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사를 폭넓게 아우르는 클래식의 상징인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이 드디어 현대미술관을 오픈했다. 새 미술관의 이름은 메트로폴리탄의 오랜 애칭, ‘메트’다.

최근 1년 넘게 뉴욕 아트계의 화제는 오로지 휘트니, 뉴 휘트니 뮤지엄이었다. 미트패킹의 새로운 집으로 이사한 휘트니가 그 자체로 대단했고, 연이은 기획전도 휘트니의 파워를 입증하기에 충분했으며, 다른 뮤지엄의 기획이 그다지 주목을 끌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런데 2016년 봄부터 한동안은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이 휘트니의 화제를 이어받을지 모르겠다. 이전 휘트니를 메트의 현대미술관으로 바꾼 ‘메트 브로이어 The Met Breuer’가 3월 18일 공식 오픈해서다.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오브 아트의 ‘메트’에 이 건물을 디자인한 전설적인 건축가 ‘마르셀 브로이어(Marcel Breuer)’의 이름을 따 ‘메트 브로이어’로 재탄생한 이 현대미술관은 그동안 수많은 현대미술을 전시해왔음에도 레오나르도 다빈치적 고풍스러운 이미지만 풍겼던 메트에게는 당연히 새로운 도약이다.
사실 메트 브로이어는 뉴욕 건축물의 아이콘 중 하나인 구 휘트니 건물에 건축가 브로이어의 이름을 되살린 것뿐만 아니라, 오래전부터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의 애칭이었던 ‘메트’를 정식으로 내세웠다는 데 의미가 있다. 오랫동안 사용했던 ‘M’을 버리고 ‘The Met’로 로고 디자인을 바꾼 것이 지금 디자인 업계에서 가장 시끄러운 이슈이거나 말거나(최악이라며 들썩이긴 한다), 어쨌든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으로서는 이제 그 애칭 ‘메트’로서 대중에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개관전도 과연 메트답다. <Unfinished: Thoughts Left Visible>이라는 이 전시는 르네상스 시대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미완성 작품만을 모은 것으로(그러니까 메트는 모든 시대의 작품을 아우를 수 있다고 자랑하는 제스처로 보인다), 다빈치, 티치아노, 엘 그레코, 고흐, 피카소에서 잭슨 폴락, 사이 톰블리, 바스키아에 이르기까지 미완성작 200여 점이 작가가 붓을 놓은 그 순간, 그들의 생각을 읽게끔 한다. ‘누구나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서라면 항상 조금 망쳐야 한다’는 델라크루아의 말이 사실이라면, 미완성 작품이야말로 작가에게는 가장 완벽한 작품이라는 역설을 이 전시는 이야기하고 싶은 것인지도 모른다.
1층 전시실에선 늘 작은 공연이 펼쳐지고 7월부터는 다이앤 아버스의 사진전도 열리며, 꼭대기엔 서점과 블루보틀 커피가 기다리고 있다. 메트 브로이어가 당분간 뉴욕 뮤지엄 투어의 0순위가 될 이유는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