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하고 그래픽적인 액세서리는 점, 선, 면 세 가지 요소로 나눌 수 있다. 반복되는 점이 나열된 격자무늬, 뻣뻣한 직선의 리드미컬한 변주, 감각적인 면 분할로 이루어진 컬러 블록. 이 모던한 액세서리들은 얼핏 보면 평면적이지만 그 세부를 들여다보면 입체적인 매력의 신세계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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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한 색감의 뱅글은 토즈 제품. 63만원. 진주 주얼 장식으로 포인트를 준 뱅글은 샤넬 제품. 가격 미정.스포티한 클래스원 시계는 쇼메 제품. 7백60만원.도미노를 연상시키는 프린트 스카프는 겐조 제품. 가격 미정. 가죽으로 위빙 장식을 한 보이 샤넬 백은 샤넬 제품. 가격 미정. 27mm 다이얼의 스틸 소재 리앙 컬렉션 시계는 쇼메 제품. 4백40만원. 고급스러운 컬러 배색이 돋보이는 피카부 백은 펜디 제품. 6백37만원. 가죽으로 고급스러움을 더한 스니커즈는 생로랑 제품. 80만원대. 모자이크 프린트의 사각 클러치는 발렌티노 제품. 3백20만원. 깊이 있는 컬러 배색의 스와로브스키 귀고리는 스와로브스키 제품. 가격 미정.

점점점 모여
점은 하나의 조그만 세계다. 내적 의미로는 짧고 확고하며 간결하다. 외적 의미에서는 ‘그래픽의 원천적인 요소’다. 디지털 세상에서는 아주 작은 사각형 픽셀이 비트맵을 이룬다. 패션 월드에서는 격자무늬를 예로 들 수 있다. 사각형을 규칙적으로 나열한 격자무늬는 비교적 소박한 문양이지만 그렇기에 패션적인 변주를 가미하기에 좋다. 발렌티노는 이번 시즌 누구보다 정직함에 집중해 격자무늬 사각 클러치 같은 금욕적인 액세서리를 선보였다. 반면, 샤넬은 패턴 위에 진주 모티프를 붙이거나 위빙 패턴으로 활용해 장식적인 효과를 더했고, 펜디는 격자무늬 피카부 백에 감각적인 배색으로 재미를 주었다. 점은 무한하게 다양한 형상을 취할 수 있고, 격자무늬의 활용은 무궁무진하다. 반복되는 격자무늬의 중독적인 매력에 빠지면 헤어나오기 어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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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색 줄무늬의 주황색 담요는 로에베 제품. 가격 미정. 금속 바를 한 번 꼰 듯한 트위스트 바이 갈바 귀고리는 루이 비통 제품. 79만원. 진주를 버튼 장식처럼 활용한 벨벳 소재 뱅글은 샤넬 제품. 가격 미정. 굵은 줄무늬가 특징인 사각 토트백은 발렌티노 제품. 2백90만원. 큼지막한 금색 버클이 멋진 스웨이드 가죽 벨트는 로에베 제품. 가격 미정. 앞코에 삼색 선으로 포인트를 준 앵클부츠는 로에베 제품. 1백30만원. 금색, 검은색의 그래픽적인 조화가 멋진 체인 백은 페라가모 제품. 가격 미정. 도형을 일렬로 나열한 가죽 벨트는 로에베 제품. 가격 미정.

선의 신세계
직선으로 이뤄진 줄무늬는 디자이너들이 애용하는 조형적인 요소 중 하나다. 이번 시즌 줄무늬가 조금 달라진 점이 있다면 직선이 자유를 부여받았다는 것. 좌우로 꺾고 유턴을 하는 등 발랄하고 생동감 넘치는 직선이 등장했으니 말이다. 곧게 뻗다가 부메랑처럼 돌아오는 페라가모 체인 백의 줄무늬는 버클의 장식적인 모양과 함께 극적인 효과를 낸다. 로에베의 수장 조너선 앤더슨 또한 줄무늬에 꽂힌 듯 가방이나 앵클부츠에 삼색 줄무늬를 포인트로 사용하거나, 선을 조형적으로 나열한 벨트를 선보였다. 선은 건축적인 구조와도 연결되는데, 이에 가장 조예가 깊은 디자이너는 루이 비통의 니콜라 제스키에르. 굵은 선 모양의 금속 장식을 한 번 비튼 모양의 트위스트 비 갈바 주얼리 컬렉션은 현대적인 감성이 물씬 풍기는 조각 작품이라 해도 무방할 듯. 딱딱한 직선 대신 리드미컬하게 변모한 직선은 미니멀리스트에게 풍성한 선택지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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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명한 오렌지색 가죽 시계는 스톤헨지 제품. 20만원대. 동그란 단추 장식이 귀여운 메리제인 슈즈는 미우미우 제품. 90만원대. 진주와 컬러 스톤의 조화가 우아한 귀고리는 디올 제품. 각각 54만원. 아티스틱한 면 분할이 돋보이는 컬러 블록 힐은 보테가 베네타 제품. 1백1만원. 사랑스러운 컬러 배색의 선글라스는 돌체&가바나 by 룩소티카 제품. 40만원대. 멀리서도 시선을 사로잡는 파란색 앵클부츠는 디올 제품. 가격 미정. 보라색과 핑크색의 비비드한 컬러 매치가 돋보이는 디올리시모 지갑은 디올 제품. 61만원. 모던한 라이닝 장식의 체인 백은 로에베 제품. 가격 미정. 구슬과 비즈를 엮은 토템 백 참은 루이 비통 제품. 79만원.

면과 면의 만남
간결한 면과 조형적 형태 그리고 그 안을 채운 생동감 넘치는 원색. 더할 나위 없이 모던한 이것은 바로 컬러 블록이다. 가장 단순 명료해 보이지만 그 뒤에는 치밀하게 계산된 면 분할과 감각적인 컬러 팔레트를 고심한 흔적이 숨어 있다. 얼마 전까지 디올의 수장이었던 라프 시몬스는 수많은 컬러 중에서도 아주 예쁜 컬러를 뽑아내는 데 탁월하다. 비비드한 색감이 전혀 유치하게 느껴지지 않는 까닭은 그의 조형적인 디자인이 있기 때문. 미우미우의 액세서리는 특유의 롤리타적 컬러와 디자인으로 사랑받는다. 그런가 하면 조형 미술을 공부한 피에르 아르디는 감각적인 배색은 물론 독보적인 면 분할 디자인이 특징이다. 그가 디자인한 컬러 블록 스니커즈는 수집가를 양산할 정도로 마니아층이 두텁다. 조형미와 감성 어린 컬러로 채워진 컬러 블록 액세서리를 보고 있노라면 감각적인 컨템퍼러리 아트를 감상할 때의 기분 좋은 느낌이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