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젤아트페어에서의 라이언 맥긴리, 그리고 10년 전 파리.

 

재작년 말, 대림미술관에서 대대적인 개인적을 연 라이언 맥긴리는 한국에서 전무후무한 팬덤을 지닌 스타 사진가가 되었다. 너무 유명해저서일까, 아니면 더 이상 날 것 같은 그의 사진에 자극을 받지 않게 되었기 때문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상업적인 작업을 많이 하게 된 그의 사진이 덜 궁금해졌기 때문일까. 오랫동안 좋아했던 애정이 시들했던 최근, 예전에 샀던 라이언 맥긴리 책을 찾기 위해 집 책꽂이를 이 잡듯 뒤지게 만든 계기가 있었다. 바로 지난 6월 스위스 바젤아트페어 언리미티드 섹션에서 만났던 라이언 맥긴리의 ‘Yearbook 2014’ 공간 때문. 색색의 벽을 배경으로 한 새로운 누드 사진 작품이 6면을 가득 매운 그곳에 들어선 순간, 반가운 떨림을 느꼈다. 이전에 라이언 맥긴리를 좋아했던 이유가 ‘진짜 청춘’을 ‘가장 청춘답게 담아서’라면, 이번 전시가 좋았던 건 그가 더 이상 청춘 그 자체에 집중하기 보다 나이와 관계없이 어떤 인물이라도 그 깊은 곳에 간직하고 있는 불완전한 해맑음을 끌어내는 작가가 되었다고 느껴졌기 때문. 그리고 역시, 그의 시선이 잡아낸 살색 향연은 예나 지금이나 즐겁다.

 

10년 전 2005년 초겨울, 파리 여행을 갔었다. 전시를 검색하던 중 Galerie Du Jour에서 당시 열광하던 라이언 맥긴리의 개인전이 한창이란 소식을 접하고 환호했다. 그 갤러리에 전시를 보고, 또 보러 3번을 갔다. 처음 간 날엔 용기를 내어 관계자에게 “작가도 혹시 왔었어?”라고 질문도 던졌다. 돌아온 대답은 “어제까지 있었어. 오늘 파리를 떠났지”. 아쉬워서 괜히 작품 가격이 적힌 노트를 들여다봤던 기억이 난다(돈이라곤 개뿔도 없는 학생이었으면서). 마지막으로 세 번째 간 날엔 35유로를 주고 도록 <Sun and Health>를 샀다.

 

이번 스위스 여행을 다녀와서 이 책을 다시 펼쳐 들었다. 그때 전시에서 찍었던 사진도 오래간만에 찾아봤다. 역시 이번 바젤에서 본 그의 세련된 사진도 좋지만 거친 청춘 그 자체 같은 예전 초기작들이 내겐 가장 사랑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인지를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이유는 내가 여전히 철들지 못 해서 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