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이 좋아하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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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이 좋아하는 남자로 거듭나는 거?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일단 이 다섯 가지 유형에 해당하는 행동만 하지 않아도 당신에게는 충분히 승산이 있다.

“나는야 키보드 워리어.”

키보드 워리어로 살아가는 남자 

요즘 각종 온라인 게시판에는 내 앞에서는 한없이 다정하고 착했던 남자친구가 알고 보니 소문난 악플러 혹은 여성 혐오 커뮤니티의 회원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졌다는 글이 종종 올라온다. 온라인상에서는 그토록 당당하게 도를 넘어서는 댓글을 달던 사람들이, 고소를 당하고 경찰서에 불려오면 그제야 울며불며 용서를 비는 현실은 참으로 기가 찬 상황이 아닐 수가 없다. 익명성이 주는 힘을 악용해 키보드 워리어로 지내는 것은 여자친구 앞에서는 불만 하나도 제대로 이야기 못하면서 친구들한테 가서 기다렸다는 듯 여자친구 뒷담화를 늘어놓는 것만큼이나 지질한 일이다.

“바지는 무조건 꽉 끼게 입어야 멋있지.”

패션 테러리스트를 자처하는 남자 

보는 사람이 민망할 정도로 꽉 끼는 스키니 진, 청재킷에 청바지, 양말에 샌들, 뒷주머니에 길게 내려뜨린 체인, 조폭 아저씨를 연상시키는 금목걸이 등 여자들이 끔찍하게 여기는 남자들 패션에 대한 이야기를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런 패션을 끝까지 포기하지 못하는 남자들이 있다는 사실은 늘 여자들을 절망하게 한다. 패션 테러리스트 남자친구를 둔 여자들은 대부분 그에게 새로운 옷을 선물하고 함께 쇼핑을 하는 ‘계몽 운동’을 시도한다. 상대가 워낙 심성이 착해서 여자친구의 깊은 뜻을 이해하고 패션 테러리스트에서 해방된다면 다행이지만 본인의 패션에 대해 엄청난 자부심을 갖고 있는 상대를 만난다면 돈과 시간 낭비하지 말고 일찌감치 포기하는 게 좋을 듯하다.

“아침밥은 당연히 여자가 해야지.”

밑도 끝도 없이 가부장적인 남자 

공자님은 아셨을까? 자신이 만든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철저히 믿는 남자들이 21세기에도 존재하리라는 사실을. 맞벌이 부부의 경우 여전히 여자들이 집안일의 80%를 책임지고 있다는 2014년 통계청 자료는 이 나라에 공자님 추종자들이 많이 남아 있음을 증명한다. 둘 다 똑같이 9시에 출근하고 6시에 퇴근하는 입장인데, 여자는 6시에 먼저 일어나 남자에게 아침 밥상을 차려주어야 하고 퇴근 후에 신속하게 장을 본 다음 저녁밥을 차려야 한다는 것은 어떤 논리를 적용해도 정당화될 수 없을 만큼 부당한 일이다. 무슨 말만 하면 늘 ‘여자는~’으로 시작되는 남녀 차별적 발언을 일삼는 남자는 상대할 가치가 없다. 여기에 ‘우리 엄마가 그랬는데~’라는 말까지 더해진다면 아무리 이성적인 여자라도 분노를 다스리기 힘들 것이다. 

“오빠가 말이야~”

허세로 가득 찬 남자 

남자의 허세는 돈 많은 척, 똑똑한 척, 연애 경험 많은 척 등 매우 다양한형 태로 발현된다. ‘이유 있는 자신감’은 ‘귀여운 허세’ 정도로 봐줄 수 있다. 하지만 자랑 섞인 발언을 뒷받침해줄 근거도 없이 무조건 ‘척’하는 태도는 그냥 여자들이 질색하는 허세에 불과하다. 이런 허세가 이미 몸에 밴 남자들은 SNS상에서도 허세 욕구를 마구마구 내뿜고 싶겠지만 스스로 흑역사를 만들고 싶지 않다면 부디 참아주길 바란다. 특히 쓸데없이 해시태그를 남발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할 것. 

“화장실에서 나오면서 굳이 손을 씻을 필요가 있나?”

위생관념 없는 남자 

쇼핑몰 화장실에서 나온 남자친구의 손이 물기 하나 없이 보송보송했을 때, 여자는 알아차려야 했다. 그 손은 물에 씻고 드라이기에 오래 말려 깨끗해진 손이 아니라 애초에 물에 닿은 적이 없는 손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화장실에서 나올 때 손을 씻지 않고 나오는 남자들이 꽤 많다는 어느 포털 사이트의 설문 조사 결과는 많은 여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잘 ‘조준’만 하면 손에 이물질이 묻을 일이 없으니 씻을 이유도 없다는 남자들의 반박이 이어졌지만 여자들을 설득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위생관념이 철저하지 못한 남자를 두 팔 벌려 환영할 여자는 없다. 그러니 부디 속옷은 2, 3일에 한 번만 갈아입어도 괜찮다거나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설거지는 일주일에 한 번만 한다는 말은 삼가시길.

에디터
피처 에디터 / 이채린
ILLUSTRATIONS BY
HELLD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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