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패스트 패션은 자라나 H&M 같은 매스 브랜드에만 적용되는 개념이 아니다. SNS 포스팅의 급류 속에 패션 사이클은 이제 멘탈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을 정도다. 이처럼 갈수록 빨라지고 확대되는 ‘패스트 패션’에 대한 디자이너들의 생각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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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라거펠트
우린 흐름이 워낙 빨라져서 뒤를 돌아볼 틈조차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 내가 싫어하는 건 디자이너들이 높은 보수는 받아들이면서도 일의 요구 조건은 지나치게 까다롭다고 불평하는 거다. 그들은 소진되는 걸 두려워하지만, 이건 막간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전력을 다해야 하는 일이다. 패션은  이제 스포츠가 되었고, 당신은 달려야만 한다!

랄프 로렌
디자이너라면 언제나 진짜 메시지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정작 중요한 건 옷 자체니까. 새로운 매체와 혁신적인 테크놀로지가 쇼의 관중을 넓힐지라도 초점은 늘 하나다.

도나텔라 베르사체
난 가파른 패션 속도를 사랑한다. 패션은 전진하는 것 그리고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다. 오늘날의 패션 속도를 불평한다면, 패션의 미래에 문을 닫아버리는 것이나 마찬가지. 우린 한계가 아니라 더 넓은 가능성을 얘기해야 한다.

J.W. 앤더슨
기본적으로 오늘날의 패션 속도는 우리가 패션에 기대하는 바를 고스란히 반영한다. 결국 세상은 이렇게 돌아가고 있다. 그들은 지루함을 거부하기 때문에, 우린 다양한 매체에 적응하듯이 이 속도에 적응해야만 한다. 속도는 시대의 흐름이고, 단지 패션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음악과 필름과 아트에서도 그렇다. 이는 이슈가 아니다. 당신이 따라잡고 관리해야 하는 조건이다.

마크 제이콥스
규모가 커지면 내가 원하는 것보다 원치 않은 일이 더 많이 쏟아진다. 서로 다른 에너지와 두뇌를 사용해야 할 일이 늘어나는 게 현실이고, 여전히 이는 ‘일’로 불린다. 더 이상 즐거움이나 재미가 아닌 것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분명 내가 사랑하는 창조적인 부분은 존재하고, 때론 이것이 고통이나 스트레스나 장애물일지라도 여전히 사랑한다. 맞다. 지금은 밸런스의 시기다. 다른 것과의 비교를 멈추고 오직 ‘최고의 순간’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 6주간의 고된 작업이 7분간의 강렬한 순간으로 완성되기까지, 그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알버 엘바즈
사람들과 얘기를 나눌 때마다 다들 변화를 기대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는 소모전이 아닌, 우리가 누구이고 패션이 무엇인지를 재규정할 혼란기다. 우리에게 주어진 첫 번째 타이틀은 디자이너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다. 우린 창조적이어야만 하고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어야만 한다. 오늘날 목소리를 가지려면 최대한 목청을 높일 수밖에 없다. 변화의 흐름에 큰 소리로 외쳐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존재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