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슬옹이 2AM의 무대에서 잠시 내려와 솔로 뮤지션으로 새로운 걸음을 뗐다. 이미 충분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그는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고 말한다.

사진 콜라주로 이미지를 구성하는 촬영 콘셉트를 직접 제안했다. 어떻게 떠올린 아이디어인가?  

음악을 만들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시도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 

이번 싱글 앨범에서 의도한 음악의 느낌과 닿아 있는 이미지라고 볼 수 있을까? 

그렇다. 심플하지만 심플하지 않고, 노멀하지만 노멀하지 않은…. 

화보 촬영을 할 때 원래 의견을 많이 내는 편인가? 

어릴 때는 그렇지 않았다. 그런데 하고 싶은 음악에 대한 방향이 분명해질수록 점점 그렇게 된다.

앨범의 타이틀을 <Normal>이라고 붙였다.

노멀한 게 가장 어렵고 또 멋있다는 생각을 늘 한다. 그래서 그렇게 정했다.

몸담고 있는 업계는 평범함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곳이다. 평범하다는 게 극복해야 할 핸디캡이 될 때도 많고. 

그렇긴 한데, 그냥 자기가 가진 걸 잘 표현하면 되지 않나 싶기도 하다. 독특하면 독특한 대로 평범하면 평범한 대로. 효과적으로 드러내면 그게 또 좋은 개성이 된다.

듀엣이나 객원 보컬 등을 시도한 이력이 있긴 하나 자신의 이름을 걸고 내놓는 솔로 프로젝트는 이번이 처음이다. 예전부터 욕심은 있었던 걸까? 

가수라면 누구나 솔로에 대한 욕심이 있지 않을까? 바라는 음악 스타일을 열심히 만들어가는 중이고, 마침 여러 상황도 맞아떨어졌기 때문에 일단 저질렀다.

송라이팅부터 프로듀싱, 뮤직비디오 제작까지 거의 전 과정에 직접 참여했다. 2AM으로 이미 짧지 않은 활동을 해왔지만 이번 작업은 여러모로 새로운 경험이었을 듯하다. 

책임감이 컸다. 내가 다 맡아서 했고 원해서 벌인 일이기 때문에 뒤로 숨을 곳이 없었다. 잘 돼도 못 돼도 다 내 탓인 거다. 물론 스트레스가 있었지만 그만큼 즐겁기도 했다. 

결과물은 어떤 것 같나? 욕심만큼 해냈다고 생각하나?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하고 싶었던 작업의 스타트를 끊었다는 것만으로도 일단 행복하다.

이번 앨범이 임슬옹이 ‘하고 싶었던 음악’에 대한 힌트가 될 수 있겠다. 2AM으로 활동하면서 부른 곡들과 비교하면 팝적인 R&B사운드가 강조된 느낌이다. 

물론 발라드도 너무 좋아하고 피처링 제의가 들어오면 많이 부르고 싶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R&B를 워낙 좋아했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시도해보고 싶었다.

얼마 전 인스타그램에 오드 퓨처의 일원인 시드 다 키드(Syd tha Kid)의 사진을 업로드한 걸 봤다. 취향이 어느 정도 짐작되는 대목이다.

좋아하는 뮤지션이다. PBR&B(일렉트로니카, 록, 힙합, R&B 등이 뒤섞인 하위 장르로 빈티지한 사운드가 특징) 계열의
보컬에 관심이 많다.

함께 2AM의 일원으로 활동 중인 정진운은 자신의 밴드를 결성하기도 했다. 멤버들의 취향이나 욕심이 한 방향으로 모이는 팀은 아닌 모양이다. 
공통분모는 있지만 제각각의 개성도 분명하다. 그런데 어떤 팀이나 마찬가지 아닐까 싶기도 하고. 

최근 소속사를 옮겼다. 이 JYP 엔터테인먼트를 떠나 내놓은 첫 번째 음악 작업인 셈이다. 박진영 대표로부터는 얼마 전 모니터링을 받았다고 알고 있는데, 어떤 이야기를 해주던가? 

‘Mood Swing’ 같은 경우, 노래도 좋고 믹싱을 정말 잘했다고 하셨다. 형 아이팟에 한국 곡은 40곡 정도만 넣고 다니는데 그 가운데 추가하고 싶을 정도라는 이야기도 해줬다. 물론 아쉬운 점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같은 회사가 아니니까 더 편한 마음으로 객관적인 피드백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며 궁금한 내용이 생기면 언제든 물어보라고 하시더라. 앞으로 작업할 때마다 꼬박꼬박 모니터링을 부탁할 생각이다.

작업을 마치고 난 뒤 박진영 대표나 2AM 멤버들의 의견이 상당히 궁금했을 것 같다. 

물론 궁금했지만 신경을 곤두세울 정도는 아니었다. 어찌 됐든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걸 계속할 생각이니까. 좋고 싫다의 판정보다는 어떤 느낌인지를 듣고 싶었다.

한국에서는 여전히 회사와 아티스트의 계약을 의리의 문제로 해석하는 분위기가 있다.

뒤처진 생각 같다. 서로 계약을 정확히 이행했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헤어졌다. 내 결정에 대한 근거 없는 추측에는 1%도 신경 쓰지 않는다.

‘사이좋은 이별’ 자체를 이례적이라고 받아들이는 사람도 꽤 되는 듯하다.

따지고 보면 당연한 건데 말이다. 오히려 진영이 형은 지금 더 살갑게 챙겨준다. 이런 모습이 이례적으로 보인다는 자체가 의아하게 느껴질 만큼 서로 아무렇지도 않다.

소속을 옮기긴 했지만 2AM 활동은 계속 이어갈 거라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싸이더스 HQ는 아무래도 연기자 중심의 매니지먼트에 가깝다. 배우로서의 행보에 더 힘을 실으려는 선택으로 이해해도 될까?

딱히 그렇진 않다. 음악이든 연기든 내가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걸 잘 도와줄 수 있는 파트너를 찾은 것 뿐이다. 일단 내 결정 대부분을 지지해주기 때문에 그 점을 특히 감사하게 생각한다.

아까 사진 촬영을 할 때부터 뒷목의 피어싱에 자꾸 눈이 갔다. 흔히 시술하는 부위는 아니지 않나? 
얼굴에 하는 건 안 어울릴 것 같아서…. 특이해 보여서 시도했는데 주변 반응도 괜찮다. 앨범 콘셉트와도 어울리고, 서른이 되기 전에 한번 해보는 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올해 스물아홉이다. 20대에 미처 해보지 못해서 아쉽게 느껴지는 바는 없나? 

없다. 웬만한 건 다 해본 것 같다. 일도 지겹게 했고.

일이 바빠서 개인적인 일상을 여유롭게 누리진 못했을 텐데?

얼마 안 되는 시간을 쪼개서 놀기도 열심히 놀았다. 평균적인 20대
에 비해 훨씬 많은 걸 경험했다. 물론 더 하고 싶은 게 전혀 없다는 뜻은 아니지만. 여행은 앞으로도 많이 다니고 싶다. 30대가 되면 또 새로운 기회가 생길 거다.

이런 질문을 건넸을 때 아쉬움이 없다고 답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런가? 난 나름대로 20대를 열심히 보냈다. 하릴없이 흘려보낸 시간은 많지 않다. 게다가 노는 데 큰 욕심이 없는 편이다. 노는 걸 좀 힘들어한다.

노는 걸 힘들어한다는 이야기는 무슨 뜻일까? 

놀기 위한 준비나 계획에 서투르다. 여행도 대부분 즉흥적으로 결정한다. 작년에는 영국에 다녀왔는데 출국 하루 전에 티케팅을 했다. 마침 그곳에서 지내는 사촌 누나가 있어서 전화 한 통 건 뒤 무작정 떠났다. 그리고 내가 희한할 정도로 여행 운이 있는 편이다. 어디를 가든 실패해본 적이 없다. 한번은 숙소 예약조차 안 하고 떠났는데 친구의 친구를 소개받아 룸메이트처럼 그 집에서 지내다 오기도 했다. 덕분에 경비를 크게 아꼈다. 이코노미 항공권을 구입하려고 했더니 좌석이 없다면서 업그레이드를 해준 적도 있다.

새로운 여행을 떠난다면 목적지는 어디가 좋을까? 

북유럽. 네덜란드가 느긋하게 지내기에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난 여행을 가면 미술관, 박물관, 식당, 이렇게 세 곳만 다닌다. 쇼핑도 거의 안하고 그냥 쉰다.

미술에 관심이 많은 편인가? 

그림은 아예 못 그리지만 그래서 더 동경하는 면이 있다. 그리고 집안에 건축, 사진, 미술 분야 종사자가 워낙 많다. 음악을 하는 사람은 나뿐이라 친척들도 장난으로 돌연변이 같다고 이야기하곤 한다.

특히 좋아하는 작가도 있나? 

프랜시스 베이컨이 생각난다. 섬뜩하지만 그만큼이나 강렬한 이미지들이다. 그 외에도 새롭고 개성이 분명한 작업이라면 작가, 혹은 장르와 상관없이 뭐든 관심이 간다. 오늘 같은 작업도 색다르기 때문에 흥미롭다. 내가 직접 표현할 수 없는 분야다 보니 피사체로나마 참여할 방법을 찾은 거다.

인터뷰이가 화보 촬영에 대한 의견을 내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대부분은 스타일링이나 메이크업에 관련된 내용이다. 이미지 구성 방식에 대한 제안은 드문 편이라 흥미롭게 느껴졌다. 
메이크업을 특이하게 하거나 좋은 옷을 입는 촬영은 더 이상 크게 궁금하지 않을 정도로 많이 해본 것 같다.

영화 <26년>부터 최근 출연작인 드라마 <호구의 사랑>까지, 지금껏 맡아온 캐릭터들을 보면 딱히 겹치는 느낌이 없다. 특정한 이미지에 치우치지 않도록 안배해가며 출연작을 꾸려온 인상이다. 작품에 대한 결정은 본인의 판단을 따르는 편인가? 

아무래도 그렇다. 못하는 걸 억지로 떠맡아봤자 즐겁지가 않을 테니까. 모두 다 내가 원해서 참여한 작품들이다.

작품을 선택하는 나름의 기준이 있다면? 

캐스팅이 들어오면? (웃음). 글쎄,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예전에는 현실적이고 평범한 캐릭터를 많이 해보고 싶었다. 여전히 그런 인물에 매력을 느끼지만 20대가 다 가기 전 남자다운 액션을 해보고 싶은 바람도 있다.

남자 배우들에게는 대부분 비슷한 욕심이 있는 것 같다. 

최근 피터 잭슨의 <호빗>을 봤다. <매트릭스>의 스미스 요원이었던 휴고 위빙이 장발을 한 채 엘프 전사로 등장하는데, 처음에는 그 모습에 적응이 안 됐다. 그런데 한 30초 정도의 액션 신을 보고 나자 갑자기 사람이 달라 보이는 거다. 제대로만 표현이 되면 액션 연기가 정말 근사한 거구나 싶었다. 좋은 작품에서 캐릭터를 확실히 소화하면 외모와 상관없이 배우는 그 자체로 멋있어 보이는 것 같다.

가장 최근에 본 영화가 <호빗>인 건가? 
아니다.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였다. 

그 작품은 어땠나? 

이야기도 좋았지만 캐릭터들의 의상이나 미술이 특히 강렬했다. 불을 뿜는 기타리스트가 기억에 남는다.

영화는 극장에서 보나? 아니면 집에서?

요즘은 VOD 서비스가 워낙 잘되어 있어서… 물론 불법다운은 절대 안 받는다. 그리고 극장도 종종 가는 편이다.

극장은 혼자 다니나? 아니면 누군가와 꼭 함께 가야 하나?

혼자서도 잘 다닌다. <인터스텔라> 같은 것도 혼자 가서 봤다.

혼자 영화 보는 걸 대단히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난 오히려 좋아하는 편이다. <인터스텔라>를 볼 때 좀 재미있는 일이 있었다. 4DX 상영이었고, 옆자리에는 남녀 커플이 앉아 있었다. 그런데 한 장면에서 물이 확 끼얹어지니까 갑자기 여자분이 내 팔을 확 붙잡는 거다. 남자친구를 옆에 뻔히 둔 채로…. 서로 놀라고 어색하고 민망해했다.

누군지 알아보고 일부러 붙잡은 건 아닐까?

아닐 거다. 모자를 쓰고 후드 티셔츠까지 눌러쓴 상태였다. 아무튼 그 뒤로 웃음을 참느라 영화에 몰입하기가 힘들었다.

팀으로 가수 활동을 했고, 영화나 드라마는 많은 사람이 호흡을 맞추는 게 당연한 작업이다. 여분의 시간은 혼자 보내고 싶은 생각이 클 것 같기도 하다.

그런 편이다. 건어물처럼 소파에서 뒹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

가족으로부터는 독립을 했나? 

혼자 산 지 좀 됐다.

집에 있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은 자연스레 인테리어에 취미를 붙이기도 하던데. 

난 아니다. 그냥 깔끔한 게 좋다. 내 사진이 한 장정도 있던가? 집에 내 흔적이 별로 없다.

가끔 배우나 가수 캐릭터가 등장하는 드라마를 보면 대부분 자기 얼굴을 벽 하나 가득 집에 붙여놓고 산다. 

그런 건 좀 끔찍하다. 좋은 사진이나 그림도 많은데 왜 굳이 내 얼굴을 붙여야 하나.

얼굴이 알려진 사람으로 살아가는 일이 불편하게 느껴질 때는 없나?

한때는 그런 생각을 했는데 더 이상은 아니다. 사람이 북적대는 곳을 일부러 찾아 다니진 않지만 의식해서 피해 다니지도 않는다. 잘못하고 다니는 것도 아니니까.

큰 잘못을 저지르거나 사고 칠 타입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런가? 또 모르는 거다. 하하.

마침 지난달 더블유에 박진영의 인터뷰가 실렸다. 워낙 착실하고 겸손한 사람을 좋아해서 신인을 발탁할 때도 그런 면을 중점적으로 살폈다고 하더라. 

그런 면은 나 역시 형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나는 ‘착한 또라이’를 좋아한다. 건강하고 착한 심성을 지녔으면서도 독특한 감수성과 ‘똘기’를 지녀서 창의적인 작업에 잘 맞는, 그런 사람들에게 호감을 느낀다.

스물아홉이라니 이런 뻔한 질문도 해야 할 것 같다. 30대라는 나이에 기대하는 바가 있나? 

어쩌면 20대보다도 더 좋을 것 같다. 체력은 점점 떨어지겠지만. 슬슬 건강식품도 챙겨 먹어야 하지 않을까? 비타민, 글루코사민, 뭐 그런 것들.

건강식품 외에 임슬옹의 30대에는 또 뭐가 있을까? 

일단 여행은 더 많이 다니고 싶다. 혼자도 떠나보고 애인이 생기면 같이도 가보고. 그리고 아마 결혼도… 하겠지?

또 모르는 일이다.

그래도 바람은 가질 수 있는 거니까.

계획을 세우는 일에 서투르다고 했다. 가수, 혹은 배우로서의 목표 같은 이야기도 부담스러워할까?

그냥 주어진 일이나 잘해내려고 한다. 아무래도 그게 맞는 것 같다. 나름의 포부는 크지만 막연하거나 대단한 꿈을 꾸지는 않는다. 어차피 안 되니까, 그렇게는.

현실적인 타입인가 보다. 

그럴 수도 있다. 원한다고 해서 다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쯤은 안다. 나는 그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