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특유의 찬란한 햇살 덕분에 무얼 하든 즐겁기만 한 때가 왔다.
그런데 이 여름을 후회 없이 보내기 위해 시작되는 의식이 있다. 운동부터 교정, 시술, 식이요법
그리고 보디 메이크업까지, 여름 보디 프로젝트에 대한 보고서.

메이크업에만 트렌드가 있는 것이 아니다. 몸 만들기에도 트렌드가 있다. 그렇다면 지금은 과연 어떤 몸에 사람들이 열광하고 있을지 궁금할 쯤 ‘머슬녀’라는 단어가 눈에 띄었다. ‘머슬녀’? 올여름의 보디 핫 키워드는 아무래도 이 단어인 듯싶다. ‘머슬녀’란 근육이 촘촘하니 가늘고 길게 자리 잡은 몸매를 가진 여자를 지칭하는 신조어인데, 아이돌처럼 삐쩍 마른 몸 보다는 볼륨이 다소 있더라도 근육이 탄탄히 자리한 몸에 남녀 모두 열광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운동만 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 잘못하면 오히려 체형이 더 비틀어져서 근육이 비대해진다든가 통증만 얻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러니 운동을 시작하기 전, 일단 내 몸 상태를 아는 것이 우선이며, 틀어진 체형을 잡고 근막 사이에 쌓인 노폐물을 배출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아무리 운동을 많이 해도, 절식을 해도 몸 상태가 영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요즘 사람들이 헬스 클럽보다 체형을 잡아준다는 필라테스 혹은 발레 필라테스 스튜디오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바야흐로 탄탄한 근육과 잘 빠진 라인을 갖춘 몸이 부러운 몸으로 대접받는 시대다.

체형 교정 전문가인 바른체아카데미 박숙희 원장은 “골반이 중요해요. 체형 교정은 체중계의 눈금이 내려가지는 않더라도 라인이 살아나는 것이 특징이에요. 한마디로 몸매가 다듬어지는 거죠. 만일 틀어진 골반과 척추 사이에 노폐물과 지방이 쌓였던 사람이라면(이것이 부종이라고) 몸무게가 빠지겠죠”라며 사람들이 제대로 앉는 법, 걷는 법, 서 있는 법을 모른다며 안타까워했다. 이것만 잘 지켜도 골반이 뒤틀릴 일이 현저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골반이 바로잡히면 배가 앞으로 나올 일도, 엉덩이가 밑으로 처지고 허벅지가 굵어질 일도 없다. 이렇게 골반 뼈와 근육이 제자리로 가도록 만져주고 유지시켜주면 군살과 나잇살, 흐트러지는 라인이 무섭지 않다는 것에 대해 태와선 배은정 원장 역시 동의한다.

 

특히 그녀가 주목하는 포인트는 관절과 근육이다. “관절은 구조가 섬세해요. 많은 근육에 둘러싸여 있고, 그런 만큼 근막도 여러 겹으로 이뤄져 있어요. 근육을 둘러싸서 형태를 만들어주는 것이 근막인데 근막과 근육이 유착되면 그 사이로 지방과 노폐물이 쌓여 살이 찌고 근육은 짧고 굵어져서 라인이 흐트러지죠”라고 말한다. 그래서 배은정 원장은 일반 에스테틱과 조금 다르게 늑골 사이, 두피, 손가락과 발가락 관절 등을 풀어주는 데 심혈을 기울인다. “이렇게 속근육부터 시작해 관절까지 잘 풀어주면 부종은 사라지고 몸의 라인은 살아나죠. 사이즈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이고요.” 그렇다고 운동을 등한시하라는 것이 아니다. 뒤틀린 골반을 바로잡고, 관절과 근육을 잘 풀어준 뒤 꼭 필요한 것이 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힘(탄력)을 길러주는 것인데 이는 바로 운동이 해줄 수 있는 영역이라고. 결국 올바른 몸을 갖고 싶다면 바른 체형과 운동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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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반교정 & 하체부종 

 

자세가 좋지 않다는 것쯤은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생전 처음 들어보는 평발 진단이라니. “그런데 기능성 평발이란 게 뭐죠?” 내 물음에 수미르 한의원 이동은 원장이 특유의 쾌활하고 친근한 어조로 답했다. “아무래도 육아와 일을 병행하느라 자세도 좋지 않고 최근 체중도 많이 늘었네요. 이러한 요인으로 발바닥 안쪽의 아치 부분이 바닥에 많이 눌리게 된 거죠. 사진을 보니 오른쪽 다리가 짧은 데다가 한 팔로 아이를 안는 습관 때문인지 왼쪽 어깨가 더 올라가 있어요. 어깨와 골반의 문제로 인해서 허리 쪽으로 하중을 많이 받고요. 그래서 요추가 많이 틀어졌고.” 워킹맘으로 마사지나 운동도 마다한 채, 일과 육아에 매달린 결과가 결국 이런 거라니. “걱정하지 마세요. 앞으로 추나 치료를 통해 틀어진 골반을 바로잡고, 골반 교정기기를 통해 출산 후 벌어진 골반을 모을 수 있어요. 동시에 약화된 골반 주변 근력 강화를 위한 골반 교정 운동을 하면 돼요.” 어떤 힘든 과정이 눈앞에 펼쳐질지 몰라 ‘혹시 주리를 틀 듯, 혹은 빨래처럼 내 몸을 쥐어짜진 않을까?’ 이런 불편한 상상에 빠져 있을 때, 또다시 이동은 원장의 명쾌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추나 치료나 운동 요법은 아프지 않고 편안하게 받을 수 있을 거예요. 다만 효과를 얻으려면 다이어트를 겸해야 하는데 이때 허벅지의 셀룰라이트 및 부분적 체지방 연소를 빠르게 돕는 경피기주테라피, 일명 ‘카복시’를 해보면 어떨까 싶어서요.” 더 망설일 필요가 있을까. 이젠 나 자신을 돌보고 본격적으로 가꿔야 할 때니. 그 정도 고통쯤이야 !

 

프로그램은 추나 치료를 받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방에는 가죽을 덧댄 철제 침대처럼 보이는 생경한 물체가 놓여 있었다. 그 위에 누우니 탕 하는 기계의 굉음과 함께 “자, 소리는 크지만 아프지 않아요. 여기 왼쪽 골반을 좀 만져보세요. 오른쪽에 비해 솟아 있는데 일단 이 치료를 몇 번만 반복하면… 쿵쿵. 자, 다시 한번 눌러볼까요? 오른쪽과 비슷하게 내려온 게 느껴지죠?” 신기하게도 기계 위에서 단 몇 번, 골반의 위치를 잡아주는 교정 치료를 받고 나니 마치 마술쇼처럼 즉각적인 효과가 몸에서 느껴지는 게 아닌가. 그다음은 기계를 통해 한결 손쉽게 할 수 있는 운동 요법. 우선 무릎을 바깥쪽으로 비틀어 허벅지 바깥 부분의 승마살 근육을 단련시키고, 골반을 조이는 동시에 힙업을 안겨 준다는 환상의 기계에서 10여 분, 골반을 좁힐 수 있도록 골반을 양쪽에서 밀며 조여주는 기계에 누워서 10여 분을 보냈다. 어, 이거 너무 간단한걸? 입가에 미소가 지어질 찰나에 드디어 올 것이 왔다. 바로 카복시테라피! 피하지방층에 얇은 바늘로 인체에 무해한 가스를 주입해서 피하지방과 셀룰라이트를 제거하는 방법인 카복시는 부분적인 다이어트에 효과적인 시술이라고 했다. 바늘을 꽂고 가스가 주입되며 점차 허벅지가 풍선처럼 부풀어오는 기분이 든 순간, 찌릿찌릿한 통증이 지방 덩어리를 마구 괴롭혔다. 다행히 소요 시간이 3~5분 정도로 짧은데다가 그 고통은 정신력(?)으로 의연하게 참아낼 정도였다.

 

일주일 뒤 잰 몸무게는 2kg 감량. 이는 몸의 독소를 빼내는 정화탕을 이틀 먹은 뒤,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주는 수미르환을 먹는 등 한약 요법을 병행한 효과인 듯 했다. 궁금한 부분은 언제든 연락 달라는 말에 원장님에게 메일을 썼다.

 

질문: 우선 2주 동안 교정 치료와 다이어트를 감행했을 때, 예상되는 효과는 어떤 것인가요?’

답변: 약 6회 정도 치료를 받고 나면 좌우가 틀어진 골반이 50% 이상 호전되어 요통 이나 다리 부종이 완화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체중 3kg 이상 감량 시 하복부와 엉덩 이살, 허벅지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요.’

 

오호라! 게다가 만성 피로 해소까지 얻을 수 있는 체형 교정이라니 가족과 친구들에게 널리 전하고픈 생각이 들었다. 2주 뒤에 처음 치료를 하러 갈 때 입었던 팬츠를 꺼내 다시 입어보았다. 확실히 더 편 안하고 여유 있게 바짓단이 잘 말려 올라가는 게 아닌가. 의식적으로 구부정한 허리 나 다리 꼬기는 피한 채 바른 자세로 앉고 걸어 다니려고 노력도 했다. 그 결과 책상 앞에 붙어 있는 마감 중이면 심해졌던 만성적인 허리 통증이 한층 나아졌다. “키가 크기 때문에 틀어진 요추를 바로잡으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리겠지만 일단 골반의 불 균형이 많이 좋아졌네요.” 희망 어린 결과에 순간 울컥하는 기분이 들었다. 왜 이제야 나를 챙기게 되었을까. ‘엄마이자 에디터는 다 그런 거야. 허리도 쑤시고 몸매도 망가지고. 할 수 없지, 뭐’라며 자포자기했던 내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이젠 어릴 적 꿈꾸던 찬란한 30대의 이상향을 소환해내리라 마음먹으며 매 순간 흐트러졌던 몸과 마음을 다잡곤 한다. 삶도 몸도 모두 균형 있게를 외치며.

 

에디터 | 박연경

 

비키니 튜브톱은 Zara, 브리프는 Prada, 황금색 스트랩 슈즈는 Giuseppe Zanotti, 목걸이와 핸드 커프는 CYE Design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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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림캣 지방세포를 줄여주는 시술

 

서른 중반을 넘어서면 찾아온다는 나잇살. 솔직히 나하곤 거리가 먼 얘기라고 생각했다. 서른 중반을 넘은 지 몇 해째지만 아직까지는 며칠 과식했다 싶으면 이삼 일은 저녁을 샐러드로 때우거나 정말 소식하고, 잠만 푹 자주면 배가 쑥 꺼졌으니까. 하지만 그 ‘아직까지는’이란 단어는 지난 겨울을 보내며 함께 사라졌다. 남들은 나잇살이 등살이나 허리, 배, 엉덩이 같은 신체 중앙으로 찾아온다는데, 나는 왜 허벅지, 그것도 안쪽로만 찾아왔을까? 차라리 전반적으로 살이 쪘다거나 군살이 허리와 배로 찾아왔다면 절식이라도 해서 빼려고 노력해보겠다만 그냥 확실한 부분비만이 찾아온 것이다. 그렇게 체념하길 석 달쯤, 여름이 찾아오니 올여름에는 쇼츠와 이별해야 할까봐 불안해졌다. 하지만 더 불안했던 이유는 허벅지살은 정말 빼기 힘들다는 사실 때문. “허벅지는 지방세포의 종류가 달라요. 골반과 함께 에스트로겐의 수용체 역할을 하기 때문에 살이 쉽게 찌지만, 그 상태를 유지하고자 하는 여성 호르몬 특성 때문에 신체 부위 중 가장 감량하기 어려운 부위예요.” 손유나 원장의 설명이다.

 

부분비만을 해결해준다는 클리닉을 찾아야 하나 싶다가도 효과가 의심되긴 마찬가지였던 중 얼마 전 후배에게 들은 ‘슬림캣’ 요법이 떠올랐다. 일명 ‘캣주사’라 불리는 ‘슬림캣’ 시술의 ‘캣’은 ‘Carving with Adipose Tissue’의 약자로 캣주사액(손유나 원장이 세브란스 병원의 비만 클리닉 전문의 시절 개발한)이 지방세포막을 깨서 지방 세포를 파괴하고 파괴된 지방세포가 림프절을 통해 체외로 배출되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 지방세포의 개수 자체를 줄여주는 시술이다. 무엇보다 특별한 식이요법 없이도 사이즈가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과 급격하게 체중이 불지 않는 한 반영구적으로 효과가 지속된다는 얘기에 귀가 솔깃했다. 허벅지, 종아리, 팔뚝, 복부까지 부분비만으로 고민인 이들에겐 이 정도면 그야말로 수술 없는 지방흡입술이 아닌가? 더 고민할 것도 없이 연세손유나클리닉의 손유나 원장을 찾아갔다. “부분비만에 고주파 등의 레이저 시술이 많이 이용되지만 지방을 녹이고 콜라겐을 합성하는 과정이 주를 이루죠. 제대로 효과를 보려면 철저한 식이요법이 병행되어야 해요. 하지만 슬림캣은 시술 기간 동안 자기 체중만 유지한다면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게 장점이에요. 무리한 다이어트를 할 필요가 없지요.”

 

그렇다면 사이즈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까? 허벅지의 경우 4~8cm로 개인차가 있다는데 나의 경우 -6cm를 목표치로 세웠다. 만일 못 줄이면? 이란 의심과 걱정은 손유나 원장의 자신 있는 한마디에 날아갔다. “슬림캣은 책임제요. 그 사이즈만큼은 꼭 감량시켜드릴게요!” 1:1 상담 뒤 원장이 사이즈를 확실히 책임져주는 시스템이라니 확실히 믿음이 갔다. 상담 후 나는 총 6회에 걸쳐 캣주사와 레이저 요법을 병행하기로 했다. 시술의 과정은 이렇다. 캣주사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지방세포를 말랑말랑하게 만들어주는 레이저를 받은 뒤 살이 집중된 안쪽 허벅지를 중심으로 캣주사를 맞고, 다음 회차에는 레이저와 캣주사에 지방세포를 보다 확실하게 깨주는 하이드로 요법(이 역시 주사 요법인데 지방세포를 깨주는 약물을 식염수에 희석해 주입하는 방법)을 더한다. 이 과정을 6회 동안 번갈아가며 받는 것이다.

 

이 과정은 평균 4주에 걸쳐 진행되는데 난 2주가 지났음에도 별 변화가 없어 마음이 좀 급해졌다. 하지만 손유나 원장은 “허벅지는 인내심이 필요해요. 평균 3주쯤 되었을 때 변화가 시작되니까 조금만 기다려보죠”라고 나를 다독였다. 그럼에도 투자한 시간이 아까워질까봐 음식을 조절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렇다고 거창한 건 아니다. 그저 저녁을 정말 조금만 먹거나 샐러드로 때우고 저녁 8시 이후로는 먹지 않기로 한 것. 마음 같아서야 요즘 떠오른다는 ’10 day 그린 스무디’를 실천하고 싶지만 마감이라는 복병이 있어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3주 차에 접어든 지금의 몸 상태는 일단 급격하게 불어난 사이즈 때문에 울퉁불퉁했던 허벅지 안쪽의 라인과 셀룰라이트처럼 또렷한 요철이 생기기 시작하던 살결이 매끈하게 정리되었다. 그리고 옆에서 보았을 때는 전보다 엉덩이와 허벅지의 경계가 또렷해졌다. 사이즈도 재고 싶었지만 오히려 조급증이 일까 참는 중이다. 이렇게 참을 수 있는 데는 ‘사이즈 책임제’라는 시스템이 한몫했음은 당연하다. 이제 시술은 두 번 남았고 과연 -6cm가 실현될 수 있을지 두근거릴 정도다. 하지만 무엇보다 맘에 든 점은 무리한 식이요법이라는 스트레스가 없기에 시술이 끝나면 올바른 식습관을 가져야겠다고 마음먹었다는 거다. 결국 다이어트에 왕도는 없음을 다시금 느꼈달까? 물론 지금처럼 약간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건 받아들여야겠지만 말이다.

에디터 | 송시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