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와 개성으로 무장한 90년대가 남긴 유산이 2016 S/S 시즌 런웨이에 제대로 꽃피운 지금, 밀레니엄 시대를 지나온 셀레브리티들의 패션으로 그 시절을 추억했다.

 

1. 운전수의 모자
LA 로큰롤 보이들이 걸어 나온 2016 S/S 남성복 컬렉션에서 추억에 잠기게 한 아이템이 있었으니, 바로 트럭 운전수들이 자주 쓴다는 ‘트러커 햇’. 특히 왕년의 퍼렐 윌리엄스는 일본 스트리트 브랜드 베이프의 것을 쓰고 나와 트러커 햇의 유행을 주도하기도 했다. 미국 대선 출마를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의 유세 아이템 중에도 이 모자가 껴 있는 것으로 보아 트러커 햇의 유행은 널리 널리 퍼질 전망.

2. 영원하라 펑크
위노나 라이더, 코트니 러브 같은 문제적 캐릭터의 스타들이 자주 신었던 닥터마틴 부츠. 스킨 헤드, 펑크족에게 사랑받은 닥터마틴 부츠는 저항 정신과 유스를 상징하는 ‘아이콘’이다. 단순히 모히칸 헤어에 징 박힌 가죽 재킷을 입는 게 펑크가 아니라 정해진 체계 안에서 살지 않겠다는 것이 펑크의 정신이자, 지금 베트멍이 하고 있는 것. 베트멍의 2016 S/S 시즌은 빡빡 민 머리의 고샤 루브친스키가 닥터마틴 부츠를 신고 걸어 나오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펑크가 돌아온 것이다.

3. 삭발의 물결
배우 데미 무어는 1997년 작 영화 <G.I 제인>의 강인한 여군 배역을 위해 머리를 삭발했다. 일명 ‘버즈컷’의 삭발 언니들은 예나 지금이나 참 드세 보인다. 하지만 용감해서 아름다운 여성들에 패션계의 러브콜이 빗발치고 있다. 2015 F/W 알렉산더 매퀸의 캠페인을 위해 삭발을 감행한 모델 루스 벨은 삭발 후 생로랑, 버버리 등의 캠페인을 꿰찼고, 지방시의 크리스 고트샬크, 베트멍 등에도 이름 모를 삭발 모델이 대거 등장해 강력한 트렌드로 떠올랐다.

 4. 너바나의 그림자
1994년 자살한 ‘X세대의 대변자’ 록 그룹 너바나의 리더 커트 코베인.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타원형 선글라스가 2016년 하이패션 곳곳에서 포착됐다. 2016 S/S 시즌 생로랑 남성복 런웨이, 아크네 스튜디오가 처음 론칭하는 아이웨어 컬렉션에서 그 흔적이 선명하며, 특히 넘버나인의 것은 지드래곤이 쓰고 나와 가히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5. 색색 선글라스
감독 대니 보일의 영화 <트레인스포팅> 2가 돌아온다. 영화 속 스퍼드 역의 이완 브렘너가 꼈던 틴트 렌즈 선글라스도 돌아왔다. 고등학생 때 한창 유행한 ‘색유리 안경’이 기억이 나는데, 요즘 지드래곤, 박해진, 이동휘 등등 멋 좀 부린다는 스타들의 리얼웨이 룩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틴트 렌즈 선글라스를 선보이는 국내 브랜드 중에선 더블러버스를 주목할 만한데, 동시대적 감각의 룩북 또한 인상적이다.

6. 쾌활한 카우걸
90년대 전성기를 구가한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웨스턴풍 디커 부츠는 추억을 새록새록 돋게 한다(90년대 대학생 언니들은 짧은 청치마에 디커 부츠를 매치하고 신나게 놀러 다녔다). 2016 미우미우 리조트 런웨이에는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로고 장식의 것을, 마크 제이콥스 런웨이에서는 글램한 자수 장식이 가미된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디커 부츠는 짤막한 길이 때문에 자칫 다리가 짧아 보일 수 있으니 다리 긴 사람에게만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