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브릭 브랜드 키티버니포니에서 사옥을 새로 열었다. 아름답고 실용적인 집을 만들어주는 제품을 경험할 수 있는 장소, 그래서 ‘메종’ 이다.

집이란 가장 일상적이고도 이상적인 장소다. 누구나 그 속에서 잠을 자고 긴 시간을 보내며 생활하지만 동시에 그곳이 아름답고 아늑한 공간이 되기를 꿈꾸니까. 집의 실용적인 일상과 아름다운 이상을 위한 패브릭 제품을 선보여온 디자인 브랜드 키티버니포니(이하 KBP) 가 플래그십 스토어 ‘메종 키티버니포니 서울’을 열면서 스토어나 숍, 쇼룸 대신 ‘메종’이라는 이름을 붙인 건 그래서 당연한 일로 보인다. 실제로 합정동의 오래된 주택을 레노베이션한 이 ‘집’에서 방문자들은 베딩, 커튼, 쿠션을 비롯한 KBP의 제품이 공간과 어떻게 어우러지는지를 보고 체험할 수 있다.
쇼룸으로 사용되는 기존의 주택과 사무실 공간인 증축 건물은 가운데 마당을 중심으로 마주 서 있으며 2층에서 연결되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출입구와 정원, 쇼룸, 창고, 주차장 등 메종 KBP를 이루는 공간은 각기 바닥의 높이가 조금씩 달라요. 기존 주택의 구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거죠.” 디자인을 맡은 SAAI 건축의 임태병 소장은 사람들이 매일 밟고 딛는 바닥의 층위를 달리해서 장소가 품고 있는 시간과 기억이 사용자의 몸에 각인되도록 했다.“10년 이상 쓸 공간이니까, 시간이 흐르고 때가 타도 자연스럽게 낡아가기를 바랐어요.” KBP 김진진 대표의 주문은 완성된 공간에 눈에 보이는 디테일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의도로까지 녹아든 것 같다. 오래된 집이 품고 있던 시간, 그리고 오래 사용해 갈 앞으로의 시간이라는 개념을 이런 식으로 설계에 반영하는 일과 더불어, 임 소장에게 또 하나의 중요한 이슈는 KBP의 브랜드 아이덴티티였다. 결과적으로 건축가는 패브릭을 이루는 요소인 레이어링과 텍스처링을 디자인에 대입했다. 작은 벽돌 타일을 쌓아 올리거나 손으로 일일이 자국을 내는 종석 모르타르 뜯기 작업으로 마감한 외벽은 건물에 매끈한 덩어리감 대신 마치 천에 프린트되는 무늬처럼 미세한 단위의 질감을 더한다. ‘한땀 한땀’이 기본인 패브릭 제품처럼 손맛이 느껴지는 재료들을 써서 이 브랜드의 정체성을 건축에 담아낸 것이다. 벽과 천장은 나무, 바닥은 검은색 돌, 주 출입문 손잡이는 검은 가죽으로 마감하는 등 다양한 재료의 질감과 결을 살린 인테리어도 공간을 편안하게 감싸면서 주인공인 패브릭의 패턴과 컬러, 텍스처를 부각시킨다. “북 카페에서 2천원짜리 커피를 마시며 KBP의 취향으로 셀렉팅된 책들을 둘러보다가 4천원짜리 파우치를 사들고 나와도 괜찮을 거예요.” 마케팅 담당 이홍안 실장이 제안하는 메종 KBP 활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