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늘 그곳에 있었다

공서연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가 들려주는 두 가지 이야기

올해 노벨문학상의 영광은 벨라루스의 여성 저널리스트이자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에게 돌아갔다. 그녀의 대표적인 두 작품,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와 <체르노빌의 목소리>는 노벨상 발표 후 지금까지 국내에서 쭉 베스트셀러 리스트에서 자리를 지키는 중이다. 알렉시예비치는 물론이고 저널리즘 문학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이 먼저 읽으면 좋을 책은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다.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여성 200여 명을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지금껏 그 누구도 굳이 기억하려고 하지 않았던 전쟁 속 여성들의 삶을 재조명한다. 그들은 지금껏 오로지 남성의 시각에서 쓰여진 전쟁 이야기나 영웅담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토록 오랫동안 침묵을 강요당해 세상에 알려지지 못한, 그러나 그 누구도 굳이 궁금해하거나 알려고 하지 않았던 참전 여성들의 이야기는 전쟁 문학에 새로운 장을 연 걸작을 완성시켰다. 체르노빌의 피해자 100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체르노빌의 목소리> 또한 이미 2006년에 미국 비평가 협회상을 수상하고 수많은 비평가들로부터 찬사를 들은 명작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이후 더 이상 원전 문제가 남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가 직시한 현실이 되어버린 지금, <체르노빌의 목소리>야 말로 분명 누구나 한 번쯤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일 테다.

에디터
이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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