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 적을 두고 있는 컨템퍼러리 디자이너 브랜드 올세인츠는 1년 전 20주년을 맞아 첫 아시아 진출 국가로 한국을 택했다. 다음 주자는 대만. 지난 7월 말, 9월 첫 매장 오픈을 앞둔 대만에서 2015 F/W 프레젠테이션이 열렸다.

 

프레젠테이션 장소 한켠에선 올세인츠의 그래픽 아티스트 샘 토마스가 실시간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프레젠테이션 장소 한켠에선 올세인츠의 그래픽 아티스트 샘 토마스가 실시간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패션은 계속해서 변화한다”고 지난 더블유 4월호와 가진 인터뷰에서 올세인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윌 비들은 말했다. 지난해 아시아 첫 매장을 서울에 오픈한 뒤 1년 사이 올세인츠는 한국에서 동시대적이고 세련된 디자이너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그런 성취 뒤에는 윌이 ‘자유로움과 개성을 완벽히 보여준다’고 말하는 브랜드의 시그너처 아이템, 바이커 재킷이 있다. 합리적인 가격대와 높은 퀄리티를 기반으로 올세인츠는 빠르게 마니아층을 양산했고, 어느새 두 번째 아시아 도시인 대만에서의 오픈을 앞두고 있다.

 

슬림한 실루엣이 포인트인 무통 코트. 

슬림한 실루엣이 포인트인 무통 코트.

 

윌이 2015 F/W 컬렉션을 준비하면서 집중한 건 ‘이스트 런던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다. 쇼디치 펍의 빈티지 카펫과 낡은 런던 버스의 시트 커버가 소재와 색감에 영감을 준 ‘과거’의 것이라면, 이스트 런던 곳곳에 옛 건물을 부수고 올린 ‘현재’와 ‘미래’를 아우르는 고층 건물의 모습은 롱&린 실루엣의 모티프가 되었다. 직접 만난 F/W 컬렉션은 이전보다 더 담백한 동시에 훨씬 서정적이었다. 커팅과 슬릿으로 반전 매력을 더한 니트 드레스와 스커트, 청키한 스웨이드 플랫폼 샌들, 슬림한 무통 코트는 간결한 디자인과 도시적인 여성성으로 구매욕을 자극했다.

 

담백해서 더 고급스러운 백 컬렉션.

담백해서 더 고급스러운 백 컬렉션.

 

이번 프레젠테이션에는 중요한 화두가 하나 더 있었다. ‘캐피탈 컬렉션’이라 명명된 올세인츠의 첫 백 컬렉션이 베일을 벗은 것. 지난 21년간 바이커 재킷에 집중하며 쌓아온 가죽 전문가들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탄생한 48가지 백은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과 섬세한 마무리 모두가 예사롭지 않다. ‘무거운 가방만은 절대 싫다’는 주변 여성들의 의견에 귀 기울인 윌은 최대한 무게감을 덜어내고자 노력했고, 그 결과 출시된 파라다이스, 달링, 플뢰르 드 리스, 클럽 네 가지 라인의 백은 고급스러우면서 더없이 실용적이다. 낮 시간은 물론 나이트 라이프에도 잘 어울릴 법한 디자인은 올세인츠의 전천후 바이커 재킷과 사뭇 닮은 매력을 발산한다.

 

샘 토마스의 감각적인 작업물과 캘리포이나에서 일반인을 촬영한 새로운 바이커 프로젝트 중 가장 눈에 띄는 컷.

샘 토마스의 감각적인 작업물과 캘리포이나에서 일반인을 촬영한 새로운 바이커 프로젝트 중 가장 눈에 띄는 컷.

 

1914년 공장으로 지어진 뒤 이제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활용되는 대만 창의문화지구에서 낮에 열린 프레젠테이션은 새 브랜드 론칭에 대한 현지 매체들의 뜨거운 관심 때문에 활기찬 공기가 가득했고, 분위기는 무르익어 밤의 칵테일 파티로 이어졌다. 많은 이들이 찾아와 올세인츠의 대만 론칭을 축하하는 가운데, 피트되는 진과 박시한 셔츠 차림에 선글라스를 낀 채 병맥주를 홀짝이며 파티를 즐기던 윌 비들이 있었다. 쇼디치의 즐거운 영혼 그 자체 같은 그가 키를 쥐고 있는 한, 올세인츠는 절대 고루해지지 않을 것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