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유가 불러모은 각광받는 신진 디자이너들. 그중 동일한 목소리를 내는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누군가는 글로벌한 행보를 꿈꿨고, 또 누군가는 위대한 디자이너가 되려는 게 아니라 그저 자신이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나둘 이뤄갈 뿐이라고 말했다. ‘신진’이라는 꼬리표 대신 ‘젊음’이라는 기지로 다가설 수 있기에 아직 하고 싶은 일도, 해야 할 것도 많은 이들. 그저 오롯이 자신의 브랜드로서 오늘에 존재하고 내일을 준비해가는, 우리가 열띠게 불러주어야 할 이름들이 바로 여기에 있다.

다채로움의 존중 

디자이너 우진원과 그의 파트너 김은혜 실장이 함께 이끌어가는 브랜드 로켓런치(RocketXLunch). 한 패션학도가 졸업과 동시에 겁 없이 시작한 로켓런치는 서울패션위크 데뷔를 통해 또 다른 성장의 길로 진입했다. 유니크한 동시에 유머러스한 개성이 대중과 다채롭게 소통하길 바라며. 

 

1. 큼직하고 투명한 주머니에 갖가지 소품을 위트 있게 연출한 F/W 시즌 룩북. 2. F/W 컬렉션의 선명한 푸른색과 구조적인 장식이 돋보이는 벨크로 맨투맨과 스커트. 벨크로를 이용해 줄무늬를 표현했으며 입는 사람에 따라 디테일을 변형할 수 있다 

1. 큼직하고 투명한 주머니에 갖가지 소품을 위트 있게 연출한 F/W 시즌 룩북. 

2. F/W 컬렉션의 선명한 푸른색과 구조적인 장식이 돋보이는 벨크로 맨투맨과 스커트. 벨크로를 이용해 줄무늬를 표현했으며 

입는 사람에 따라 디테일을 변형할 수 있다

 

 

 

요즘 신진 디자이너들 덕분에 패션 신이 흥미로워지고 서울 컬렉션이 재밌어졌다. 첫 쇼의 감회는 어땠나?

론칭한 지 5년 만의 첫 쇼인데, 지인들이 처음 건넨 말은 ‘수고했다, 애썼네’가 대부분이었다. 그동안의 안쓰러운 기분을 담아서 건넨 말이 아니었을까. 우린 너무 떨린 나머지 ‘드디어 끝났네’라고 되뇌었고 말이다. 

첫 번째이기에 쇼적인 관점에서의 스타일링이 고민스러웠을 것 같다.

첫 쇼여서 그 부분이 제일 아쉬웠다. 항상 옷만 만들었고 간혹 룩북 촬영을 하며 스타일링을 시도해봤지만 쇼 스타일링을 직접 경험해보지 못해서 그런지 쇼 후에 아쉬운 점이 보이더라. 차근차근 발전해가면 해결이 되겠지.

신진 디자이너들은 이처럼 스타일리스트뿐만 아니라 재무회계사, 마케터, 오너의 역할을 다 맡아야 하는 게 애로사항이라고 하던데 어떠한가.

물론이다.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잘 다지기 위해 4~5년의 시간을 버티며 노력해왔다. 처음 3년간은 혼자서 그 모든 일을 처리했다. 하지만 2년 전부터 부인인 김은혜 실장의 도움으로 난 디자인만 할 수 있는 행운을 누리게 되었다. 의상학과를 졸업하고 바로 내 브랜드를 론칭하며 로켓런치와 함께 사회생활을 시작한 내겐 당시 노하우가 전무했다. 컬렉션을 준비하고 브랜드를 키우는 데에도 시간이 많이 들었고 말이다. 지난 시간이 5년이지만 좀 더 디게 나아간 셈이랄까. 무엇보다 이번 서울패션위크 기간에 우리의 아이디어를 쇼를 통해 제대로 보여줄 수 있었다는 점에서 큰 성취감을 느낀다.

처음 브랜드를 열 수 있었던 계기는 무엇인가?

학생 때 여러 공모전에서 수상 경력을 쌓았다. 그리고 무엇 보다 두산타워의 신진 디자이너 공모전을 통해 자금을 지원받고, 두산타워 건물에 로켓런치의 첫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었다. 지금은 두타 매장을 접었지만 2010 년에 사업자등록증을 내자마자 두타에서 직접 고객을 만나며 브랜드를 시작했다. 그때만 하더라도 동대문의 소매 시장이 활황이어서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대표적으로 서울 에이랜드의 입점 기회도 얻었다.

브랜드 특유의 색깔과 실용적이고 트렌디한 대중성이 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돌이켜 보면 브랜드 초창기에는 색깔을 보여주기보단 어떤 룩 이 눈길을 끌까 하며 대중을 많이 의식했던 것 같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서 점차 브랜드의 색깔을 보 여주게 되었고. 이번 컬렉션을 구성하며 가장 고민한 부분은 로켓런치다우면서, 동시에 사람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는 옷이었다. 다들 룩북을 보면 아방가르드하다고 말하는데, 사실 아이템 하나하나를 뜯어보면 커머셜한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

공략하고 싶은 해외 마켓은?

브랜드의 색깔과 현실적 인시장 상황을 봤을 때, 단연 아시아 마켓이다. 중국, 홍콩, 타이완, 태국, 인도네시아 등 한류 바람을 통해 케이패션을 관심 있게 지켜보는 이들이 많은데, 이런 열린 마켓이 있는 곳을 두드리고 싶다.

지금 신진들에게 절실한 지원이 필요하다면 무엇인가.

돈을 지원해주는 곳은 있지만 컨설팅해주는 곳은 찾아 보기 힘들다. 해외 바이어를 상대하는 노하우라도 배울 수 있는 코칭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요즘 신진 브랜드가 너무나 많아졌는데 상위에 거론되거나 매스컴을 탄 몇몇 브랜드만 항상 자금 지원을 받게 된다. 디자이너 브랜드도 부익부 빈익빈이 되어가는 것이다. 다양한 각도에서 다채로운 색깔의 브랜드를 지원해주 는 시스템이 정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늘 자문하는 고민이 있나?

대중을 놓지 않으면서 어떻게 진부하지 않은 컬렉션을 선보일 수 있을까다. 이런 부분에서 파리의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자케뮈스는 여러모로 부러운 롤모델이다.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다운 새로움과 평균치의 아름다움과 함께 조화를 이루며 매 시즌 약간씩 새로운 느낌을 더해가고 싶다.

로켓런치에서 보여주는 매번 새롭다는 관점은 어떻게 표현되는가. 기본적인 아이템인데 컬러 블록 효과 등 의외의 색상 조합과 이질적인 소재의 매치를 통해서 보여준다. 대중이 일상적으로 수용 가능한 선에서 신선하고 과감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