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의 확장은 원하지만 봄날의 나른함에 잠식당한 이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세계 곳곳의 최신 패션 전시 중 양질의 11개만 집약한 더블유식 도슨트 프로그램에 함께하시죠. 지금부터 그냥 그 자리에 앉아, 눈동자만 굴리시면 됩니다.

십년지기제목_ Gareth Pugh x Melissa일자_ 2/11~5/30장소_ Galeria Melissa, London

십년지기
제목_ Gareth Pugh x Melissa
일자_ 2/11~5/30
장소_ Galeria Melissa, London

 

 

본 기반인 런던 패션위크를 떠나 7년간 파리 패션위크 스케줄에 이름을 올린 뒤, 2015 S/S 컬렉션은 뜬금없이 뉴욕 패션위크를 통해 공개한 가레스 퓨. 아방가르드하고 강렬한 룩으로 유명한 그가 이번엔 홀연히 런던으로 돌아왔다. 그것도 1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와 함께. 이 전시는 가레스 퓨의 10주년, 그리고 2005년에 첫 협업으로 맺은 인연을 이어온 멜리사와 가레스 퓨의 작업을 조망한다.

 

 

2015 F/W 컬렉션을 마친 가레스 퓨와 나눈 짧은 이야기

 

W 7년 만에 런던에서 쇼와 전시를 선보인 기분이 어떤가?

G 레이블의 중요한 시점인 10주년에 사랑하는 이들에게 둘러싸여 있어 기쁘다. 나의 본거지니까.

W 런던으로의 컴백이 전체적인 컬렉션에 영향을 미쳤나?
G 다른 도시에서 했다면 아마 또 다른 쇼가 탄생했을 거다. 전체적인 맥락이란 중요한 요소니까. 파리라면 특히, 더더욱. 쇼 구성 스태프를 살펴보면, 매 시즌 멤버가 같다. 언제나 스타일링은 케이티 실링포드, 음악은 매튜 스톤이다.

 

W 맞다. 나는 학생 시절부터 같이 커온 친구들을 전적으로 신뢰한다.

G 솔직할 수 있으니까. 그래야 진보할 수 있다.

W 멜리사와 10년을 함께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

플라스틱을 정말 좋아한다. 굉장히 다양한 면면을 갖고 있는 소재 아닌가. 나의 성향과도 닮았다.

 

W 2010년 제퍼슨 핵과의 인터뷰에서 남성성과 여성성이 공존하는 인물이 뮤즈라고 말했다.
G 지금 역시도 특정한 인물은 없다. 그런 느낌을 좋아하는 것도 여전하다.

 

W 좋아하거나 눈여겨보고 있는 아티스트가 있나?

G 사진가 조엘 피터 위트킨. 센트럴 세인트 마틴에서 공부하던 때부터 눈에 띄었다.

W 다음 패션위크 땐 또 도시를 옮길 예정인가?
G 당분간은 런던에서 선보이고 싶다. 일단 지금, 내가 늘 살고 일하던 도시에 돌아와서 너무 기쁘기 때문에.

 

엄지 척제목_ Terry Richardson, The Sacred and the Profane일자_ 3/7~4/11장소_ Galerie Perrotin, Paris

엄지 척
제목_ Terry Richardson, The Sacred and the Profane
일자_ 3/7~4/11
장소_ Galerie Perrotin, Paris

 

 

테리 리처드슨의 새로운 개인전이 파리에서 열린다고 했을 때 많은 이들이 이제까지 그가 줄곧 선보여온 포르노 시크류의 인물 사진을 예상했을 것이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 안은 동일한 맥락인 동시에 전혀 달랐다. 테리가 지난 2년간 미국 서부를 여행하며 담은 풍경 사진들로 이루어진 이번 전시는 두 가지 주제를 이야기한다. 하나는 미국의 거대한 섹스 산업(역시나!). 그리고 다른 하나는 아이러니하게도 미국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개신교다. 이에 대해 그는 “주제를 정해놓고 촬영을 떠난 것이 아니다. 다니다 보니 이 둘과 관련된 것들이 지나치려야 지나칠 수 없을 만큼 반복적으로 눈앞에 나타나 자연스레 주제가 됐다”고 말한다. 이질적인 두 요소가 상징하는 미국의 위선적인 모습을 얄궂게 꼬집은 이번 전시를 본 뒤 취해야 할 포즈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씨익 웃으며, 엄지 척!’

 

구두 미학제목_ Shoes: Pleasure and Pain일자_ 6/13~2016 1/31장소_ Victoria and Albert Museum, London

구두 미학
제목_ Shoes: Pleasure and Pain
일자_ 6/13~2016 1/31
장소_ Victoria and Albert Museum, London

 

 

신발의 역사는 2천여 년에 이른다. ‘발 보호’라는 원초적인 이유로 만들어진 이 요물은 시간이 흐를수록 미적인 부분이 부각되며 복합적인 의미를 가진 대상으로 진화해왔다. 빅토리아 앤 앨버트 뮤지엄은 올여름 슈즈의 다각적인 면면을 고찰하는 전시를 열 예정. 큐레이터 헬렌 페르손은 “슈즈야말로 신는 이의 성별, 사회적 지위, 정체성, 취향, 심지어 성적 기호까지 보여줄 수 있는 현대사회 속 하나의 지표”라 말한다. 역사를 아우르는 2백 켤레 이상의 슈즈가 공개되며, 로저 비비에가 디자인한 디올 슈즈처럼 패션사에서 큰 의미를 갖는 피스들은 물론 마릴린 먼로처럼 아이코닉한 인물의 슈즈, 3D 프린터로 제작한 허무맹랑
한 슈즈 등 ‘구두’라는 범주 안에서 보여줄 수있는 모든 것을 아우를 예정이다.

 

금의환향제목_ Jean Paul Gaultier일자_ 4/1~8/3장소_ Grand Palais, Paris

금의환향
제목_ Jean Paul Gaultier
일자_ 4/1~8/3
장소_ Grand Palais, Paris

 

 

4년 전 몬트레알 뮤지엄 오프 파인 아트에서 열린 첫 회고전 이후 뉴욕과 런던을 비롯한 여덟 개 도시를 거친 뒤, 드디어 장 폴 고티에의 열 번째 회고전이 파리 그랑팔레에서 시작됐다. 재탕의 재탕인데 별거 있겠냐고? 고티에를 그런 만만한 인물로 여기면 곤란하다. WWD와의 인터뷰에서 고향을 찾은 전시에 대한 소감을 묻자 “환상적이죠! 거기다 이제 전시에 무엇을 추가하면 좋을지 너무 잘알았다고요. 사적인 얘기를 더할 거예요”라고 말한 고티에. 그 결과 이번 전시에선 40여 년에 이르는 고티에의 패션 세계는 물론 어린 시절 사진, 첫 브라를 만들어주었던 어릴 적 테디 베어 인형 등 소소하고 재미난 요소까지 두루 볼 수 있다. 게다가 이번만큼은 유리벽을 전부 없애 모든 것을 코앞에서 볼 수 있다. 젊은 시절 ‘앙팡테리블’이라 불리며 반항과 혁신을 일삼던 장 폴 고티에.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그의 삶이 담긴 유쾌한 전시를 서울에서도 만나볼 수 있기를.

 

장인에게 바치는 헌사제목_ The White Shirt According to Me. Gianfranco Ferre일자_ 3/10~4/1장소_ Palazzo Reale, Milan

장인에게 바치는 헌사
제목_ The White Shirt According to Me. Gianfranco Ferre
일자_ 3/10~4/1
장소_ Palazzo Reale, Milan

 

 

‘패션 건축가’. 2007년 63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 지안프랑코 페레는 종종 그렇게 설명되곤 했다. 재단에 탁월했던 그의 장기가 특히 빛을 발한 부분은 바로 셔츠. 작년부터 지안프랑코 페레 재단은 페레가 1982년부터 2006년까지 디자인한 27개의 화이트 셔츠를 메인으로 한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투스카니에서 처음 선보인 뒤 이번 3월 두 번째로 찾은 도시는 페레의 주요 활동 무대였던 밀라노. 거장의 숨결이 담긴 셔츠와 오리지널 스케치, 다양한 사진과 비디오 자료로 규모는 작지만 내실 있게 꾸려졌다.

 

로랑의 도발제목_ Yves Saint Laurent 1971 The Scandal Collection일자_ 3/19~7/19장소_ Foundation Pierre Berge Yves Saint Laurent, Paris

로랑의 도발
제목_ Yves Saint Laurent 1971 The Scandal Collection
일자_ 3/19~7/19
장소_ Foundation Pierre Berge Yves Saint Laurent, Paris

 

 

대체 얼마나 입방아에 오르내릴 만한 쇼를 선보였길래 무슈 이브생 로랑의 1971년 쇼에는 ‘스캔들’이라는 별칭이 붙었을까? 이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전시가 파리 피에르 베르제 이브 생 로랑 재단에서 한창이다. 이때 이브 생 로랑은 제2차 세계대전 시절의 옷차림에 대한 로망을 짧은 드레스, 플랫폼 슈즈, 각진 어깨 실루엣등으로 표현했는데, 기억하고 싶지 않은 괴로운 시절을 마치 아름다운 시대처럼 오마주했다는 점에 기함한 언론이 그에게 엄청난 비난을 퍼부었다. 하지만 재미난 사실은, 기성세대와 달리 전쟁에 대한 기억이 없는 젊은 청춘들은 그의 세련된 룩에 열광적인 지지를 보냈고, 결국 이 컬렉션이 거리에서 히트를 친 것. 문제의19 71년 컬렉션에 관한 모든 것이, 이 전시에 담겨 있다.

 

매퀸 신드롬제목_ Nick Waplington/Alexander McQueen: Working Process일자_ 3/10~5/17장소_ Tate Britain, London

매퀸 신드롬
제목_ Nick Waplington/Alexander McQueen: Working Process
일자_ 3/10~5/17
장소_ Tate Britain, London

 

 

2010년 2월 11일 세상을 떠난 디자이너 알렉산더 매퀸. 지난 3월부터 런던 빅토리아 앤 앨버트 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는 특별전 가 연일 매진 행렬을 기록할 만큼 그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이에 더해 런던의 또 다른 뮤지엄 테이트 브리튼에서도 이와는 다른 방식으로 매퀸을 기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이곳에선 사회적 계층, 그리고 갈등 구조에 관심이 많은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닉 와플링톤이 매퀸의 2009 F/W 컬렉션 준비 과정을 기록한 사진전이 한창이다. 100여 점의 작품이 공개된 이번 전시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그 시즌이 결국 매퀸의 마지막 컬렉션이 되고 말았기 때문. 패션 러버들은 물론 다큐멘터리 사진에 관심 많은 이들까지 흥미를 느낄 만한 전시로, 이지적이고 생경한 시선으로 잡아낸 색다른 아름다움을 만나볼 수 있다.

 

오리엔탈 익스프레스제목_ China: Through the Looking Glass일자_ 5/7~8/16장소_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New York

오리엔탈 익스프레스
제목_ China: Through the Looking Glass
일자_ 5/7~8/16
장소_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New York

 

 

끊임없이 새로운 패션 전시를 기획하는 뮤지엄 중 한 곳인 뉴욕 메트로 폴리탄 미술관. 올해의 패션 전시는 중국 문화가 서양 패션에 끼친 영향을 짚어보는 다. 큐레이터 앤드루 볼튼은 “유럽과 중국의 관계가 16세기에 시작된 이래 서양은 중국 문물에 매료됐다. 폴 푸아레와 이브 생 로랑처럼 낭만적인 당대 최고 디자이너들이 중국에서 많은 영감을 받곤 했다”면서 서양 복식사에 있어 중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전시에는 세상을 떠난 전설적인 디자이너부터 현재 왕성히 활동 중인 디자이너까지, 수많은 이들이 중국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디자인한 1백40여 점의 드레스가 모습을 드러낼 예정. 게다가 전시를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이유가 있다. 아트 디렉터가 바로 그, 왕가위 감독이라는 사실!

 

시대의 괴짜제목_ Piero Fornasetti : La Folie Pratique일자_ 3/11~6/14장소_ Les Arts Decoratifs, Paris

시대의 괴짜
제목_ Piero Fornasetti : La Folie Pratique
일자_ 3/11~6/14
장소_ Les Arts Decoratifs, Paris

 

 

‘피에로 포르나세티’라는 이름은 아리송해할 이들도 고전적인 여성의 얼굴이 익살스럽게 프린팅된 접시를 마주하면 “이 그릇 본 적 있어!”라고 외칠 확률이 꽤나 높다. 서울에서도 10 꼬르소 꼬모를 비롯한 패셔너블한 셀렉트 숍에서 볼 수 있는 이 그릇 속 여인은 실존 인물인 성악가 리나 카발리에리. 그리고 이 접시를 만들어낸 이가 아티스트 피에로 포르나세티다. 1930년대에 괴짜스러운 행동으로 예술 학교에서 퇴학당한 뒤 독학으로 모든 것을 공부한 그가 특별히 관심을 두었던 분야는 프린팅. 발군의 기술을 갖게 된 그는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확립하게 된다. 1940년부터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지오 폰티와 손잡고 ‘있는 그대로의 형태에 프린트가 더해진 모든 것’을 표방하며 기념비적인 작품들을 만들어낸 그의 회고전이 현재 파리장식미술관에서 발렌티노 하우스의 후원하에 열리는 중. 3백50여 가지 버전이 존재하는 리나 카발리에리 접시는 물론 특유의 프린트가 더해진 스카프, 가구, 그리고 초기 페인팅 작품 등 그의 다양한 예술 세계를 접할 수 있다.

 

작가로서의 랭제목_ Helmut Lang일자_ 1/8~2/21장소_ Sperone Westwater, New York

작가로서의 랭
제목_ Helmut Lang
일자_ 1/8~2/21
장소_ Sperone Westwater, New York

 

 

헬무트 랭이 패션 디자이너로서의 삶에 이별을 고한 지 올해로 10년이 되었다. 패션계를 떠나 있던 동안 그가 매진한 건 조소 작가로서의 작품 활동. 그리고 드디어 올해 1월, 그의 첫 번째 개인전이 뉴욕에서 열렸다. 베일을 벗은 그의 작품은 그가 만들던 옷처럼 시적인 아름다움으로 가득하다. “역사를 갖고있고, 대체될 수 없고, 이전의 용도를 그대로 간직한 재료에 매력을 느낀다”는 그는 여러 곳에서 수집한 버려진 물질을 가지고 작업을 진행했다. 3미터에 가까운 거대한 기둥 시리즈와 판지와 테이프를 가지고 만든 벽걸이 작품, 그리고 합성수지와 염료를 압축해 만든, 마치 미지의 생명체 같은 낯선 형태의 오브제까지. 전시 공간엔 이들이 뿜어내는 생명력이 요동치고 있었다. 유행의 수명이 갈수록 짧아지는 이 시대에, 랭은 진정한 아름다움에 대해 반문해보게 만드는 진짜 아티스트다.

 

실험적, 전위적, 성공적제목_ Bjork일자_ 3/8~6/7장소_ The Museum of Modern Art, New York

실험적, 전위적, 성공적
제목_ Bjork
일자_ 3/8~6/7
장소_ The Museum of Modern Art, New York

 

 

뉴욕 모마의 뷔요크 회고전은 이례적이다. 현재 왕성히 활동 중인 아티스트, 그것도 뮤지션으로 더 널리 알려진 인물의 회고전을 대대적으로 선보이는 것은 처음이니까. 그녀는 지난 22년간 음악, 패션, 사진, 영상, 퍼포먼스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전위적인 활동을 펼쳐왔다. 전시의 중심은 물론 음악이지만, 이번 전시에는 그녀의 아이코닉한 의상들도 다수 포함됐다. 2001년 파란을 일으킨 마리얀 페조스키의 백조 드레스, 1996년 ‘하이퍼발라드’ 뮤직비디오에 등장 했던 발터 반 베이른돈크의 붉은 부츠 등 화제가 되었던 패션 아이템을 모두 만나볼 수 있는 것. 알렉산더 매퀸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가장 각별했던 친구 중 하나이며, 그의 장례식장에서 추모 노래를 불렀던 뷔요크. 실험적인 패션의 선두주자이자 아름다운 전방위적 아티스트인 그녀에 관한 모든 것을, 이 전시에서 볼 수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