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쿠스틱한 발라드는 에디킴이 지닌 다양한 표정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 그는 서울재즈페스티벌에 모인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대신 춤을 추게 만들지도 모른다.

기타를 퉁기며 속삭이듯 노래하던 에디킴이, <토요일 밤의 열기> 시절 존 트래볼타의 손가락처럼 허를 신나게 찌르는 변신을 감행했다. 빈지노가 피처링으로 참여한 ‘팔당댐’은 펑키한 리듬이 단번에 귀를 붙들고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트랙이다. 그는 자신이 쓰고 프로듀스한 곡에 동료 뮤지션을 손님처럼 초대하는 컬래버레이션 프로젝트를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다. 지난 두 장의 앨범에는 미처 담지 못한, 하지만 꼭 해보고 싶은 시도가 아직도 많기 때문이다. ‘팔당댐’의 첫 라이브가 공개될 서울재즈페스티벌은 에디킴의 50가지 그림자를 미리 엿볼 수 있는 기회다.

에디킴이 입은 빈티지한 워싱이 멋진 파란색 슈트, 갈색 니트 스카프는 보테가 베네타 제품.

에디킴이 입은 빈티지한 워싱이 멋진 파란색 슈트, 갈색 니트 스카프는 보테가 베네타 제품.

최근 발표한 싱글 ‘팔당댐’은 직접 프로듀싱을 맡는 컬래버레이션 프로젝트의 첫 결과물이다. 어떤 계기로 시작한 작업인가? 1집과 2집에서는 다른 아티스트의 피처링이 전혀 없었다. 피처링으로 불려가기만 했기 때문에 거꾸로 내가 만든 판에도 누군가를 불러들여보고 싶었다. 게다가 지난 앨범과는 다른 음악적 시도를 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 ‘팔당댐’은 기존 곡들과 달리 펑키한 사운드다. 사실 나는 특정 스타일을 정해놓고 곡을 쓰는 방식을 좋아하 지 않는다. 이런 것도 쓰고, 저런 것도 쓴다. 그동안 보여주지 않은 ‘저런 것’을 시도하는 프로젝트라고 보면 된다.

‘팔당댐’ 뮤직비디오를 두 개 버전으로 제작했다. 저렴하고 유쾌하게 제작한 팔당댐 올 로케이션 영상이 공식 뮤직비디오 못지않게 화제를 모았다. 회사 콘텐츠 팀에서 재미있는 걸 해보자고 먼저 제안 했다. 처음에는 예산 충분히 써서 근사한 뮤직비디오를 이미 만들었고 노래도 세련되게 뽑았는 데, 굳이 뭔가를 또 해야 하나 싶었다. 발라드로 만든 이미지에 타격도 갈 거 같았다. 하지만 일단 결정된 뒤에는 이왕 하는 거 제대로 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뮤직비디오 때문에 이미지에 타격이 온 것 같나? 너무들 좋아해주시더라. 이런 모습도 있는 줄은 몰랐다면서. 물론 나야 잘 알고 있었다. 별로 밝히고 싶진 않았지만.

아니 왜? 지금 이미지 참 좋지 않나. 로맨틱하고 부드럽고.

하지만 참지 못하고 본색을 드러낸 셈이다. 그렇게 됐다.

언젠가 허비 행콕을 좋아한다고 한 인터뷰를 읽었다. 재즈 피아니스트지만, 재즈라는 장르 안에만 갇히지 않는 다양한 실험을 한 아티스트다. 나도 그렇게 폭넓은 시도를 하고 싶다. 재즈부터 대단히 실험적인 음악까지 자유롭게 섭렵하는 연주자다. 물론 그 정도 능력은 안 되겠지만 할 수 있는 한에서는 많은 경험을 쌓으려고 한다.

허비 행콕 외에는 또 누굴 좋아하나? 에디킴이 지향하는 목표와 가장 닮아 있다고 생각되는 뮤지션은? 어렸을 때부터 브라이언 맥나이트, 허비 행콕, 퀸시 존스의 팬이었다. 음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뒤로는 퍼렐이나 마크 론슨의 행보를 눈여겨보게 된다. 프로듀싱을 하면서 퍼포먼스도 놓치지 않는 멀티플레이어의 역할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크 론슨 역시 서울재즈페스티벌에서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뮤지션이 아닌 관객으로서는 올해의 라인업 중 누구의 무대를 가장 기대하나? 일단은 마크 론슨이다. 나와는 친분이 있는 딘의 무대도 궁금하다. 내 공연 시간과 서로 겹치지만 않는다면 꼭 보고 싶다.

에디킴의 무대는 어떨까? 준비 중인 내용을 이야기해준다면? 관객들이 듣고 싶어 하는 노래를 들려드리는 게 맞을 것 같다. 나보다는 팬들이 좋아한 곡들 위주로 고르고, 신곡도 선보일 예정이다. 아직 무대에서 선보이지 못한 노래가 꽤 있다. ‘팔당댐’도 발매 이후 라이브로 공연해본 적은 없다.

같은 시즌에 <슈퍼스타 K> 출연했던 정준영도 밴드와 함께 서울재즈페스티벌 무대에 선다. 음악 활동을 하다 보면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뮤지션과 종종 마주칠 거다. 4시즌 출연자들이 특히 많이 활동 중인 걸로 알고 있다. 정준영, 유승우, 로이킴, 홍대광, 딕펑스…. 사회에서 학교 동창을 만난 느 낌이다.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든든하고 큰 힘을 얻는다.

만약 그때 <슈퍼스타 K>에 지원하지 않았다면? 에디킴의 행보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원래는 그렇게 빨리 데뷔할 욕심이 없었다. 자신감이 크지도 않았기 때문에 혼자 만든 곡을 차곡차곡 쌓아두기만 했다. 막연하게 사람들이 내 음악을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해하다가 덜컥 전 국민 앞에서 노래하게 된 거다. <슈퍼스타 K>가 아니었다면 데뷔는 많이 늦어지지 않았을까? 내 성격을 고려해보면 완벽한 음악을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기 전에는 나서지 않았을 것 같다.

데뷔하고 많은 사람들의 응원을 받으면서 오히려 더 자신감 을 얻진 않았을까? 그전까지는 내 음악이 어렵고, 대중적이지도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렇게 좋아해주실 거란 기대를 못했다. 뭐든 해봐야 아는 것 같다.

<에디킴 화보 촬영 현장스케치>

 

에디킴의 움직이는 영상 화보를 보려면 모바일매거진 5-1호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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