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언부터 고딕까지, 음울한 겨울 기운을 털어버리자. 밝고 세련된 컬러와 다양한 텍스처의 조합으로 2016 S/S 시즌의 문을 열 때이니까.

Red Hot

이제 레드는 한 시즌을 풍미하는 트렌드 코드를 넘어섰다. 색의 범위 또한 입술에만 머물지도 않는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속눈썹에, 비비안 웨스트우드는 눈썹 위에 레드를 입혔다. 입술의 채도와 질감도 다양한 변주를 보여준다.잭 포슨과 오스카 드 라렌타는 채도가 높고 파우더리한 질감의 레드 립을, 자일스는 핑크빛이 감도는 매트한 레드 립을 선보였다. 그런가 하면 베로니크 브란퀸호는 파운데이션을 이용해 입술 색을 눌러준 뒤 입술 중앙에만 촉촉한 질감의 레드를 발라 색다른 립 메이크업을 연출했다. 자, 이 모든 레드의 공통점은? 어려 보인다는 거다. 이번 시즌 레드의 본질은 바로 여기에 있다. 글래머러스하고 우아한 성숙함이 먼저가 아니라 보다 어리고 청순해 보이는 아름다움으로 갈아입었기에 레드는 다시 한번 트렌드의 정점에 올라설 수 있었다.

Metallic Fever

메탈릭이 돌아왔다. 한동안 트렌드에서 물러나있었던 메탈릭 터치가 백스테이지 곳곳에서 목격된 것. 먼저 지암바티스타 발리는 핑크, 블루, 퍼플 컬러의 미세한 글리터로 구조적인 아이라인을 눈두덩 위에 그렸고, No.21은 러프하게 바른 아이섀도 위에 미세한 글리터 입자를 얹어 번진 듯한 효과를 더했다. 그런가 하면 프라다는 골드 피그먼트를 입술 위에 얹어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하게 런웨이 모델들에게 시선을 집중시켰다. 다시 돌아온 메탈릭 터치에 대해 메이크업 아티스트 발 갈란드는 “개성이 뚜렷하고 강렬하면서 아주 쿨하죠”라고 얘기한다. 이렇듯 이번 시즌 등장한 반짝임의 요소들은 색과 텍스처의 다양성만큼이나 룩의 분위기 또한 다양하게 만들어준다. 실버 피그먼트로 날개 문양의 아이 메이크업을 완성한 메종 마르지엘라는 미래적이며, 11개의 컬러와 글리터를 활용한 지암바티스타 발리는 요란하기보다 오히려 몽환적이다. 그런가 하면 반짝이는 크리스털 가면을 쓴 지방시는 전위적인 동시에 우아하다. 이제 새로워진 메탈릭 터치를만 날 때다.

Colorful Days

“컬러가 모든 것이다”라는 샤갈의 독백에 영감이라도 받은 걸까? 이번 시즌은 컬러로부터 시작된다. 열대 우림을 닮은 듯 채도 높은 강렬한 색부터 우유를 한 방울 떨어뜨린 듯 부드러운 파스텔 색상까지, 다채로운 컬러의 향연을 보여준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루치아 피에로니는 “채도가 높은 컬러는 역동적이면서 신선하고 우아해 보이기까지 하죠”라고 조언한다. 그렇다면 컬러를 어떻게 얼굴에 얹을 것인가? 가장 손쉬운 방법은 라인이다. 아이라인이나 쌍꺼풀 부분에 색을 얹는 것이 이번 시즌엔 안전한 동시에 가장 세련된 방법으로 떠올랐다. 혹은 샬라얀처럼 관자놀이를 따라 툭툭 얹어주듯이 바르면 봄날의 소녀 같은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어떤 방법을 선택해도 좋지만 잊지 말아야 할 포인트는 정교함을 버려야 한다는 것. 손가락으로 대충 쓱쓱 바른 듯 그려 달콤하기보다는 모던한 무드를 연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