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가전제품이 패션 편집매장에서 론칭하고, 패션 디자이너들은 가구박람회에 출사표를 던진다. 패션과 가구 사이가 갈수록 밀접해지고 있다.


얼마 전, 삼성의 새로운
TV10 꼬르소 꼬모에서 론칭 행사를 했다. 세계적인 가구 디자이너 로낭&에르완 부홀렉 형제가 디자인한 제품이다. 이름은 세리프 TV, 문자의 끝을 약간 튀어나오게 한 ‘세리프’ 글꼴에서 따온 이름이다. 직접 본 디자인은 아주 훌륭했다. 까다롭다고 소문난 에디터, 디자이너들이 눈을 떼지 못했을 정도. 가전제품이지만 근사한 패션 소품 같았다. 가구나 가전제품, 패션 사이의 하이브리드 현상은 최근 열린 2016 밀라노 가구박람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돌체&가바나는 스메그와 함께 냉장고를 예술품으로 재탄생시켰다. 시칠리아 아티스트들이 작업한 이번 협업은 고대 시칠리아의 심벌, 중세 기사, 전투 장면이 그려진 한 폭의 그림이다. 하나 완성하는 데 무려 240시간이 걸린다. 가격이 한화로 3,800만원 수준임에도 충분히 납득이 간다. 먼 미래에 누군가 이 냉장고를 본다면 2016년의 예술과 생활 수준에 경탄을 금치 못할 테니 말이다. 로에베의 조너선 앤더슨은 여러 개의 레더 조각으로 구성된 유니크한 오크 가구를 선보였다. 나무나 널 조각을 가구 표면에 붙이는 쪽매붙임 세공법에 레더 조각을 대입한 신선한 방식으로 로에베의 레더 전문 기술과 최신 세공법이 발휘됐다. 로에베 스토어에서는 이제 램프나 담배 케이스, 공책이나 레더 파우치도 만날 수 있다. 덴마크의 텍스타일 회사인 크바드랏과 라프 시몬스의 지속적인 협업도 입소문이 났다. 2014년 시작된 이들의 협업은 2016년에도 진행되는데, 캐시미어나 모헤어 같은 원단을 소파나 베개 커버, 벽지 등의 아이템에 적용하는 신선한 시도를 보여주고 있다.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라프 시몬스에겐 어찌 보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과정일지도. 이 외에도 패션과는 무관하지만 현재 10 꼬르소 꼬모에서 진행하고 있는 ‘멤피스’ 디자인의 전시나 대림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Color Your Life’도 가구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보여준다. 의복에만 국한되지 않는 패션산업, 다음엔 또 어떤 디자이너가 우리에게 신선한 경험을 선사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