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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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수트, 스타디움 점퍼,중절모, 옥스퍼드 슈즈….남자의 패션을 더 멋지게 소화하는 여자들을 거리에서 발견했습니다.

자유와 반항의 상징

재킷이든 점퍼든 가죽 아우터야말로 성별의 경계를 넘나드는 유니섹스 아이템의 대표주자. 몇 겹을 레이어링해도 부대끼지 않을 만큼 한두 치수 큰 사이즈를 선택해 실루엣의 대비를 즐기는 것이 멋지다. 라이더 재킷은 디자인 차이가 없기에 남자용 제품을 선택하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여기에 통이 넓은 와이드 팬츠나 카무플라주 팬츠를 섞으면 중성적인 느낌이 보다 극대화된다.

화사한 게 좋아

지중해를 거니는 이탈리아 남자들이 입을 법한 선명한 원색 수트도 여자들이 탐하는 아이템 중 하나. 몸의 실루엣이 드러날수록 여성스러운 느낌이 들기 때문에 조금 헐렁하게 입어 여유로운 느낌을 주는 것이 좋다. 재킷 안에는 셔츠를 입는 것이 대부분이고, 더 캐주얼한 느낌을 부각하고 싶다면 니트를 선택하기도 한다. 슈퍼스타나 스탠스미스 등 최근 인기를 누리는 스니커즈와 기본적인 로퍼, 중절모 등을 곁들이는 것이 핵심.

클래식한 여자

여자의 클래식이란 진주와 화이트 셔츠, 스커트 수트를 꼽을 수 있다. 그렇다면 남자에겐? 테일러드 재킷, 복고적인 체크와 핀 스트라이프 무늬 그리고 회색 수트가 아닐까. 신사들의 전유물로 여겨진 클래식 수트를 탐내는 여자들이 거리 곳곳에 등장했다. 레트로풍의 체크나 핀 스트라이프, 혹은 스리피스 수트를 정중하게 갖춰 입기도 하고, 테일러드 재킷에 데님과 프린트 팬츠로 캐주얼하게 소화하는 스타일도 눈에 띈다. 공통점으로는 재킷에 힘을 주었다는 사실인데, 뾰족하게 처리한 라펠과 입고 재단한 듯 몸을 타고 흐르는 완벽한 실루엣에 열쇠가 있다.

여자들의 밀리터리

남자의 군복에서 유래한 밀리터리 룩은 지금 멋쟁이 여자들의 애정을 듬뿍 받는 스타일로 떠올랐다. 어깨 견장, 금장 단추 등 전형적인 제복을 연상시키는 재킷을 비롯해 야전 점퍼, 카무플라주 아우터, 패치워크 코트, 더블브레스트 재킷 등 다양한 디자인이 눈에 띈다. 반드시 여성스러운 구두를 매치해 분위기를 중화시켜야 무서운 언니처럼 보이지 않을 것.

숙녀의 품격

클래식한 영국 신사의 상징으로 꼽히는 모자는 여자의 머리 위에서도 품격을 더한다. 특히 브림이 짧고 크라운이 편평한 보터 스타일의 모자가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는데, 머리부터 발끝까지 올 블랙 룩이나 서스펜더 등을 활용한 캐주얼 룩, 세미 수트 할 것 없이 귀여운 톰보이 룩을 완성하는 데 제격이다. 기본적인 중절모 디자인일수록 검정이나 무채색보다 알록달록한 색상을 선택해 옷차림에 활기를 불어넣는 것이 세련된 방법.

톰보이 캐주얼

관능적인 섹시미보다는 장난기 가득한 소년처럼 보이길 원하는 여자에게 스타디움 재킷과 스웨트셔츠는 없어서는 안 될 아이템. 몸판과 소매를 배색을 달리해 경쾌한 무드를 주입하거나 커다란 로고와 캐릭터로 선명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함께 매치하는 아이템도 워커 부츠와 운동화, 백팩, 힙색 등 활동적인 것이 주를 이루지만, 롱스커트나 주름 스커트, 플레어 팬츠를 선택하면 소녀적인 이미지도 연출할 수 있다.

사나이 발걸음

매니시 룩의 관전 포인트는 신발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옷차림은 여성스럽게, 신발은 남자다운 것으로 반전 매력을즐기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발등에 구멍이 뚫린 윙팁 스타일의 옥스퍼드 슈즈, 끈을 묶는 레이스업 슈즈, 앞코가 뾰족한 첼시 부츠, 기본적인 형태의 로퍼, 고전적인 슬립온 등이 거리를 휩쓸었다. 이들의 매력은? 편안한 발걸음을 선사함은 물론 어떤 옷차림도 쿨하게 마무리한다는 것, 그리고 페미닌한 룩과 함께했을 때 이질적인 조합이 살아난다는 것.

에디터
이예진
포토그래퍼
jason Lloyd-Ev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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