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키아가, 참 잘해

배그림

수많은 아티스트와 협업을 즐기는 프랑스 컨템퍼러리 브랜드 일레븐 파리가 이번엔 바스키아의 작품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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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키아의 프린트가 들어간 넉넉한 핏의 라이더 재킷.

장 미셸 바스키아의 시그너처인 왕관 프린트를 가죽 재킷 뒷면에 그려넣었다

스트리트 무드의 데님 베스트를 입은 모습.

바스키아의 천진한 낙서가 들어간 대님 베스트.

스트리트 무드의 바스키아 데님 쇼츠.

바스키아의 낙서 프린트 티셔츠.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키스 해링, 앤디 워홀, 장 미셸 바스키아는 우산과 티셔츠와 재킷과 팬츠 같은 것을 계속 남기도 또 남긴다’라는 말은 패션업계에서 우스갯소리로 자주 하는 말이다. 패션계 3대 협업은 아마 이 세 아티스트와의 만남이 아닐까? 하지만 프랑스 컨템퍼러리 브랜드 일레븐 파리와 장 미셸 바스키아 작품의 이번 협업은 조금 다른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낙서, 인종주의, 해부학, 죽음, 만화 등 바스키아의 작품 세계에 녹아 있는 다양한 요소 중 가장 밝은 부분에 포커스를 맞춘 것. 캔버스를 빼곡히 메운 바스키아의 그림에 여유를 더했다고 해야 할까? 그림과 그림 사이의 넉넉한 여백은 정신 사납고, 어지럽다며 그라피티를 꺼리던 이들조차도 한번쯤 돌아보게 할 정도. 그 중에서도 재킷 뒷면에 바스키아의 ‘Sugar Ray Robinson 1982’ 작품 속 왕관을 프린트한 가죽 재킷은 남녀노소 구분 없이 다양한 취향의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을 만한 아이템이다. 자, 여기서 중요한 것 한 가지! 같은 아티스트의 작품을 가지고 여러 브랜드에서 협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협업의 홍수 속에서 괜찮은 협업은 어떻게 알아봐야 할까? 일단 적당한 가격은 필수다. 협업이라는 훈장을 붙여놓고, 터무니없는 가격을 붙이는 건 옳지 않다. 둘째 아티스트의 작품이 어떤 실루엣의 옷에 담겼느냐가 중요한 요소인 것. 여자 핏도 잘 알고, 남자의 핏도 잘 아는 유니섹스 브랜드라면 일단 안심! 마지막으로 작품을 고스란히 옮겨놓는 것보단 브랜드에 맞게, 혹은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옛것을 그대로 답습하거나, 고스란히 작품을 옮겨놓는 건 너무 고리타분하니까. 쓰고 보니, 일레븐 파리와 장 미셸 바스키아의 협업은 이 모든 조건을 충족시킨다. 그들은 언제나 주위를 둘러보며 사람들이 흥미를 느낄 만한 요소를 찾는다. 그것도 재빠르게. 그뿐인가, 합리적인 가격은 말할 것도 없고, 여자 옷을 남자가, 남자 옷을 여자가 입어도 늘 만족스러운 피팅감도 손가락을 치켜들게 하기 때문이다. 자, 이만하면 오는 1월 장 미셸 바스키아 협업 제품을 겟하러 매장에 가지 않을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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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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