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헤비메탈’이 아니라 ‘베비메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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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이돌 그룹 ‘베비메탈(Babymetal)’

믿기 어렵겠지만, 화석이 된 음악 장르 ‘메탈’을 20년 만에 입에 다시 올려야 할 순간이 왔다. 바로 지금 전 세계적으로 센세이셔널한 인기를 얻고 있는 일본 아이돌 그룹 ‘베비메탈(Babymetal)’ 때문이다. 지난 4월, 2집 <Metal Resistance>를 발매한 그들은 시끄럽고 신나는 메탈 음악과 절도 있는 안무, SF 게임에나 나올 법한 스타일, 그리고 귀여운 제스처로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록 티셔츠에서나 보던 메탈계의 살아 있는 전설 키스(Kiss)의 진 시몬스와 메가데스의 데이브 머스테인은 베비메탈과 함께 사진을 찍으려고 부지런을 떨었으며, 말 걸기도 무서워 보이는 악마 같은 마릴린 맨슨도 그들의 귀여움에 반해 그들 앞에서 수줍게 포즈를 취했다. 메탈의 신 주다스 프리스트의 프런트맨 롭 핼포드는 6월 18일에 열린 AP 뮤직 어워즈에서 그들과의 컬래버레이션 무대를 앞두고 엄청 설레어 했으며, 롭 좀비 역시 세상 그 누구보다도 친절하게 최선을 다해 극찬했다. 현재 월드 투어를 하며 세계를 귀여움으로 물들이고 있는 베비메탈은 이 그룹을 만들기 전에는 메탈 음악을 들어본 적도 없다는 10대 소녀 3명으로 구성돼 있다. 여우의 신이 수 메탈(18세), 모아 메탈(16세)과 유이 메탈(16세)을 만들었다는 다소 황당한 탄생 스토리가 있긴 하지만, 사실 미야자키 하야오의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속 소녀 나우시카와 영화 <킥 애스>의 힛 걸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그룹이다. 머리를 양 갈래나 포니테일로 묶고 하라주쿠 ‘고딕 롤리타(Gothic Lolita)’ 스타일로 옷을 입은 그녀들은 메탈 음악이 얼마나 앙증맞을 수 있는지 보여준다. 일명 ‘가와이 메탈(Kawaii Metal)’로 불리는 그들의 음악은 무시무시한 메탈 사운드 안에서도 언제나 귀여움을 잃지 않으며 아이돌 음악과 메탈 음악의 편견과 관습에서 한발 나아간다. 가사 역시 어른들이 걱정할 필요 없이 파괴적이거나 악마적이지 않다. 그들은 ‘이지메, 다메, 제타이(Ijime, Dame, Zettai)’라는 노래에서 왕따에 반대하고, ‘김미 초콜릿(Gimme Chocolate)!!’에서는 초콜릿에 대한 사랑을 노래한다. 수 메탈은 한 인터뷰에서 “메탈 음악은 항상 어둡고, 언제나 행복하지 않거나 불만족스러운 것에 대해서만 얘기하는데 우리는 사람들이 우리 노래를 듣고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베비메탈의 귀엽고 무서운 신드롬에 빠지고 싶다면 유튜브에서 그들의 노래 ‘Karate’를 클릭하라. 헤드뱅잉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