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을 가늠하기 어려운 블라우스부터 싹둑 자른 뱅헤어, 너무 큰 빅 백, 아티스틱한 브로치까지. 조금 엉뚱하지만 기발한, 그래서 더욱 애정할 수밖에 없는 2015 F/W 컬렉션의 재기 발랄 패션 코드를 모아봤다.

차세대 라인업

우리가 유심히 지켜볼 신예 디자이너 네 명을 꼽았다.

 

1 샌디 리앙 (Sandy Liang)
뉴욕 맨해튼 로어 이스트 사이드에 거주하는 24살의 디자이너 샌디 리앙에게 영감의 원천은 바로 ‘스트리트’다. 예를 들자면, 이 젊은 디자이너는 몇 달 전 거리에서 아주 멋진 양털 재킷을 입은 소녀를 목격했다. 바로 다음 날 완성한 스케치의 결과물로 앞면에는 평평한 울 소재, 뒷면에는 곱슬곱슬한 양털을 덧댄 아주 입체적인 패치워크 코트가 탄생했다. 바이커 재킷에 대한 그녀의 애정 또한 대단하다. 퍼펙토에 장식을 붙이고 팔에는 풍성한 몽골리안 양털을 덧대는 변주를 즐긴다. “바이커 재킷은 시간이 갈수록 근사해져요.” 그녀가 자랑스럽게 말했다.

 

2 안드레아 지아페이 리 (Andrea Jiapei Li)
중국판 <프로젝트 런웨이> 출신인 25살의 안드레아 지아페이 리. 그는 뉴욕 파슨스 스쿨 졸업 작품으로 내놓은 오버사이즈 여성복 컬렉션이 레이 가와쿠보의 뉴욕 도버 스트리트 마켓에 입점되는 행운을 거머쥐면서 패션 월드의 흥미진진한
모험을 계속할 수 있게 됐다. 그는 올가을 컬렉션에 메시, 네오프렌, 비닐과 같은 예상치 못한 소재를 조합한 드레스와 마크라메 매듭의 톱과 헴라인에 ‘I Try To Find Myself’라는 문구를 프린팅한 팬츠 룩을 선보였다. 리는 “옷도 감정을 표현할 수 있어요. 마치 사람 같죠”라고 덧붙였다.

 

3 이사벨 베네나토 (Isabel Benenato)
35살의 이사벨 베네나토가 이번 컬렉션의 아이디어를 이탈리아 민속 문화에서 얻었다는 사실은 그리 놀랍지 않다. 그녀는 나폴리의 유명 재단사 집안에서 태어났고, 그녀의 가족은 오랫동안 토스카나의 루카 지방에서 소규모 의류 생산업을 해왔으니까. 2008년에는 남편 필리포 노벨리와 자신의 이름을 내건 레이블을 론칭하기도. “저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멀리 돌아가기보다는 당장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방법을 선호해요.” 주변의 이야기와 따뜻한 감성, 풍경을 표현하고자 하는 그녀는 ‘패스트 패션’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안했다.

 

4 휴고 마사 (Hugo Matha)
“전 시간이 흐를수록 그윽한 멋이 드리워지는 디자인을 하고 싶어요.” 파리 응용미슬학교를 졸업한 24살의 프랑스 청년 휴고 마사. 초기에는 이국적인 플렉시 유리와 가죽 소재를 다뤘지만, 요즘 그가 몰두하는 것은 그가 자란 프랑스 남부 아베롱 지역의 천연 재료다. 사진 속 클러치는 가구 디자이너의 도움을 받아 개발해 보기와 달리 아주 가볍다고. 이번 시즌, 그는 럭셔리 장갑 브랜드 메종 코스와 파트너십을 맺고 장갑 디자인에 도전한다. 보드라운 밍크 안감과 트라푼토 퀼팅 장식을 활용할 예정인데 울퉁불퉁한 핸드백도 쉽게 잡기 위함이란다.

 

 

 

시간 여행

마릴린 먼로 스타일의 앙고라 스웨터부터 누벨바그풍 루렉스 재킷까지, 시공간을 건너뛴 트렌드가 혼재하는 2015 F/W 패션 월드.

 

1. 1950s 독서를 즐겼던 마릴린 먼로의 지성적인 면모에 집중한 막스마라.

2. 1960s 레트로풍 컬러 슈트와 네오프렌 같은 미래적 소재의 만남을 이끈 프라다.

3. 1970s 모던한 실루엣 사이로 자유로운 히피 여인을 그려낸 끌로에.

 

4. 1980s 반모드주의, 낙서 미술, 앤드로지너스 등 성역없는 뉴웨이브풍 J.W. 앤더슨.

플라스틱 판타지
19금 성인용품 숍(또는 영화 <세브린느> 속 카트린 드뇌브)에서나 볼 법한 PVC 소재가 하이패션 속으로 침투했다.

포토콜
예술가들과의 협업으로 탄생한 프린트들

 

1 오프닝 세레모니는 스파이크 존즈(Spike Jonze)의 1990년대 사진 작품을 콜라주한 작업을 선보였다.

 

2 아크네 스튜디오의 조니 요한슨은 비비안 사선(Viviane Sassen)의 콜라주를 우븐 기법으로 엮어 90년대풍 팝아트를 완성했다.

 

3 애덤 립스는 포토그래퍼이자 플로리스트인 대록 퍼트넘(Darroch Putnam)과의 협업으로 센슈얼한 보태니컬 프린트를 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