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엔블루의 베이시스트, 가능성을 증명하기 시작한 신인 배우, 그리고 지금껏 보여준 것보다 앞으로 보여줄 게 더 많은 이정신을 만났다.

굵은 짜임의 검정 터틀넥은 닐 바렛 제품, 갈색의 가죽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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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신은 무대 아래에서도 주의를 끌 수밖에 없는 사람이다. 키가 거의 190cm에 이른다는 스물다섯 살 청년은 더블유의 촬영장에서도 유독 훤칠하게 솟아 있었다. 씨엔블루의 컴백을 앞둔 시점이었던 만큼 부쩍 늘어난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다소 피곤한 기색이었지만 그 나잇대 특유의 건강함 덕분에 조명 아래에 서지 않았을 때도 충분히 밝았다. 그런데 그는 주름과 새치를 염려하는 스태프들 사이에서 당황스럽게도 이런 이야기를 했다. “빨리 나이를 먹고 싶어요. 전 지금이 ‘미운 나이’ 같거든요.” 대부분이 부러워하는 시절을 이정신은 딱히 특권으로 느끼지 않는 듯했다. 성숙함과 연륜을 동경하고, 최근에는 시간의 힘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한다고 했다. 그 모습이 의외라고 여기고 있을 때 그가 내 머릿속을 읽은 것처럼 말했다. “저한테는 아직 보여주지 않은 얼굴이 많아요.”

 

블랙 터틀넥은 앤디 & 뎁, 애니멀 패턴의 갈색 코듀로이 재킷은 에트로, 녹색의 와이드 팬츠는 김서룡 옴므, 슈즈는 프라다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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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7개월 만의 컴백이다. 새 앨범 <2gether>는 어떤음악을 담고 있나? 전보다 더 성숙하고 세련된 느낌이다. 타이틀곡인 ‘신데렐라’에 대해서도 멤버들은 모두 만족하는데 팬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다. 나는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경우 모든 수록곡을 꼼꼼하게 듣는 편이다. 하지만 요즘은 싱글로 발표된 노래만 듣는 경우가 많지 않나. 타이틀곡은 앨범 전체의 분위기를 담고 있으면서도 좀 더 대중적일 필요가 있다. 그런 조건을 두루 충족하는 노래가 아닌가 싶다.

준비 과정에서의 어려움은 없었나? 의견 충돌이 있었다든가. 원래 우리는 의견이 많이 갈리는 팀이 아니다. 나 자체도 갈등이나 불화를 못 견딘다. 그래서 남들이 재미있어 할 만한 이야깃거리가 별로 없다. 늘 서로 배려하고 취향도 많이 겹친다. 물론 준비할 시간이 아주 여유로웠던 편은 아니라 다소 아쉬운 점은 있다.

 

배우나 MC로서 혼자 활동할 때의 이정신과 씨엔블루 멤버로서의 이정신은 서로 어떻게 다른 것 같나? 아무래도 개별 활동을 할 때는 더 조심스러워진다. 말수가 줄고 외로움도 느낀다. 늘 형들과 떠들썩하게 지내다 보니 혼자가 되면 팀에 대해 많이 생각하는 편이다. 물론 함께 생활하면서 부딪치는 경우가 전혀 없다는 뜻은 아니다. 과도한 스케줄로 피곤하면 예민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미 몇 년을 같이 보낸 사이라 이제는 서로가 싫어하고 좋아하는 걸 충분히 안다. 배려하는 것 자체에 익숙해졌다.

밴드 멤버가 모두 연기를 병행하고 있다. 서로 모니터링도 해주나? 다들 관심 없는 척하면서도 몰래 다른 멤버들 출연작을 챙겨 본다. 그러고는 나중에 문득 이야기가 나오면 “야 그때 그건 좀…” 이런 식으로 한마디씩 던지는 거다.

신랄한 평가도 거침없이 하나? 가끔은 그렇다.

 

멤버들로부터 들은 것 중 특히 기억에 남는 모니터링이 있다면? 우는 연기를 하면 그걸 가지고 그렇게들 놀린다. 우리끼리 있을 때는 다들 좀 짓궂다.

 

연기자로서 욕심나는 작품이나 역할이 있나구? 체적으로 생각한 바는 없고 영화 현장이 궁금하긴 하다. 지금 까지는 어리고 철없는 역할을 많이 맡았는데 이제는 좀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바람도 있다.

 

여러 번 반복해서 볼 만큼 좋아하는 작품도 있을까? 기무라 타쿠야가 출연한 일본 드라마 <프라이드>를7 ~8번쯤 본 것 같다. 너무 멋있어서 한때는 머리까지 엇비슷하게 기르기도 했다. 어릴 때의 내 기준에는 가장 근사하고 연기 잘하는 배우가 기무라 타쿠야였다.

 

나이트 가운은 암.위, 회색 스카프와 회색 와이드 팬츠는 우영미 제품.

나이트 가운은 암.위, 회색 스카프와 회색 와이드 팬츠는 우영미 제품. 

 

 

요즘의 개인적인 바람이나 욕심이 있다면? 빨리 나이를 먹고 싶다. 좋을 때라는 말을 자주 듣는데도 나는 이 나이가 미운 나이 같다. 어려서 상큼할 시기는 지났고, 남자로 보이기에는 아직이다. 어서 나이가 들어서 좀 더 남자 같은 느낌을 갖고 싶다.

 

몇 살 정도면 그렇게 될 것 같나?서 른한두 살 정도? 20대 여자들에 비해 20대 남자들은 30대에 대한 동경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그. 런 것 같다. 주위 사람들은 한 살이라도 더 어릴 때 열심히 놀라고들 한다. 그런데 나는 클럽도 별로고 술도 많이 마시질 않는다. 남들 눈에는 재미없어 보일 수도 있겠다.

 

혹시 지나고 나면 지금의 나이가 새삼스럽게 그립고 아쉽지는 않을까? 물론 그럴 수도 있다. 그런데 요즘 들어 가끔씩 진짜 외롭다는 생각을 한다. 세상에 혼자 있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어떤 때 그런 기분을 느끼나? 연 마치고 혼자 호텔 객실에 들어왔을 때, 혹은 새벽에 잠이 안 올 때. 물론 그러다가도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지지만(웃음).

사진 찍는 취미가 있으니 씨엔블루의 투어를 직접 촬영해도 좋은 기록이 될 것 같다. 본 투어를 담아보려고 한 적이 있다. 그런데 마음을 먹으니까 그게 또 부담이됐다. 그래서 찍고 싶을 때만 찍는 쪽으로 마음을 바꿨다. 그런 부분까지 내게 일을 주기는 싫었다. 이제는 즐겁게 할 수 있는 걸 하고 싶다. 소림사에서는 내가 욕심이 생겨서 촬영을 했다. 휴식 시간을 쪼개서 카메라를 들고 뙤약볕 아래로 나갔다.

특히 흥미롭게 느껴지는 피사체가 있나? 노인의 얼굴. 특이한 누군가보다 세월을 이겨낸 평범한 사람들의 표정에 끌린다. 보면서 그분들이 살아온 세월을 상상해보기도 한다. 근심이 많으면 주름이 깊어진다고 하지 않나? 그렇게 개개인의 시간이 몸에 새겨지는 것 같다.

 

시간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요새 들어 그렇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면 시간에 대한 질문으로 마무리할까 한다. 2015년도 이제 3~4개월밖에 남질 않았다. 씨엔블루의 새 앨범 활동 외에 또 다른 계획이 있나? 년 2월까지 스케줄이 꽉 차 있어서 다른 걸 할 틈이 없다. 그래도 바쁜 가운데서 나를 위한 시간을 찾고 싶다. 생각 없이 끌려다니는 대신 내가 진짜 바라는 걸 고민해보고, 가끔은 나한테 좋은 선물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