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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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꽃과 달콤한 음료로 우울한 마음을 달래주는 플라워 카페 두 곳

제프리 
현재 대학 캠퍼스에는 무려 ‘15학번’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경악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대학로란 문득 소극장 공연이 그리워지지 않는 이상 딱히 찾아갈 일이 없는 동네에 가깝다. 하지만 ‘1’로 시작하는 학번의 어린 친구들이 점령한 맛집 골목에서 살짝만 벗어나면 아지트로 삼고 싶은 예쁜 카페가 곳곳에 숨어 있다. 그중 하나인 제프리 대학로점은 플로리스트 제프리 킴이 1호점인 경희점에 이어 오픈한 플라워 카페다. 이곳을 대표하는 메뉴는 뭐니 뭐니 해도 수박퐁당이다. 동글동글한 모양으로 파낸 수박과 키위, 자몽, 레몬 등의 상큼한 과일이 담긴 잔에 덜어 먹을 수 있는 딸기 우유는 보는 순간 ‘귀엽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메뉴다. 유리잔을 다 덮고도 남는 커다란 솜사탕이 함께 나오는 각종 에이드 메뉴도 사랑스럽다. 유즘 유행하는 미니 꽃다발도 전혀 부담 없는 가격에 판매하고 있어 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꽃의 유혹을 뿌리치기 쉽지 않을 테다.

아그레아블 
강남역 인근에서 두 번 이상 가고 싶은 카페를 찾기란 꽤나 어려운 일이다. 각지에서 몰려든 중고등학생들, 소개팅을 하러 나온 젊은 남녀들로 늘 북적이는 각종 카페들은 들어가자마자 나오고 싶을 정도로 조용함과는 거리가 멀다. 그렇기 때문에 우연히 길을 걷다 아그레아블을 발견한 사람들은 놀라기 마련이다. 매일같이 이곳을 왔다 갔다 하는 사람조차도 이렇게 한적하고 예쁜 카페가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을 듯하다. 복층으로 이루어진 널찍한 공간에 놓인 아주 많은 꽃과 식물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요즘 같은 날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는 오미자에이드나 매실에이드와 국화, 재스민, 카네이션의 향과 맛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꽃차도 모두 평균 이상의 맛을 보장한다.

에디터
피처 에디터 / 이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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