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세의 패션 아이콘, 아이리스 아펠(IRIS APFEL)이 패션 광고를 지배했다.

얼마 전 종영한 tvN의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는 진한 가족애와 노인의 실존적 고독 등을 주제로 숱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작품 속 등장인물들의 평균연령은 어림잡아도 60대. 청춘과 어른이 친애하는 친구이기를, 노인의 이야기가 아닌 어른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에서 밝혔듯, 부정적인 시선과 고정관념으로 규정한 다른 세대를 관찰하고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은 분명하다. 패션계 역시 지난해 뜨겁게 불어닥친 이른바, ‘시니어 시크’가 한 시즌 반짝하고 사라지는 트렌드가 아니었다. 디지털 세계에서는 ‘베스트 시니어 인스타그래머’라는 주제로 수많은 콘텐츠를 양산해내며 우리가 알아야 할 멋진 할머니에 대해서 자주 언급했으니. 팔로어 수가 2백만 명에 이르는 80대 할머니 베디 윙클과 ‘advanced style’을 운영하는 60대 인플루언스 아리세스 코언, 스타일리스트 린다 로딘, 90대 패션 아이콘 아이리스 아펠이 대표적이다. 나이가 무색할 만한 에너지와 패션 감각, 스타일링을 본다면 지금의 세련된 멋쟁이 여자들조차 팔로를 하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 그러니 패션계에서 이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계속되는 건 당연지사다. 아이그너가 겨울 시즌 캠페인 모델로 아이리스 아펠을 선정한 것도 이런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전 세대의 지혜를 전수해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고자 하는 아이그너의 가치를 계승하는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 뉴욕의 인테리어 디자이너이자 패션 디자이너로 활약한 그녀는 자신의 모토인 ‘ More is more & Less is a bore’를 충실하게 따라 개성과 재미를 꾸밈없이 드러냈다고 설명한다. 젊은 세대를 표방하는 모델 토니 가른의 젊음과 아이리스 아펠의 클래식한 아름다움이 더해지자 시간과 세대를 건너뛰는 쿨한 조우가 이루어졌다. 그녀의 인스타그램(@iris.apfel)에는 다양한 캠페인 이미지를 비롯해 촬영 비하인드 신, 영상까지 수많은 피드로 채워져 있다. 스크롤을 내려 하나씩 들여다보면 자신만의 색을 품고 멋지게 나이 들고 싶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