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리틀 오아시스 Vol.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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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지루한 심신을 풍요롭게 만들어줄, 그리고 서울을 좀 더 재미난 도시로 변화시킬 새로운 숍 9.

1.‘처음 학교’가 열리기도 하고 음악 감상회가 개최되기도 하는 5층의 열린 공간.  2. 아기자기한 문구류가 밀집해 있는 입구 쪽 테이블. 3. 일본에서 바잉한 사랑스러운 접시류. 4. 파스텔뮤직이 엄선한 다채로운 LP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프렌테의 가장 큰 장점. 5. 다양한 종류의 도서도 볼 수 있다. 

1.‘처음 학교’가 열리기도 하고 음악 감상회가 개최되기도 하는 5층의 열린 공간.  2. 아기자기한 문구류가 밀집해 있는 입구 쪽 테이블. 3. 일본에서 바잉한 사랑스러운 접시류. 4. 파스텔뮤직이 엄선한 다채로운 LP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프렌테의 가장 큰 장점. 5. 다양한 종류의 도서도 볼 수 있다.

한 편의 따스한 일본 영화 같은
FRENTE 프렌테

‘에피톤 프로젝트, 캐스커, 짙은’.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이 뮤지션들의 부드럽고 서정적인 이미지는 곧 파스텔뮤직의 정체성이다. 합정동 파스텔뮤직 건물 1층에 위치한 작은 숍 프렌테는 이러한 분위기를 그대로 확장해놓은 듯 편안하고 사랑스러운 공간. 소속 뮤지션들의 음반과 파스텔뮤직에서 수입하는 다채로운 LP를 만날 수 있다. “LP는 품질 등 여러가지 면에서 엄격한 셀렉을 거쳐요. 국내에서 만나기 힘든 레어 아이템도 많죠. 그 외에는 파스텔뮤직을 꾸려가는 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한자리에 모아놓은 공간이에요. 이름은 파스텔뮤직이 사랑하는 밴드 이름에서 따왔어요.” 홍보 담당자 문나래의 말처럼 이곳은 파스텔뮤직에서 일하는 이들이 각자의 취향이 반영된 책과 소품 등 여러 제품을 바잉, 또는 제작해 꾸린 숍이다. 그럼에도 모든 제품이 조화롭게 공간을 채우고 있다. 그중 특히 눈에 띄는 건 다양한 크기와 디자인의 에코백, 그리고 대부분 일본에서 가져온 아기자기한 그릇들. 또 한쪽에선 커피도 판매해 추천 음악을 들으며(에디터가 방문한 날의 추천 음악은 닐스 프람의 피아노 곡이었다) 따뜻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그러나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후 5시부터 8시 사이에만 운영하니 방문 시간에 유의할 것. 그밖에 바느질과 영상 제작 등 흥미로운 작업을 배울 수 있는 ‘처음 학교’, 플리마켓 ‘조그마켓’, 음악 감상회 등 이벤트가 자주 열리니 소식을 놓치지 않고 싶다면 인스타그램 계정을 체크하도록.

서울시 마포구 독막로6길 30

1. 반려 동물을 위한 패셔너블한 제품들이 눈에 띄는 2층. 2. 에피그램이 지향하는 라이프 스타일에 관한 감각적인 비주얼을 만나볼 수 있는 브랜드 북. 3. 이런 곳이라면 요리 솜씨가 없어도 멋진 음식이 만들어질 것만 같은 세련된 주방. 4. 침대 뒤로 보이는 녹음 짙은 풍경까지 모든 것이 완벽하게 아늑한 3층 공간. 

1. 반려 동물을 위한 패셔너블한 제품들이 눈에 띄는 2층. 2. 에피그램이 지향하는 라이프 스타일에 관한 감각적인 비주얼을 만나볼 수 있는 브랜드 북. 3. 이런 곳이라면 요리 솜씨가 없어도 멋진 음식이 만들어질 것만 같은 세련된 주방. 4. 침대 뒤로 보이는 녹음 짙은 풍경까지 모든 것이 완벽하게 아늑한 3층 공간.

그 집이 내 집이었으면 싶은
EPIGRAM 에피그램 팝업 스토어

창덕궁 바로 옆길에 지난 5월 누구나 들어가볼 수 있는 1인 가구 3층집이 문을 열었다. 이 건물의 정체는 남성복 브랜드 시리즈의 세컨드 브랜드인 에피그램의 팝업스토어. 비즈니스 캐주얼 룩을 메인으로 복합적인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를 표방하는 에피그램의 브랜드 콘셉트에 맞춰 이 공간은 ‘30대 싱글 남성의 집’으로 담백하고 세련되게 꾸며졌다. 이에 큰 역할을
한 이는 건물이 리뉴얼되기 전 동일 건물 2, 3층에서 건축 사무소를 운영 하던 건축가 윤중구. 그의 손을 거쳐 1층엔 작은 슈퍼마켓이, 위에는 건축 사무소가 운영되던 오래된 건물이 세련된 주거 공간을 표방한 편집숍으로 탈바꿈했다. 1층의 테마는 작지만 있을 건 다 있는 주방 & 다이닝 룸. 여기선 에피그램의 앞치마를 비롯해 굿핸드굿메이드의 원목 도마, 꼼뚜와
디 마틸드의 재치 있는 초콜릿, 인시즌의 유기농 먹거리 등 식생활과 관련된 다양한 제품을 판매한다. 2층의 정체는 다각도로 활용되는 리빙 룸. 이곳에는 각종 문구류와 반려동물 제품 브랜드인 페넥의 귀여운 아이템들, 그리고 시리즈와 에피그램의 패션 아이템이 자리하고 있으며, 테라스에는 소규모 정원도 가꿔져 있다. 맨 위 3층은 포근한 침실. 여기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감각적인 파자마 브랜드 언타이틀 도큐먼트의 제품들로, 데님 팬츠와 함께 매치해 입기 좋을 다양한 파자마 셔츠가 즐비하다. 또 휴식 시간에 읽기 좋은 각종 책과 수입 목욕용품, 세제를 볼 수 있는 곳도 이쪽.

한번 들어가면 1시간은 기본인 ‘집이자 편집숍’으로서의 이 공간은 아쉽게도 7월 31일까지만 운영되지만, 그 이후엔 카페
혹은 레스토랑으로 다시금 새롭게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레노베이션하며 중요시한 부분을 묻자 “조화로움에 관해 가장 많이 생각했다”는 건축가의 이야기 그대로 오래된 동네와 건물의 고즈넉함, 그리고 라이프스타일에 관심이 높은 최신의 트렌드를 잘 버무린 이번 프로젝트는 공간 활용에 관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재미난 예다.

서울시 종로구 원서동 156

1. 푸른 바닥이 청량한 플롯의 내부. 2. 재치 있는 동시에 실용적인 벽걸이 오브제. 3. 얀시의 모던한 슬리퍼. 4. 진경모의 사적인 취향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책 셀렉션. 

1. 푸른 바닥이 청량한 플롯의 내부. 2. 재치 있는 동시에 실용적인 벽걸이 오브제. 3. 얀시의 모던한 슬리퍼. 4. 진경모의 사적인 취향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책 셀렉션. 

주택가의 친근함을 닮은
PLOT 플롯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모아놨어요. 옷뿐만 아니라 책도, 음반도, 라이프스타일 소품도 그래요. 예쁜 것이 좋은 것이라 믿죠.” 남성 편집숍 샌프란시스코 마켓에서 8년간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숍을 낸 플롯의 대표 진경모는 남다른 센스와 신념을 가지고 플롯을 이끌어가고 있다. “일을 할 때 관계를 매우 중시해요. 그러다 보니 친분이 있거나 직접 사용해서 만족감을 느낀 브랜드 위주로 구성했죠.” 그가 주로 바잉을 나서는 곳은 미국으로, 하와이를 기점으로 로스앤젤레스, 뉴멕시코, 뉴욕 등 많은 도시를 거친다. 플롯의 의상은 스트리트 감성이 담긴 세련된 레이블이 주를 이루는 편.

1950년대 하와이 마카나에서 서퍼들을 위한 맞춤 브랜드로 시작된 엠.니, 캘리포니아를 기반으로 한 유니프, 감각적인 프린트 티셔츠가 매력적인 볼트, 버디 스니커즈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주얼리의 경우 ‘Cippy Crazy Horse’라는 호를 가진 뉴멕시코의 인디언 장인을 찾아가 실버 액세서리를 직접 바잉해왔을 정도로 신경 써서 구성한 부분. 또 숍 한쪽에선 디자이너 이연정의 슈즈 레이블 얀시(Yancy)의 컬렉션을 만날 수 있는데, 유려하게 커팅된 스틸레토 힐과 드레스업할 때 신어도 좋을 법한 멋진 플랫 피스들은 새로운 슈즈를 찾던 이들을 만족시킬 만하다. 4호선 한성대 입구역 근처를 택한 이유를 묻자 “사람 사는 동네 한켠에 자리 잡아 일상과 어우러진 숍을 만들고 싶었다”고 답하는 그는 자신의 취향이 오롯이 담긴 플롯이 인간적인 교류가 함께 이루어지는 곳이 되길 바란다고 말한다.

서울시 성북구 성북로7길 21

1. 마치 집의 거실처럼 아늑하고 편안하게 꾸민 내부. 2. 전통을 자랑하는 카웨코의 만년필 3. 보고 있으면 기분 좋게 웃게 되는 라이플페이퍼컴퍼니의 따스한 문구류 제품들. 4. 뒤켠의 아지트 같은 정원. 5. 즐겨 보던 잡지를 바잉해서 판매 중이다.

1. 마치 집의 거실처럼 아늑하고 편안하게 꾸민 내부. 2. 전통을 자랑하는 카웨코의 만년필 3. 보고 있으면 기분 좋게 웃게 되는 라이플페이퍼컴퍼니의 따스한 문구류 제품들. 4. 뒤켠의 아지트 같은 정원. 5. 즐겨 보던 잡지를 바잉해서 판매 중이다.

일상을 한 뼘 더 우아하게
+82 PROJECT 플러스82프로젝트

“재미있게 살고 싶어서 시작했어요. 뉴욕에서 생활할 때부터 워낙 생활용품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패션 액세서리 부터 문구류, 식물 재배용품 등 ‘일상’과 관련된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는 플러스82프로젝트의 대표 배재호의 이야기다. 한남동, 그중에서도 강변북로와 가까운 안쪽 골목에 위치한 이 숍의 이름은 대한민국 국가 번호에서 차용했다. 오랫동안 남성복 디자이너로 활동한 배재호와 그의 아내 김민주가 함께 꾸려가는 이 공간에 두 사람의 애착이 큰 이유는 모든 인테리어 디자인과 시공을 직접 했기 때문. 폐교 체육관 바닥을 뜯어와 바닥재로 사용하고, 한옥의 널판을 가져와 선반으로 부착했으며, 스위치 하나까지 직접 제작하는 등 정성을 쏟아 완성했다. 여기서 드러나듯 손맛이 살아 있거나 오랜 스토리를 가진 아이템에 대한 플러스82프로젝트의 애정은 주요 아이템을 고르는 데에도 그대로 적용되었다. 손으로 그린 듯 사랑스러운 일러스트로 유명한 라이플페이퍼컴퍼니의 각종 제품, 브루클린을 베이스로 활동하는 작가 더그 존스톤이 직접 만드는 가방, 1백3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카웨코의 만년필 등을 주력 제품으로 꼽는 것만 봐도 그 취향을 짐작할 수 있다. 이에 더해 숍 한쪽에선 미국산 빈티지 전축 가구들을 완전하게 다듬어 판매 중이다. 플러스82프로젝트의 공간이 더욱 매력적인 이유는 햇살 가득한 정원이 뒤쪽에 자리하고 있어서다. 이곳은 종종 파티 장소로도 이용되는데, 배재호는 패션 디자이너와 셰프 등 절친한 친구들이 지척에 있어 동네에 대한 애착이 더욱 크다 말한다. 작은 노력으로 훨씬 우아한 일상을 누릴수 있는 방법을 잘 알고 있는 사람. 그리고 플러스82프로젝트는 그 노하우를 구입할 수 있는 숍이다.

서울시 용산구 독서당로 25

에디터
이경은
포토그래퍼
조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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