 어 있다. 운하를 내려다보는 1층의 객실은 마루 바닥, 노출된 대들보, 착색한 창유리가 멋지다. 욕조를 원한다면 일모로 스위트를 요청하길. 멋진 전망이 없는 궁전 뒤편 객실은 지극한 고요함으로 보상해준다. 벨벳, 그레이, 블루, 크림 컬러 의 디자인은 안개 낀 베니스의 아침을 연상시킨다. 통풍 좋은 거실에 아침이 나오고 나면 투숙객들은 각자 알아서 움직일 시간이다. 식당이 없는 이 숙소의 투숙객들 모두에겐 주인의 단골집이 소개된 <Eat The Venetian>이라는 책자가 주어진다. 현지인처럼 머무르는 여행, 바로 이곳 에서 실현할 수 있다. 글 | Aoife O’riord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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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발리 | Bambu Indah

발리는 깊숙이 들어갈수록 더 흥미롭고 아름다운 속내를 보여주는 복잡한 낙원이다. 그런 면에서 센트럴 우붓에 위치한 보헤미안 에코 호텔 밤부 이다는 당신을 발리의 진짜 매력으로 안내해 줄 적절한 장소다. 녹음이 무성한 정원에 둘러싸인 단 14개의 대나무 객실은 드넓게 펼쳐진 에메랄드 빛 논과 그 자체로 절경인 사얀 협곡을 내려다보고 있다. 보석 디자이너이자 발리의 그린 스쿨 창립자인 소유자 존 하디는 아침마다 이곳에 머무르는데, 섬의 모든 것과 모든 사람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듯하다. 하디의 아들 오린은 호텔 내 유기농 레스토랑에 신선한 재료를 공급하는 정원을 관리하고 있다. 템페와 케일이 들어간 클럽샌드위치나 밥과 청경채에 얹은 잘게 썬 매운 오리는 추천 메뉴다. 대나무로 만든 초현실적인 스트럭처로 유명한 그의 건축가 딸 엘로라는 요리 교실을 위한 부엌을 포함해 호텔 건물의 여러 부분을 설계했다. 직원들은 당신이 원하는 여행을 위해 세심하게 계획을 짜주는데, 심지어 종교 의식에 참여하는 것도 가능하다. 호텔의 구석구석을 탐험하는 것만으로도 바쁠 테지만 말이다. 글 | Gisela Willia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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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 | The Larwill Studio

라윌 스튜디오에서 머무는 동안 당신 안의 예술가, 그리고 어린아이가 깨어날 것이다. 투숙객은 침대에서 점프하기나, 스케치북에 그림 그리기를 마음껏 할 수 있으며, 고무 주사위를 던져 그 날의 액티비티를 고르게 된다. 왕립 어린이 병원 구역 내에 지어진 이 호텔은 이름에서 알 수 있 듯 작고한 오스트레일리아의 구상표현주의의 거장 데이비드 라윌에 헌정한 것인데, 그의 강렬한 그림들이 프린트되어 곳곳에 걸려 있다. ‘예술가 작업 중’과 ‘새 모이 주러 나갔음’ 같은 프라이버 시 문고리와 큼지막하게 써놓은 방 번호, 높이 쌓인 예술 서적은 이 호텔이 아트라는 테마를 위트 있게 녹여낸 증거다. 침대는 무척 편안해서 집에 하나 놓고 싶어질 것이다. 객실에는 요가 매트와 러닝 맵이 있으며, 헬스장 이용과 레커바이크 임대, 멜버른 탐험을 위한 스마트카도 사용 가능하다. 글 | Tricia Wel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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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모데나 | BB Quartopiano

모피를 입은 여성들이 흔들흔들 자갈길을 자전거로 달리고, 15분 안에 도시 중심가를 산책할 수 있는 모데나는 젠 체하지 않는 도시다. 파바 로티의 고음부터, 페라리, 발사믹 비네거, 그리 고 유럽에서 가장 훌륭하게 미친 셰프 마시모 보투라까지 평판이 높은 장소임에도 말이다. 3 년 전 보투라 레스토랑의 매니저였던 알레산드로 베르토니가 그의 파트너 안토니오 디레스타와 이 루프톱 아지트를 열었다. BB 콰르토피아 노는 오렌지 향기가 나는 징검다리로 연결된 객실 두 개가 전부인데, 프로방스 골동품 가게 단골인 주인들의 취향이 나무 책상, 조각상, 극장 의자와 악보들에서 엿보인다. 스트리밍 서비스로 흘러나오는 음악은 50년대 재즈. 거실에서 작은 계단을 오르면 빛이 가득 찬 부엌이 나온다. 아침이면 테라코타 옥상 건너로 하얀 길란 디나 타워를 바라보며 신선한 커피와 크루아상을 맛볼 수 있다. 여전히 배가 고프다면 코너를 돌면 나오는 안토니오와 알레산드로의 메종 몽 카페로 향하면 된다. 컨시어지에 추천을 부탁해도 좋다. 현지에서 제일 맛있는 네그로니를 마실 수 있는 아처 와인 바나 친구가 운영하는 코튼 클럽을 소개해줄 것이다. 글 | Rick Jord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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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 Hotel Providence

2년 전, 성공한 프렌치 식당 셰 자넷의 주인장인 피에르 무시에가 파리에 호텔을 열 결심을 하고 파리 10구역의 싸구려 여관을 구입해 리모델링에 돌입했다. 영화 <아멜리에>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구식의 가로등과 작은 광장이 있는 생마르탱 문 뒤 자갈 도로 코너에 위치한 호텔 프로비당스에는 고급스러운 비대칭의 객실 18개가 있다. 모든 방엔 열대 나뭇잎 프린트의 벨벳 벽지가 발라져 있으며, 주철로 만든 발코니와 루프톱 경치가 펼쳐기도 하고, 화려한 천장 장식과 앤티크 크리스털 샹들리에가 걸려 있거나 예쁜 놋쇠 옷걸이와 오크 나뭇바닥이 있다. 하지만 호텔 프로비던스의 스타는 의심할 여지 없이 동판 셰이커, 빌트-인 제빙기, DIY 칵테일을 위한 럼과 진저 비어가 가득한 맞춤 칵테일 바다. 세면 도구를 렘데인 투하미가 디자인한 욕실에서 피로를 풀고 난 뒤엔 아래층으로 내려와 카운터에서 영화를 보고 나온 무리들과 어울려 굴 한 접시를 해도 좋고, 조용한 뒷공간에서 화덕구이 존 도리와 송로버섯이 박힌 매시트포테 이토, 푸딩으로는 버터 캐러멜 밀푀유를 즐겨도 좋겠다. 바에서 의 아침식사는 디톡스 주스가 포함되어 있으니 칵테일 아워에 가뿐하게 새로 시작할 수 있겠다. 글 | Lanie Good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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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자이푸르 | 47 Jobner Bagh

라자스탄의 분홍빛 수도 자이푸르의 방문객에게는 그간 두 가지 옵션뿐이었다. 복원한 궁에 묵거나, 별 0개짜리 게스트하우스에 머무는 것. 47 조브너 바흐가 세련되고 여유 있는 미학을 아는 패션 피플 사이에서 인기인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47 조브너 바흐는 흥미롭고 창의적인 친구를 만나는 듯한 시간을 선물한다. 몇십 년간 보석 사업을 하던 소유주 시바 구자는 작고한 이탤리언 건축가 파올라 자코미니와 합작해 매혹적인 객실 11개를 창조했다. 회반죽을 바른 곡선의 잘리 벽과 넓은 테라스와 햇살 넘치는 인테리어는 인도의 빈티지, 앤티크 작품들로 채워져 있다. 호텔은 오래된 성곽 도시 바로 너머, 한때 조브너의 성에 살던 왕의 정원이었던 곳에 자리하고, 18세기 나하르가르 성이 보이는 옥상 테라스가 있다. 시바의 아내 아니타가 요리하는 인도 가정식을 정원이나 초가 켜진 다이닝룸에서 맛볼 수 있다. 친절한 직원들은 하루 내내 차, 커피, 님부 파니(레몬수)와 스낵들을 내 놓는다. 스파에서 제공하는 아유르베다와 아로 마테라피 마사지, 요가 클래스도 놓치지 말 것. 글 | Fional Caulfie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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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위트레흐트 | Eye Hotel

아이 호텔은 힙한 시내 거리에서 조금 비켜난 곳에 위치한, 우아한 17세기 목사관을 개조한 것이다. 위트레흐트의 오래된 운하와 돔 타워에서는 걸어서 고작 10분 거리에 있다. 한때는 유명한 안과 전문 병동이었는데 그래서 재미난 광학 장비들이 침실과 공공 공간을 장식하고 있다. 빈티지 프레임 컬렉션이 프런트 데스크 유리 속에 전시되어 있고, 각 방엔 시력 검사표가 붙어 있으며, 직원들이 시력 검사를 받는 흑백 확대 사진이 걸려 있는 식. 좁은 계단이나 자그마한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36개의 객실로 향한다. 처마 밑 작은 방에서부터 이층 침대와 아기 침대가 놓인 커다란 패밀리 룸까지, 객실 모양과 크기는 모두 다르지만 그레이, 화이트, 세이지 톤으로 아주 시크하고 편안한 북유럽풍이다. 와이파이 속도는 빠르고 침대는 푹신푹신하다. 방에는 옷걸이와 옆집의 푸하 콘셉트 스토어에서 산 물건을 던져놓을 수 있는 빈티지 나비 의자가 있다. 로비의 큰 냉장고 속엔 마실 것이 가득하나 객실 내 미니바는 없다. 아침식사는 메뉴가 다양하지 않고 따로 돈을 내야 하니 바로 앞 큰길의 베이커리나 카페를 시도해봐도 좋다. 아이 호텔의 바 스툴 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일터로 향하는 자전거 행렬을 보는 것도 이 멋진 도시에서 매력적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방법이다. 글 | Karen Burshte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