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주드 아패토우 <나를 미치게 하는 여자>
여성의 솔직한 목소리가 반영된 농담을 주무기로 삼는 에이미 슈머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코미디언 중 하나다. 그가 시나리오와 주연을 함께 맡은 <나를 미치게 하는 여자>는 지난여름 북미에서 개봉해 흥행과 비평 모두에서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뒀다. 가볍고 부담 없는 섹스만을 좇던 잡지 에디터가 취재차 만난 스포츠 의사에게 진지한 감정을 느끼면서 갈등하게 된다는 내용. 관습적인 성 역할을 뒤집고 강도 높은 개그를 끼얹은 로맨틱 코미디를 기대하면 되겠다.

2

고레에다 히로카즈 <바닷마을 다이어리>
세 자매가 15년 전 가족을 버리고 떠난 아버지의 장례식에 참석한다. 홀로 남겨진 이복동생에게 마음이 쓰인 언니들은 함께 살 것을 제안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전작인 <그렇게 아버지와 된다>와도 연결고리를 갖는 작품처럼 보인다. 감독은 당연한 인연이 아니라, 서로를 겪고 알아가며 쌓아가는 관계로서의 가족에 대해 이야기한다. 전작들처럼 단정하고 침착하게 보는 사람을 흔들어놓는 작품이다. 바닷가 마을인 카마쿠라의 풍광과 아야세 하루카, 나가사와 마사미, 카세 료 같은 스타들의 앙상블도 눈을 즐겁게 하는 요소.

3

저스틴 커젤 <맥베스>
오손 웰스, 구로사와 아키라, 그리고 로만 폴란스키. 각자의 인장이 뚜렷한 <맥베스> 각색을 선보인 거장들이다. 최근에는 호주 출신의 젊은 감독 저스틴 커젤이 그 전통을 성공적으로 이었다. 어둡고 박력이 넘치는 그의 버전은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공개돼 호평을 받았다. 예언에 이끌려 손에 피를 묻히고 왕이 되지만 결국 불안에 시달리다 몰락하는 타이틀롤은 마이클 패스벤더가, 그의 야망을 부추기는 레이디 맥베스 역할은 마리옹 코티야르가 맡았다. 감독과 두 배우는 인기 게임을 영화화하는 <어쌔신 크리드>를 통해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출 예정.

4

드니 빌뇌브 <시카리오 : 암살자의 도시>
거대 마약 조직 소탕 작전을 위해 FBI 요원과 CIA 소속의 작전 책임자, 그리고 컨설턴트가 팀을 이룬다. 삶과 죽음 사이의 거리가 더없이 가깝게 느껴지는 멕시코 국경 지대에서, 예상 밖의 위기가 이들을 덮친다. <그을린 사랑> <에너미> 등을 연출한 드니 빌뇌브는 <시카리오 : 암살자의 도시>에서 범죄와의 전쟁을 다큐멘터리처럼 사실적으로 그린다.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몸에 힘이 들어갈 정도로 긴장감이 상당하다는 평. 보기 드물 만큼 강렬한 여성 캐릭터를 에밀리 블런트가 훌륭하게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