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기 발랄 패션 코드 part.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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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을 가늠하기 어려운 블라우스부터 싹둑 자른 뱅헤어, 너무 큰 빅 백, 아티스틱한 브로치까지. 조금 엉뚱하지만 기발한, 그래서 더욱 애정할 수밖에 없는 2015 F/W 컬렉션의 재기 발랄 패션 코드를 모아봤다.

특급 뉴 백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디자이너 조셉 알투자라와 에디 보르고가 처음으로 ‘핸드백’을 선보였다.

패션 여제, 다이애나 브릴랜드에게 보내는 헌사

1 낡은 베개를 흰 천으로 감싸 바느질하면 꼼데가르송에 대적하는 쿠션 드레스를 만들 수 있을 듯.

2 아마존에 온 것마냥 내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한쪽 가슴을 드러내는 건 어떤가. 마치 자크뮈스처럼.

3 요지 야마모토의 드레스를 짓고 싶다면, 인부를 불러 당신의 몸에 비계를 설치하라.

4 베트멍의 미친 듯이 큰 오버사이즈 트렌드에 탑승하려면, 아주 큰 남자와 만나 그의 옷을 빌려 입어야 할까.

5 수도원을 급습해 수녀님의 옷장 속에서 급히 꺼내 입은 듯한 가레스 퓨의 괴상한 수도승 차림.

서프라이즈!

런웨이에서 뉴 페이스가 등장하는 건 항상 반가운 일이다. 그런데 어딘가 친숙한 구석이 있다면? 모델 니이마 워드는 그의 어머니 트리시 고프가 20년 전 그랬던 것처럼 얼마 전, 안나 수이 쇼에서 성공적 데뷔를 마쳤다. 세기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톱모델 케이트 모스의 이복 동생 로티 모스 또한 소니아 리키엘 쇼에서 언니 못지않은 존재감을 과시했으며, 발렌티노 쇼에는 영화 <주랜더>의 패션 긱 듀오 오웬 윌슨 벤 스틸러가 깜짝 등장해 영화의 속편 제작 중임을 알리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중립 선언

성 전환 수술을 통해 여성 ‘캐틀린’으로 대변신을 한 카다시안 가문의 아버지 브루스 제너(Bruce Jenner)부터, 내년에 개봉하는 영화 <대니쉬 걸>에서 세계 최초 성 전환 수술을 감행한 남자를 연기한 에디 레드메인(Eddie Redmayne)까지. 할리우드에
불어닥친 젠더 크로싱 이슈는 런웨이까지 이어졌다. 가장 도드라진 쇼는 구찌의 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선보인 컬렉션. 어수룩한 느낌의 리본 블라우스를 입은 남성 모델은 언뜻 보면 여자인지 남자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였다. 앤드로지너스 룩에 동참한 건 그뿐만이 아니다. 베트멍은 성별 구분 없이 입을 수 있는 아주 박시한 옷을 내놨으며, 로엔자 스쿨러는 남성 모델 엘렌 하엔에게 레이디라이크풍의 코트를 입혔다. 그뿐 아니라 자일스 디컨, 후드 바이 에어, 애덤 셀먼은 트랜스젠더 모델 안드레아 페직, 타완 카리엠, 해리 네프를 쇼에 세워 남성과 여성이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는 차원이 아닌, 성의 오랜, 완고한 경계를 무너뜨린 파격적 행보를 보였다.

에디터
이예지
Karin Nelson, Lovissa Burfitt
PHOTOS
INDIGITAL, GETTY IMAGE/MULTIB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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