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그레이스 켈리의 사전에 ‘패션 범죄’란 없다.

 

앨프리드 히치콕의 1995년 작 <나는 결백하다(To Catch a Thief)>는 한가로운 프랑스 휴양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로맨틱 스릴러다. 캐리 그랜트가 은퇴한 도둑인 존 로비를 연기했는데, 자신의 예전 수법을 모방한 보석 절도 사건이 벌어지면서 새삼스럽게 경찰의 의심을 받게 되는 인물이다. 결국 그는 직접 진범을 추적해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고자 한다.

 

캐리 그랜트의 능글맞은 매력부터 코트다쥐르의 청량한 풍광까지 이것저것 볼거리가 많은 작품이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시선을 끄는 건 그레이스 켈리가 입고 등장하는 의상들이다. 검정 홀터넥 톱과 카프리 팬츠 차림에 랩스커트를 둘러 완성한 리조트룩도 인상적이고, 한정판 바비 컬렉션으로 재현되기도 한 푸른 시폰 드레스 역시 명성이 자자하다. 아카데미 의상상 후보에 스물 여덟 차례나 지목되어 총 8개의 트로피를 거머쥐었던 전설적인 디자이너 이디스 헤드의 솜씨다. 생소한 이름이라고? 그래도 그녀의 작업은 이미 익숙할 것이다. <로마의 휴일>의 오드리 헵번, <젊은이의 양지>의 엘리자베스 테일러, <현기증>의 킴 노박 등이 모두 카메라 앞에 서기 전 이디스 헤드의 손을 거쳤으니까.

 

드레스룸을 통째로 짊어지고 휴가를 온 것처럼 15분 간격으로 의상을 갈아치우는 그레이스 켈리의 모습을 스크린에서 확인하고 싶다면, 방법이 있다. 7월 28일부터 8월 30일까지 열릴 2015 시네바캉스 서울 영화제에서 개봉 60주년을 맞은 이 작품이 상영될 예정이다. 이 기간 동안 리들리 스코트의 <블레이드 러너 : 파이널 컷>과 <에일리언 : 감독판>, 호금전의 <협녀>, 윌리엄 프리드킨의 <소서러> 등도 선명한 화질과 사운드로 감상할 수 있으니 참고할 것. 그 외의 프로그램과 시간표는 서울아트시네마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