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코라반에서 다섯 번째 쇼를 치른 줄리앵 도세나(Julien Dossena)시대성이 강한 파리의 패션 하우스를 과거에서 현재로 불러오는 데 열중하고 있다. 2016 S/S 쇼를 마친 후 더블유 코리아가 이야기를 들어봤다.

PORTRAIT JULIEN DOSS

먼저 지난 9월 파리에서 열린 2016 S/S 컬렉션 잘 봤다. 현장에서 보니 열기가 뜨겁더라.
쇼를 막 시작할 때의 긴장감과 끝난 후 의 시원함. 그때의 기분을 어떤 단어로 설명할 수 있을까. 최고였다는 말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사실 패션이란 쉽지 않은 분야다. 하지만 노력에 대한 대가를 시원하게 인정해 주기도 한다. 그 속성을 잘 알고 있기에 끊임없이 노력하 고, 더 많이, 또 더 열심히 일하고 있다.

2014 S/S 컬렉션부터 시작해 파코라반에서 다섯 번째 컬렉션을 마쳤다. 당신의 합류로 하우스가 보다 젊고 현대 적으로 바뀌어간다는 평이 이어지는데, 어떻게 보는지?
파 코라반에 변화가 있었다는 말인가? 내가 처음 왔을 땐 파코라반이라는 브랜드를 과거에서 현대로 불러내는 일이 긴요했다. 초반에 힘쓴 부분이 그것이고, 이제 는 어느 정도 하우스가 동시대성을 가져가고 있 다고 본다.시대성이 강한 브랜드에 현대적 감성을 불어넣 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꼭 그렇지는 않다. 오 래된 하우스의 전통 안에는 다양한 것이 있다. 그중에서 핵심만을 골라 현대적으로 재해석 하는 게 관건이다. 현대인에게 과거를 그대로 전달해야 한다면, 그 일이 더 어려울 것이다.

이번 시즌 중심 아이디어는 무엇인가?
테크노 세상에서의 필링(Feeling)이었다. 미래적 요소 를 즐기는 나에게 어색하지 않은 주제 아닌가? 하하. 무척 나다운 컬렉션이었다 생각한다. 물론 파코 라반을 기반으로 말이다. 당연하지만!

<더블유 코리아>의 편집장은 쇼가 끝나자마자 트랙슈 트 팬츠가 갖고 싶다고 외쳤다. 새롭게 시도한 것이 있나?
컬렉션을 준비할 때 수많은 란제리와 이너웨어, 그 리고 코르셋을 쫙 진열해놓고 작업했다. 쇼를 봐서 알 겠지만, 진열한 아이템들을 그냥 조합한 것은 아니다. 그 것을 우리콘셉트에 맞게 발전시켰다. 특히 소재에 힘을 쏟 았는데, 예를 들면 레이스의 경우 코튼 실과 광택이 도는 실을 섞어 매트하거나 반짝이는 느낌을 주고, 합성 플라스틱을 더해 미래적인 느낌을 주는 식이다. 우리 팀은 리서 칭을 많이 하는 집단이다.

지난해 미국 <W>와 진행한 인터뷰를 보니 디자이너 앙드 레 쿠레주와 피에르 가르댕이 당신의 디자인 세계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했다. 어떤 점에서 그런가?
쿠레주와 가 르댕이 보여준 에너지와 과감함은 언제나 큰 영감을 준다. 패션계에서 처음으로 패션을 사회학적으로 보았고, 정치 적이라 할만큼 그들이 살던 시대에 걸맞은 질문을 던진 분 들이다.

2013년 파코라반에 영입되었을 당시가 궁금하다. 하우스 의 아카이브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는가?
아카이브 탐 색 전에, 파코라반에서의 첫 번째 컬렉션을 준비하면서 난 파코라반이 오늘날 어떻게 보여지는지 표현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것이 파코라반이 날 선택한 이유일 것이라 생각 했다. 그런 이유로 난 첫 컬렉션에 오히려 아카이브를 최 대한 피하면서 준비했다.

짧은 시간에 새로운 아이덴티티와 에너지를 하우스에 주 입하는 작업은 어떻게 가능했나?
내가 좀 전에 아카이브 를 최대한 피했다고 말했다. 누군가에게는 내가 무척 거만 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파코라반 하우스를 내 스타일 대로 만들고자 하는 그런 오만함이 아님을 알아주길 바란 다. 아카이브를 토대로 약간의 변형을 주어 새로운 스타일 을 만들어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만, 내 방식은 파코 라반이 어떤 혁신성을 가져다주느냐였다. 파코라반 하우 스의 중심적인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고, 그것들을 현대적으로 바꾸는 방법을 고민했다.

파코라반의 정수는 무엇인가?
젊음(Youth), 과감함 (Radicality), 그리고 혁신(Innovation).

당신이 정말 멋지다고 생각하는 여성상은? 파코라반의 옷 을 어떤 여성이 어떻게 입기를 원하는가?
나는 마음속에 특별한 이상형이나 여성상을 그리고 살지 않는다. 그보다 는 나는 사람의 애티튜드나 룩에서 더 많은 인상과 영감을 받는다. 그러고 보니 내 주변엔 좋은 영감을 주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나의 친구들, 그리고 그들의 평범한 일상이 영감을 준다.

파코라반 쇼를 처음 진행한 시점에 전 발렌시아가 팀 구성 원인 라이언 블라우(Lion Blau), 플로랑 부오노마노 (Florent Buonomano)와 함께 ‘아토(Atto)’를 론칭하 기도 했다. 지금은 볼 수 없지만. 아토에서의 작업은 어땠 나?
아토의 작업은 대단히 흥미로웠다. 우선 함께한 사람들과 뜻이 잘 맞아서 시작한 거니까 팀 분위기는 말하지 않 아도 알겠지? 아토의 목표는 전에 없는 새로운 의상을 만 들어보자였다. 예를 들어, 방수가 되는 비옷, 정장 등등 각 각의 옷이 고유의 기능을 잃지 않으면서도 최대한 단순하 게. 다른 아이템을 섞어가면서 디자인했다. 패션 외에 흥미롭게 생각하는 건 무엇인가? 음.. 여러 가지 가 있는데, 영화 보는 거 좋아하고, 책도 많이 읽는다. 그리 고 건축을 좋아한다. 이 세 가지 모두 인스타그램에 자주 등장하는 것들이다.

그러고 보니 당신의 인스타그램(@JULIENDOSSENA) 은 다른 패션 디자이너의 타임라인과 느낌이 좀 달랐다. 몽환적인 이미지와 청춘의 모습, 자연 등이 주를 이루던 데. 당신에게 SNS는 어떤 의미인가.
내 사진을 의미 있게 봐주다니 고맙고, 또 어떤 면에서 미 안해지기도 한다. 인스타그램을 할 때 잘 나온 사진을 위 해 여러 장을 찍는다거나, 아니면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의미 있는 사진을 찍는다거나 하는 스타일이 아니니까. 내 가 올리는 사진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순간적인데, 내가 최 근에 본 영화, 좋아하는 책의 구절, 아님 보고 기분이 좋아 지거나 그냥 끌리는 이미지의 사진을 올리는 거다. 인스타 그램 같은 SNS에 대해 그들이 가지고 있는 영향력을 잘 알고 있지만, 그 영향력을 사용하느냐 아니냐는 개인마다 다를 거다. 영향력을 끼치고 싶어 하는 유저가 있을 것이 고, 나처럼 지극히 사소하고 개인적인 것을 보여주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내가 올리는 사진들로 즐거우면 그걸 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