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수의 사진을 통해 만나는 1950년대의 서울.

케이트 블란쳇과 루니 마라가 주연을 맡은 토드 헤인즈의 <캐롤>은 1950년대의 뉴욕을 배경으로 한 러브 스토리다. 오래된 사진처럼 채도가 낮은 화면 안에서 당대의 풍경은 섬세하게 재현된다. 영화를 보다가 문득 그 무렵의 서울은 어땠을 지가 궁금해졌다. 뭐든 빠르게 짓고 허무는 이 곳에서는 과거의 흔적을 찾기가 쉽지 않다. 고층 건물로 빼곡하게 채워진 지금의 서울은 몇 십 년 전까지만 해도 존재하지 않던 도시다.

트렁크갤러리에서 2월 29일까지 열리는 <서울, 모던 타임스>는 이제는 사라진 장면들을 엿보게 해줄 전시다. 사진가 한영수는 전쟁 직후의 피로감과 새로운 미래에 대한 희망이 교차하던 시기를 서정적으로 포착했다. 아직도 여전한 것들과 이제는 사라진 것들을 흑백의 프레임 안에서 모두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