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섬 발리. 모두가 휴식을 위해 떠나는 그곳에서 정작 신들은 어디에서 쉴까. 아마도 부드럽고 따스한 바람이 불고 눈부신 바다를 품고 있는 발리의 남쪽, 누사두아의 물리아 발리(Mulia Bali)일 것이다.

발리만 다섯 번째. 발리라면 알 만큼 안다고 자부했다. 발리의 청담동 스미냑, 서퍼스 파라다이스 꾸따, 시푸드 레스토랑이 즐비한 짐바란, 거대한 석회암 절벽 울루와뚜, 예술의 향기가 짙은 숲속 휴식처 우붓까지 누빌 만큼 누볐다. 여기에 착하고 순박한 발리니스들과 그보다 더 편안할 수 없는 서비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곳곳의 디자인까지 나는 이미 발리에 반해 있는 팬이었다. 단, 허니문 명소 누사두아만 제외하고. 물리아 발리는 발리의 남쪽 누사두아에 있었다. 누사두아는 럭셔리 휴양 지역으로 세계적인 체인 리조트가 즐비한 곳이다. 발리가 신혼여행지의 베스트셀러로 손꼽히는 이유는 바로 이 누사두아 때문이다. 누사두아의 해변은 보통의 발리 해변과 다르다. 파도가 거세고 바다색이 검푸른 발리에서는 드물게 잔잔한 파도와 예쁜 바다색을 자랑한다. 이 온화한 누사두아 해변을 고스란히 안고 있어 휴양의 섬 발리에서도 최고의 장소인 셈이다.
물리아 발리는 다국적 체인이 아닌 인도네시아 로컬 기업인 물리아 그룹에서 개발한 리조트로, 9만 평의 면적에 111개 스위트룸으로 구성된 호텔 ‘더 물리아(The Mulia)’, 526개 객실과 부대시설을 갖춘 ‘물리아 리조트’, 그리고 108개의 개인 전용 풀을 구비한 단독 빌라로 이루어진 ‘물리아 빌라’가 자리 잡고 있다. 이쯤 되면 리조트라기보다는 거대한 왕국이다. ‘더 물리아’는 2015년 미국의 권위 있는 여행 잡지인 <콘데 나스트 트래블러>가 선정한 아시아 Top 25 리조트 부문에 선정되기도 했다. 3가지 콘셉트의 객실도 객실이지만 물리아 발리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부대시설이다. 지중해 요리와 퓨전 아시아 요리, 정통 일식, 프렌치 페이스트리와 고품격 디저트, 시그너처 칵테일과 타파스 요리까지 취향과 스타일에 따라 고를 수 있는 7개의 레스토랑과 바(BAR)라니. 발리 여행이 으레 그렇지만 물리아 발리에서는 하루 다섯 끼도 모자랐다. 오픈 초, 다른 호텔에 투숙할 때 입소문을 듣고 방문한 적 있는 뷔페 레스토랑 ‘더 카페’와 지중해식 레스토랑 ‘솔레일’의 주말 브런치는 여전히 감동스러웠다. 두 곳은 현지인들도 자주 찾는 명소라고 귀띔한다. 여기에 더욱 감동을 더하는 건 직원들의 일대일 맞춤형 버틀러 서비스. 짧은 미소마저도 발리 사람들의 미소는 여느 관광지에서 만나는 그것과 사뭇 다르다. 아름답기 그지없는 그 미소가 내가 발리를 줄기차게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밖에도 아침해를 바라보며 즐기는 프라이빗 요가 클래스, 식사 후에 즐길 수 있는 아쿠아로빅, 안락하기 그지없는 스파, 다채로운 해양 액티비티까지 물리아 발리에서의 선택지는 무수히 많다. 발리에 갈 때마다 서핑 레슨에 발리니스 쿠킹 클래스, DIY 퍼퓸 클래스 등 무언가를 배우기에 이미 익숙한 여행객이었던 내게도 열대의 꽃 프랑지파니의 은은한 향기가 풍기는 낭만적인 정원에서의 요가 클래스는 또 다른 추억으로 남아 있다.
무수한 선택지가 있는 물리아 발리지만 온 종일 풀장에서 즐기는 게으른 하루도 추천한다. 경계 없이 이어진 푸른 수평선과 풀장, 웅장한 조각상이 줄을 선 더 오아시스 풀에서 말이다. 선베드에 비치타월을 깔아놓고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파라솔이 만들어준 그늘을 즐기다가 깜빡 드는 낮잠. 여느 휴양객의 상투적인 휴식도 물리아 발리에서는 특별하다. 햇빛과 바람, 구름과 모래 속에 적도의 열기를 즐기다 감각적인 아트 컬렉션이 즐비한 로비를 거쳐 보드라운 침구가 기다리는 객실로 돌아오는 휴가의 한 장면. 이토록 평범한 순간 속에도 물리아 발리만의 세심한 배려가 촘촘히 녹아 있었다. 때마침 물리아 발리는 인기 레스토랑 ‘더 카페’의 조식과 발리 내 레스토랑에서 사용 가능한 다이닝 크레디트, 차량 시승권 등의 혜택을 결합한 ‘위크엔드 인듈전스(Weekend Indulgence)’ 패키지를 내놓았다. 발리가 처음인 사람에게는 이미 힌트를 여러 개 쥐여준 여행의 퍼즐 게임이고, 발리가 익숙한 이에게는 발리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는 메이크오버 여행의 키다. 발리만 수십 번째라 할지라도 물리아 발리로 떠날 이유는 충분하다. 그곳에서의 휴식은 다르게 적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