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계절, 새로운 옷. 저마다의 필살기를 지닌 패션 하우스의 2015 F/W 광고 캠페인 대결이 펼쳐진다.

뭉쳐, 다 함께 뭉쳐

 

하나보단 둘, 둘보단 여럿이 낫다? 한정된 지면에 가능한 한 많은 룩을 보여주기 좋아하는 브랜드가 있다. 매 시즌 가장 영국적인 배우와 모델을 여러 명 등장시켜온 버버리부터 살펴 볼까. 몇 시즌째 자리를 지켜온 카라 델러빈 대신 12명의 젊은 영국 배우와 뮤지션, 모델로 승부수를 띄웠다. 세인트 제임스 파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들의 활기찬 에너지는 1분30초짜리 풀 영상에서 진가를 발휘하니 반드시 클릭해서 볼 것.

 

정통 영국 브랜드에 대적하는 ‘떼샷’ 전문 이탈리아 브랜드도 있다. 엄마의 일생을 그려 감동을 선사한 돌체&가바나의 런웨이에서 짐작했듯, 이번 시즌 역시 ‘가족’이 주제. 모니카 벨루치를 중심으로 애슐리 구드, 최소라 등등 무려 20명에 달하는 모델 가운데는 10살 미만의 어린아이부터 나이 지긋한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포진해 있다. 3대가 입는 패션 하우스임을 각인시키기에 이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이 있을까.

 

한편, 젊고 동시대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발렌티노는 지난 시즌에 이어 사진가 마이클 푸델카에게 다시 힘을 실어줬다. 어린 시절을 보낸 슬로바키아의 문화와 시대적 배경을 반영한 듯 어딘가 몽환적이면서도 색다른 시선이 담겨 있다. 물론 촬영은 슬로바키아의 수도인 브라티슬라바에서 이루어졌다.

 

이번 시즌 두 개의 노선을 택한 지방시의 리카르도 티시는 시즌 콘셉트를 충실하게 반영한 ‘갱’들을 등장시켰다. 참고로 또 하나의 다른 방향은? 그의 패션 패밀리 중 하나인 도나텔라 베르사체라는 예상치 못한 인물!

 

발렌시아가를 끝으로 자신의 레이블에 집중하게 된 알렉산더 왕은 세간의 수군거림을 잠재울 만한 멋진 비주얼을 완성했다. 뉴욕 브루클린의 이스트 오브 할리우드 스튜디오로 모인 고스 군단 중 단연 눈에 띄는 두 명의 인물이 있으니. 바로 일본 댄스 듀오 아야 밤비. 얼마 전 공개된 마돈나의 새 앨범, 에도 등장한 이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내 이름을 불러줘

 

제2의 케이트 모스를 꿈꾸는 신예들이 고개를 내미는 광고 캠페인. 다음 시즌엔 굵직한 패션 하우스 두세 개 쯤은 거뜬히 꿰찰 이들을 꼽아볼까. 루이 비통의 세 번째 시리즈 캠페인은 여배우(제니퍼 코넬리), 유명 모델(리야 케베데), 떠오르는 신인을 다채롭게 포진했는데, 그중 스웨덴 출신 배우 알리시아 비칸데르의 합류가 눈에 띈다. 평범한 듯한 얼굴에 담긴 강단 있는 눈빛과 고상한 분위기가 매력적이다.

 

가상과 현실의 모호한 경계를 표현한 프라다는 흥미로운 얼굴로 신선함이 추가됐다. 클래식하면서도 극도의 여성미가 느껴지는 룩과 정지 화면을 연상케 하는 몸짓을 순간 포착했다. 이름도 낯선 애버리 블랑샤르(루이 비통 크루즈에 등 장), 에스텔라 보르스마(프라다 쇼가 처음), 리니지 몬테로(짧은 곱슬머리가 특징) 등등. 이들의 활약을 기대해볼 것.

모델 격돌!

 

지금 최고의 몸값을 구가하는 모델들의 진검승부가 펼쳐지는 광고 시장. 이들이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3초 이상 시선을 붙드는 것은 당연지사다.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가 무려 3백36만, 좋아요만 평균 1백만의 주인공, 켄달 제너는 패션 하우스에서 다들 모시 고 싶어 안달하는 인물. 먼저 그녀를 차지한 펜디는 릴리 도날슨과 동반 모델로 기용하며 예술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이번 시즌 영 감을 준 스위스 작가, 소피 토이베르-아프의 거대한 인형을 등장시켜 컬러 블록, 기하학적 디자인과 같은 펜디의 고유 가치를 드러냈다. 

 

캘빈 클라인 언더웨어는 켄달의 글래머러스한 몸매와 매혹적인 표정을 흑백 이미지로 구현했다. 캘빈 클라인 진의 #mycalvins 한정판 데님 시리즈 캠페인으로 처음 인연을 맺은 켄달은 올해 캘빈 클라인 언더웨어의 글로벌 모델로 발탁되었다.

 

볼륨감 있는 몸매라면 지지 하디드도 그 뒤를 따른다. 9월호 미국  커버를 장식하기도 한 지지는 이번 시즌 막스마라를 통해 마릴린 먼로로 환생했다. 로퍼를 신고, 안경을 낀 채 독서하는 모 습은 지적이고 클래식한 아이콘 그 자체! 

 

한편 아직 죽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톱모델 군단의 활약도 인상적이다. 케이트 모스는 발렌 시아가를 통해 라라 스톤과 조우했는데, 둘이 같은 앵글 안에 들어 있는 것만으로도 강렬한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또한 베르사체는 칼리 클로스와 캐롤라인 트렌티니, 그리고 렉시 볼링을 발탁해 도 발적이고 세련된 이미지를 담아내는 데 주력했다. 런웨이 무대 뒤 에 설치된 스캐폴더 구조물과 어우러진 원색 포인트는 보다 젊고 신선한 애티튜드로 무장한 브랜드의 면모를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