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쇼츠 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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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나 혹은 짧거나. 여름 쇼츠를 입는 여섯 가지 방법.

여자 만난 쇼츠

쇼츠를 사랑스럽게 스타일링할 수 있다는 건 여름에 누릴 수 있는 여자만의 특권이 아닐까? 다양한 방식 중에서도 여성스러운 쇼츠 스타일링 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선 꽃무늬, 레이스, 새틴 등 지극히 여성적인 소재의 아이템을 선택하는 방식이 있는데, 이는 너무 직접적인 표현 탓에 색이나 액세서리가 조금만 더해져도 자칫 과해 보일 수 있어 수위 조절이 필요하다. 소재 자체가 주는 여성성이 이미 충분하니 장식과 액세서리는 최대한 배제하고, 채도가 낮은 색상의 아이템을 고르는 것이 바람직한 것. 후자는 은근하게 여성성을 녹여낼 수 있는 방법인데, 먼저 쇄골이나 어깨같이 여성미를 드러낼 수 있는 상의를 함께 매치하면 된다. 오프숄더 톱이나 시스루 블라우스 같은 아이템으로도 연출 가능하다.

프리 스타일 

쇼츠는 자유분방한 정신을 표출하기에 적합한 아이템이다. 밑단을 갈기갈기 찢어서 표현할 수 있고, 치명적으로 짧게 혹은 극단적으로 헐렁하게 스타일링해 개성을 표현할 수도 있다. 이번 시즌 거리에서는 자유분방한 힙합 스타일의 쇼츠 스타일링이 유독 눈에 띄는 것이 특징. 고전적인 힙합 스타일에서 벗어나 남자 트렁크 같은 쇼츠와 스웨트셔츠를 조합하는가 하면, 치골까지 쇼츠를 내려 입고, 스포츠 브랜드의 농구화를 신는 식으로 말이다. 더불어 챙이 과하게 넓은 페도라를 농구 유니폼과 함께 매치하는 방법도 이색적이다. 다양한 장르가 접목된 힙합 음악처럼 형식에 구애받지 않은 프리 스타일 스타일링을 과감하게 즐겨볼 것. 

무릎 위 줄다리기 

너도나도 훌렁훌렁 벗어던지는 여름, 조금 특별하고 싶다면 노출을 자제하는 것도 스타일링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쇼츠의 길이로 특별함을 부여해보는 건 어떨까? 무릎이 보일 정도 길이의 버뮤다팬츠는 일자로 뚝 떨어지는 점잖은 무드가 특징. 소재와 매치하는 슈즈의 선택에 따라 무드도 자유자재로 변환할 수 있다. 수트 원단에 주로 쓰이는 서머 울이나 마 소재를 선택하면 갖춰 입은 듯 묵직한 느낌이 들며, 데님이나 구김이 많은 면 소재를 선택하면 캐주얼한 무드를 부각시킬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만약 슈즈를 활용해 여성스러운 무드를 부각시키고 싶다면 아찔하게 높은 스틸레토 힐을 매치하고, 중성적인 느낌을 원한다면 단정한 로퍼를 선택할 것. 로퍼보다 더 중후한 자세로 임하고 싶다면 양말까지 갖춰 신으면 된다.

검정의 마법 

뜨거운 태양을 남김없이 흡수하는 색임에도 검정의 시크한 마력은 여름에도 계속된다. 검은색 쇼츠를 스타일리시하게 연출하려면 검은색이 품은 로킹한 무드를 잘 살려내는 것이 관건. 쉬운 예로 펑크 밴드의 얼굴이 큼직하게 프린트된 티셔츠와 마이크로 쇼츠를 매치하면 초간단 서머 펑크 룩을 연출할 수 있다. 한편 레이스나 가죽처럼 소재가 독특한 쇼츠나 팬츠에 장식이 가미된 아이템으로 포인트를 줄 수도 있는데, 이번 시즌 트렌드인 히피 무드가 가미된 프린지 장식 쇼츠를 선택하길 추천한다. 핵심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올 블랙을 유지해 시선이 분산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 액세서리부터 신발까지 검은색으로, 꿋꿋하게 일관성을 유지할 것.

도심 속 쇼츠 

도심에서 쇼츠를 입을 때는 휴양지에서의 스타일과는 좀 다르다. 과장님, 대리님 모두 계신 사무실에서 팔, 다리를 시원하게 내보이는 건 아무리 개성이 존중되는 사회라고 하지만 보기 민망한 건 사실이니까. 그래도 여름 한철 반짝 즐길 수 있는 쇼츠를 포기할 수도 없는 일이다. 대안은 바로 쇼츠에 긴소매 셔츠를 매치해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 하의는 마음껏 짧게 시원하게 입을 수 있어 좋고, 일교차가 심한 여름밤에는 최적의 아이템이니 일석이조인 셈. 다만 긴 셔츠와 쇼츠를 매치할 때는 액세서리를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이유는 긴소매 상의 자체만으로 충분히 무거워 보이기 때문. 셔츠와 쇼츠의 소재나 색을 맞추거나, 혹은 오버사이즈 셔츠와 마이크로 쇼츠의 매치처럼 아이템 자체로 극적인 포인트를 만들어주는 스타일링이 세련된 방법이다. 

스포티 무드

쇼츠를 스포티하게 입는 건 간단해 보이지만 스포티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하게 입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쇼츠를 가지고 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한 방식인 스니커즈와의 매치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풍성하게 즐기려면, 다양한 아이템을 적극 활용하고, 스포티 무드의 영역을 확장해야 한다. 예를 들어 가벼운 복서 쇼츠를 선택했다면 스포티 무드와는 전혀 상관없는 포멀한 아이템을 믹스 매치해보는 거다. 테일러드 베스트를 매치하는 식으로 말이다. 운동화의 선택에 있어서도 안정적인 스니커즈보다는 부츠 형태로 변형된 아이템이나, 화려한 장식이 달린 아이템에도 마음을 열어보길.

에디터
김신(Kim Shin)
PHOTOS
JASON LLOYD-EV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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